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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태 방관하던 보수언론, 뒤늦게 ‘양비론’ 헛발질

양영태 회장 “MBC 파업사태 구경만 해놓고, 이제와 노조에게 균형감각 칭찬 들으려고 그러나” 비판

MBC 노조 파업 사태를 사실상 방관해오던 보수언론들이 뒤늦게 양비론을 펴며 MBC를 비판하고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노조가 입맛에 맞지 않는 MBC 경영진 퇴출을 위해 파업 중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각종 왜곡보도를 일삼을 당시 이를 방관하기만 하던 언론들이 뒤늦게 사측을 비판하거나 양비론을 펴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21일자 사설 <'정수장학회' 우연한 녹음 취재 起訴할 필요 있었나>를 통해 정수장학회와 MBC 측이 만나 주식매각 논의를 했던 것을 보도한 한겨레신문 기자를 기소한 검찰을 비판했다.

사설은 “검찰은 당시 최 이사장이 기자에게 '전화를 끊겠다'고 했으므로 그 후 다른 사람들끼리의 대화를 녹음해 보도한 것은 도청(盜聽)에 해당한다고 봤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경우 기자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남의 대화를 엿들으려 한 게 아니라 상대방의 부주의로 대화 내용을 듣게 된 것”이라고 검찰의 기소가 과하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이어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MBC 지분을 판 자금으로 특정 지역을 위해 쓰자는 논의에 관한 보도는 공익적(公益的) 보도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면서 2011년 KBS 기자가 수신료 인상에 관한 야당의 비공개 대책회의 녹취록을 한나라당에 넘겨 고발된 사건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한 사실을 언급한 뒤, “이번 경우도 취재 동기가 고의적(故意的)이었는지 우발적(偶發的)이었는지, 보도가 공익에 관한 것이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적었다.

조선일보가 MBC측의 고발로 시작된 한겨레신문 기자 검찰 기소를 비판한 반면, 동아일보는 아예 양비론을 펴며 MBC측을 비판했다.

MBC 노조 일방 편드는 기사 실은 동아일보, 노조에 아부하나?

동아일보는 25일 <김재철 사장-노조 무한갈등… 추락하는 MBC> 기사를 통해 노사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하지만 양비론 형식을 빌은 사실상 MBC 사측을 비판한 기사였다.

기사는 먼저, 23일 있었던 방문진 이사회 업무보고 때의 김 사장의 불출석 문제를 언급했다. 이어 MBC의 방송사고 건을 언급한 뒤 “전문가들은 김 사장과 노조 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뉴스 시청률 하락 △예능 프로그램 하향세 △광고 매출 감소 등 MBC의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이어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하락을 지적하고 예능 드라마에 대해서도 “최근 시작된 ‘토크클럽 배우들’의 21일 시청률은 2.3%에 그쳐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보다도 낮았다”면서 “장수 프로그램 ‘놀러와’,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가 갑자기 종영됐다. 올해 방영될 ‘구암 허준’ ‘대장금 그 후 10년’ 등은 창의력 부재로 과거 히트작을 ‘재활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기사는 MBC 시청률 저하의 근본적 원인이 됐던 노조의 최장기 파업 후유증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예능 드라마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폄훼성 지적만 언급했다.

그러면서 기사는 “MBC의 추락을 한 가지 요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케이블 채널의 상승세와 전반적인 TV 시청률 하락 등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크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계속된 노사 갈등, 나아가 구성원 간 알력 등 내부 원인이 프로그램의 질과 신뢰도를 동시에 추락시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양비론을 폈다.

계속해서 기사는 노사 둘 다 문제라는 식의 지적을 이어간 뒤 “MBC의 추락이 두드러지면서 김재철 사장(사진)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MBC의 내부 갈등 수습과 박근혜 정부의 새로운 방송정책은 김 사장이 퇴진하는 시점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낙하산 사장 방지와 방송사 지배구조 개선을 공언해 왔다”고 보도했다.

동아가 언급한 이 부분은 그동안 MBC 노조진영에서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내용으로 노조 입장을 완벽히 반영한 대목이다. 또한 기사가 마지막에 거론한 감사원 감사결과와 방문진 김재우 이사장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문제 등도 MBC 노조측 주장을 고스란히 반영한 대목이다. 동아일보가 거의 MBC 노조 입장을 되풀이한 셈.

기사는 마지막으로 “(방문진) 김 이사장이 사퇴하고 새 이사장이 선임되면 야당 측 방문진 이사들이 김 사장 해임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임기(2014년 2월)를 채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굳이 임기가 1년이나 남은 김 사장 거취에 영향을 미쳐 ‘정치권 개입’ 논란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노사 양측을 모두 비판하는 듯한 양비론 태도를 취했지만, 사실상 MBC 노조측과 야당 및 언론노조, 좌파진영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기사였다.

방문진 여권 이사 “MBC 사태, 김재철 사장 개인 문제 때문에 벌어진 일 아니다”

이와 관련해 방문진 여당측 모 이사는 폴리뷰의 지난 취재에서 “MBC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란은 김재철 사장이라서가 아니다. 그 사장 자리에 어떤 사람이 와도 노조는 온갖 점들을 끄집어내 트집을 잡고 같은 논란을 되풀이할 것”이라며 “그런데 MBC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놓고 여권 내에서도 이것이 사장 한 사람의 개인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시비라는 것을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자유언론인협회 양영태 회장은 “동아일보가 마치 한겨레신문이라도 된 것처럼 보인다”며 “MBC 노조가 파업을 하면서 숱한 왜곡 보도를 할 때는 뭐하다가 이제 와서 이런 보도를 하는지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C 파업사태가 장기화되고 여전히 논란인 것은 동아일보와 같은 보수언론들이 뭐가 사실이고 진실인지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구경만하고 있던 무책임한 태도도 한 몫 한 것이 아닌가”라며 “뒤늦게 노조 편을 들어주면 균형감각을 지닌 언론사라고 노조에게 칭찬을 들을 것 같아서 그러는 건지는 몰라도 MBC 사태의 진실을 추적해온 폴리뷰와 같은 작은 언론에게는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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