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이 공영방송 KBS가 메인뉴스인 9시 뉴스에서 영화 ‘변호인’에 대해 제대로 된 리포트 하나 내지 않는다고 거듭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2월 3일
그러면서 “한류확산이나 세계가 주목하는 사안 정도는 돼야 <뉴스9> 전파를 탈 수 있는 것이냐”며 “KBS는 일반 시청자들과 대중들이 열광하는 대중문화 관련 콘텐츠에 대한 소개나 분석기사 대신 ‘한류’, ‘세계가 주목한’ 따위의 대중문화 관련 콘텐츠만 다루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할 때마다 ‘한류’를 언급하고 ‘세계가 주목한 문화 한국’을 강조한 것과 묘하게 ‘오버랩’된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오늘은 KBS의 대중문화 관련 소식조차 박 대통령과 연관짓는 정치적 멘트를 끼워 넣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어 기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재한 영화 <변호인>이 지난달 19일 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후 흥행 질주를 계속 달리고 있지만 메인뉴스에서 리포트 하나 없는 게 KBS의 현실”이라며 “KBS <뉴스9>가 대중문화를 주목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고 주장했다.
기사는 말미에도 “한류 흑자와 뮤지컬 세계화에 대한 분석 리포트는 내보내면서 ‘변호인 천만 돌풍’에 대한 리포트를 방송하지 않는 것이 KBS <뉴스9>가 대중문화를 주목하는 방식이 정치적인 이유”라고 설명하면서 영화 ‘변호인’을 거듭 언급했다. 요약하면 변호인 흥행을 보도하지 않기 때문에 KBS가 정치적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변호인 흥행 언론보도, 박근혜 정부 등장 안 시킨 것도 문제’라는 황당한 억지
‘미디어오늘’은 앞서 지난달 20일
이날 기사에서도 ‘미디어오늘’은 “어떻게 보면 매우 정치적일 수도 있는 영화 <변호인>이 특별한 흥행 요소가 없음에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영화계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인데도 KBS 메인뉴스에서 이를 다루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여러 언론들은 이 영화의 흥행 이유로, ‘살인의 추억’ ‘관상’ ‘설국열차’ 등으로 이미 흥행 보증수표로 인정받는 송강호라는 주연 배우의 힘 등 다양한 흥행 요인을 꼽고 있다. ‘특별한 흥행 요소가 없다’는 미디어오늘의 주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미화를 위한 자의적 해석에 가까워 보인다.
그 뿐 아니라 미디어오늘은 <변호인> 흥행을 보도한 다른 언론들에 대해서도 영화에 대해 구체적이고 자세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 언론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는 요인 분석을 하면서 ‘박근혜 정부’라는 단어를 등장시키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거의 억지에 가까운 자의적 비판까지 곁들인 셈. 한 편의 영화 해석에까지 특정 논조의 정치적 해석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미디어오늘의 집요할 정도의 교조주의적 시각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미디어오늘은 이처럼 각각 다른 기사를 통해서 한편에선 스스로 ‘변호인’을 정치적인 영화로 인정하고 노 전 대통령 측 미화에 급급하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는 KBS가 이처럼 ‘정치적’인 <변호인>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정치적'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변호인’ 흥행 보도 않는 KBS가 정치적이라는 미디어오늘이 더 정치적”
이렇듯 ‘미디어오늘’이 영화 <변호인>을 기사를 통해 거듭 언급하는 것이야말로 이 영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일부 네티즌들 또한 <변호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변호인은 아무 생각 없이 본 사람들에게는 감동일지 몰라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라면 저 영화가 얼마나 노무현을 위한 순수 창작 소설인지 알게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의 미디어비평가는 “영화 변호인이 천만을 넘긴 것은 정치적 논란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재미와 감동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지 특정 정치인을 그렸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며 “정치적 논란은 부수적인 것일 뿐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대해 구체적인 해석이나 흥행 원인을 분석하는 영화 채널들도 많이 있는데 굳이 공영방송 메인 뉴스에서 영화의 흥행에 대해, 그것도 정치적 해석으로 다루어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부터 정치적인 것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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