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기대한 ‘손석희 효과’ 실체는 과장됐나?
종편 JTBC가 손석희 영입이란 파격적 결단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시청률 상승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단하긴 이르지만 여론 주도·파급력 등을 포함해 시청률 상승의 요인으로 꼽혔던 이른바 ‘손석희 효과’라는 것이 애초 과장된 평가가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JTBC는 지난 달 16일 손석희 보도부문 사장을 ‘뉴스9’ 앵커로 투입했지만, 시청률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반 반짝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뉴스9’이 종편 네 곳 메인 뉴스 중 크게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손석희표' JTBC <뉴스9>는 시작 전에는 큰 주목을 받았다.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진행하면서 수년 동안 '신뢰받는 언론인' '영향력 있는 언론인' 1위를 차지했던 이력이 뉴스 시청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종편과 더불어 방송사 저녁뉴스 시청률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그런 예상이 어긋나고 있다.
초반 반짝 했다 추락하는 시청률
9월 16일부터 30일까지 JTBC ‘뉴스9’의 평균 시청률은 1.06%로 집계됐다. 손씨가 앵커를 맡기 이전인 9월 1일부터 15일까지의 평균 시청률 0.95%에 비해 0.11%p 상승했다. 8월(0.78%)보다는 0.28%p 올랐다.
같은 기간 TV조선 메인뉴스 ‘뉴스쇼 판(1.61%)’에 비해 0.55%p 낮았다. 1.02%로 집계된 MBN ‘뉴스8’, 채널A ‘종합뉴스’보다는 0.04%p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JTBC <뉴스9>는 손 앵커가 진행을 시작한 초반에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다. 14년 만에 앵커의 모습으로 돌아온 16일 첫 방송 시청률은 1.49%로 집계됐다. 전날(0.80%)에 비해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를 보였다. 종편 네 곳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무르던 순위도 덩달아 1위로 급상승했다. 이날 다른 종편 메인뉴스 시청률은 TV조선(1.45%), MBN(1.33%), 채널A(1.07%) 순이었다.
손 앵커가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유시민 전 장관과 직접 인터뷰 하는 모습을 놓고는 MBC 라디오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일각의 호평도 있었다.
그러나 손석희 컴백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뉴스9’은 20일부터 시청률이 다시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하위권으로 추락했고 10월 초까지 이어졌다. 20일 시청률은 1%대에도 못 미치는 0.59%로 종편 네 곳 중 꼴찌로 떨어졌다. 같은 날 다른 종편 메인뉴스의 경우 TV조선(1.79%)이 1위를 차지했고, 채널A(0.79%)와 MBN(0.69%)가 뒤를 이었다.
이후에도 0.51%까지 추락하던 ‘뉴스9’의 시청률은 23일 1.45%로 다시 상승하며 반등하는 듯 보였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27일부터 30일 동안 0.43~0.9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편 '꼴찌'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7일과 30일의 경우, 다른 종편 3사 메인뉴스는 모두 시청률 1%대를 넘겼지만 JTBC만 0%대에 머물렀다. 27일 종편 메인뉴스 시청률은 채널A(1.42%), TV조선(1.31%), MBN(1.05%), JTBC(0.86%) 순이었다.
지루한 포맷과 좌클릭 보도에 이탈하는 주시청층...‘손석희 효과’ 실체는 지금부터
이 같은 시청률 하락을 두고선 다양한 견해가 엇갈렸다.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고 손석희 개인에만 의지하는 포맷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손석희 하면 떠오르는 라디오 방송 ‘시선집중’을 단지 TV로 옮겨 놓은 듯한 것도 식상하고 지루하다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보였다.
‘뉴스9’이 14일 방송에서 삼성 노조 문제를 단독 보도하며 문건을 입수한 심상정 의원과 인터뷰를 하는 등 타 종편사 논조와 반대로 가며 친야 시청자 확보에 애쓰는 것도 종편 시청자 이탈을 가속화 시킨다는 분석도 나왔다.
PD저널은 최근 보도에서 시청률조사회사 TNmS에 JTBC 뉴스 개편 전후 4주간의 평균 시청률을 의뢰한 결과 JTBC가 손 앵커를 내세운 후 40 시청자를 끌어들인 효과가 있는 반면 종편 주시청자인 중장년층의 이탈 현상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뉴스파인더 편집장)은 “손석희 효과라는 것의 실체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소위 말하는 ‘손석희 효과’에는 손씨 개인의 능력도 있겠지만 그가 몸담았던 MBC나 좌파진영의 지지와 같은 후광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본다”면서 “종편사에 몸담은 이상 그런 후광을 100%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금부터 손석희씨가 보여주는 결과가 진짜 그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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