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러시아와의 공모 혐의에서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케어(ACA) 폐지와 국경장벽 예산 전용을 강력히 추진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역공에는 국내 정책뿐만 아니라 대외정책, 특히 한층 강화된 ‘중국 압박’이 포함됐다는 진단이 해외 전문투자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대두되고 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자유보수 매체 브라이트바트(Breitbart)는 ‘뮬러 특검 발표 이후 트럼프, 대중(對中) 무역협상에 강력한 주도권 확보(Mueller Report Seen as Strengthening Trump Hand in Trade Talks)’라는 제목으로 존 카니(John Carney) 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중 무역 협상 먹구름이 걷혔다”
브라이트바트는 기사 첫 문장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미·중 간 샅바싸움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알렸다. 브라이트바트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공모 혐의와 관련한 탄핵의 위협 때문에 대중 협상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렸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수의 전문가에 따르면, 이번 특검보고서로 탄핵이라는 불확실성(uncertainty)이 제거됐고, 이는 중국이 미국의 협상안에 합의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동기부여(incentive)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케빈 러드(Kevin Rudd, 호주 전 총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장은 CNBC의 스크와크박스(Squawk Box)에 출연해 ’특검보고서가 트럼프의 명백한 정치적 승리로 인식되며 미국의 협상력 강화로 귀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고 밝혔다. (관련방송: 베이징은 뮬러 특검보고서를 트럼프의 승리로 인식하다<Beijing will see the Mueller report as a win for Trump, expert says>)
브라이트바트는 투자자문사 사파나드(SAFANAD)의 존 러틀리지(John Rutledge) 최고투자책임자(CIO)가 CNBC ‘월드와이드익스체인지(Worldwide Exchange)’에 출연해 “윌리엄 바(William Barr) 신임 법무장관 부임 이후 발표된 뮬러 특검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안정성과 지속성(duration)을 보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 사실도 전했다.
이 방송에서 존 러틀리지는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하드코어(hardcore)’ 미·중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트럼프를 계속 상대해야만 한다”며 “미·중 협상책임자인 강경파(hard-line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방송: 존 러틀리지의 미-중 무역협상 전망<John Rutledge on China trade>)
브라이트바트는 유라시아그룹(Eurasia Group)의 마이클 히슨(Michael Hirson) 아시아 담당 이사의 견해도 소개했다. (관련기사: abf 러 보고서는 미·중 무역 협상에 청신호<Mueller report fuels hopes for a US-China trade deal>)
“중국은 여전히 미·중 협상의 마지노선을 사수하겠지만,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이 거의 사라짐에 따라 베이징의 계산법(Beijing’s calculus)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가 국내 정치에서의 입지는 물론 대(對)중국 협상 주도권과 영향력(leverage)도 함께 확보한 상황에서 트럼프 자신이 미·중 협상의 강도를 직접 결정할 전망이다.”
브라이트바트는 “이러한 기조가 세계 증시에도 반영됐다”며 “월요일(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주식의 기록적인 투매(Record-Dump) 현상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외국인, 장세불안에 중국주 기록적 투매<Foreigners Dump Most China Stocks on Record as Rally Falters>)
해당 블룸버그 기사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달 25일 중국 A주(중국 본토에 설립된 상장기업 중 위안화로 거래되는 주식) 108억 위안(16억 달러)을 순매도했는데, 이는 2016년 12월 5일 선강퉁(深港通·홍콩과 중국 선전 증권거래소 간 교차 거래) 제도 시행 이후 가장 큰 ‘단일(singel-day)’ 투매였다.
또 블룸버그는 “상하이 지수(SCI, Shanghai Composite Index)도 2% 하락하면서 기대했던 3100포인트 회복이 좌절됐다”며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적(risk-averse)’ 성향이 빚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브라이트바트는 이 같은 블룸버그 기사를 인용하며 전문 투자자들 사이에서 ‘뮬러 특검 이후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합의(Consensus)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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