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라는 강력한 공동체하에서도 영토분쟁 중인 지브롤터
유럽연합(EU)는 28개 회원국으로 이루어진 국가연합 형태로써 경제통합체를 넘어 단일 정치공동체를 지향하는 단체이다. 이렇다고 본다면 느슨한 국제연합인 UN에 비하면 EU는 강력한 형태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공동체적 운명으로 유럽경제위기가 단순히 일개 국가의 문제가 아니였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서 유럽의 각 국가들이 서로 고통분담을 하는 양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EU에서 국가간에 영토분쟁 조짐이 일어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쟁의 대상지는 스페인의 남단에 위치하여 지중해와 대서양을 마주보면서 위치하고 있는 지중해 3대 전략요충지의 하나인 영국령 지브롤터(Gibraltar)이다. 여의도 정도의 크기에 27,000명 정도의 인구에 불과한 지브롤터는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유럽·아시아·아프리카의 여러 민족이 쟁탈전을 벌인 격전지이다.
711년 이슬람교도가 점령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하여 에스파냐로 쳐들어갔고, 그 후 여기를 둘러싸고 에스파냐(스페인)와 이슬람교도 사이에 공방과 쟁탈이 계속되었는데, 1704년 에스파냐 계승전쟁에 개입하였던 영국이 이곳을 점령하였으며, 그 때부터 영국의 주권이 확립되었다.
1964년부터는 에스파냐(스페인)의 영토 반환요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1967년과 2002년 주민투표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스페인 양도 및 공동주권 행사를 반대하고 영국령으로 통치되고 있다. 스페인은 영토 반환 요구를 강하게 압박하기 위하여 1969년에는 경제봉쇄가 단행되기도 하였다. 이후 잠잠하던 분쟁이 EU(유럽연합)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2013년에 재점화 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강경대처와 영국의 대응
스페인이 최근 5일 영국령 지브롤터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를 계획하면서 영토 양도 300주년을 맞아 호세 가르시아 마르가요(Jose Garcia-Margallo's) 스페인 외무장관은 “파티가 끝났다”며 지브롤터 영유권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그는 스페인을 통해 지브롤터를 드나드는 모든 차량에 대해 50유로(약 7만4000원)의 수수료를 매김으로써, 지브롤터 당국이 어류들의 서식처를 만들기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블록으로 피해를 당한 스페인 어민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브롤터로 향하는 항공편에 대해 스페인 영공 통과를 거부하는 방안과 스페인 세무당국이 스페인 국경 인근에 거주하는 약 6000명의 지브롤터인들이 소유한 자산도 조사할 계획임을 함께 밝혀 매일 스페인으로 출근하는 이들에게 사실상 국경을 봉쇄하는 것과 다름없어 지브롤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파비안 비카도(Fabian Picardo) 지브롤터 총리는 긴급하게 영국 해군에게 전투함정을 파견시켜 달라고 요청하였고, 국경 출입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EU가 보장하고 있는 이동의 자유를 위반하는 조치이며, 영공 폐쇄를 위험한 광기의 정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 영국 외무부는 “영국은 지브롤터에 대한 영국의 주권은 물론 주민들에 대한 약속에 있어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영국은 계속해서 영국의 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혀, 영토분쟁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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