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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르피가로 “‘#엉망이 된 파리’ 캠페인의 책임자는 바로 파리시장”

실패한 친환경 정책 및 도시 관리 태만에 대한 파리 시민의 불만... 파리시장은 시민의 비판을 ‘극우’ 탓으로 돌려 적반하장 색깔론 공세

최근 SNS를 통해 ‘#엉망이 된 파리(#SaccageParis)’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으로 공유되기 시작한 프랑스 파리의 쓰레기 사진들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3월 말경부터 시작된 해당 캠페인은 무려 3만 개가 넘는 트윗을 통해 쓰레기로 뒤덮혀버린 파리의 거리를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다. 

마치 쓰레기 매립장을 방불케 하는 프랑스 수도의 모습이 더욱 아이러니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사회당(PS) 소속 파리 시장인 안느 이달고(Anne Hidalgo)가 파리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겠다며 공격적인 ‘친환경’ 도시계획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이달고 시장은 기후변화 문제로도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하지만 2014년부터 시장직을 맡아온 이달고 시장의 리더십 아래 파리는 오히려 도시환경이 급격히 쇠퇴했고 이에 이달고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엉망이 된 파리’ 해시태그 캠페인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파리 시민들의 불만 표출이 극우들의 공작이라고?

문제는 이달고 시장이 ‘#엉망이 된 파리’ 캠페인을 ‘극우 단체’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히 자유보수 우파 정당 리브르(Libres!)의 대변인인 피에르 리시아(Pierre Liscia)를 배후로 지목하며 도시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파리 시민들의 불만을 일축하고 있는데 있다. 좌익 인사들이 애용하는 ‘극우’ 프레임을 이용하여 색깔론으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자유보수우파 신문인 르 피가로(Le Figaro)는 당사자인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과의 인터뷰 기사 ‘피에르 리시아, “‘#엉망이 된 파리’ 캠페인의 책임자는 바로 파리시장 그녀 자신”(Pierre Liscia: «La première responsable de #SaccageParis, c’est la maire de Paris elle-même»)’를 통해 이달고 시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은 “이달고 시장이 파리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에 구체적으로 응답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신의 태만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비난하기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달고 시장처럼 자신과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우익, 극우라고 묶으며 그들의 목소리를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하는 행태는 명백한 현실거부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달고 시장의 대응 방식에 유감을 표했다. 

계속해서 그는 “아름답고, 깨끗하고, 유지가 잘 된 도시에 살기를 바라는 것은 좌익이나 우익 문제가 아닌, 파리 시민을 존중하는지에 대한 문제”라고 꼬집으며 “‘#엉망이 된 파리’의 책임자는 다름 아닌 바로 시장 자신이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좌익의 극단적 환경정책에 대한 불만이 해시태그 캠페인으로 폭발한 것

이번 인터뷰에서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은 이번 해시태그 캠페인이 단순히 거리의 청결 문제가 아니라, 이달고 시장의 실패한 친환경 도시계획에 대한 전반적인 시민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추진된 이달고 시장의 ‘환경친화적’ 정책 아래, 여기저기 설치해놓은 대형 화분들이 결국 악명 높은 쓰레기통들이 되고 말았던 점도 성토했다.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에 따르면, 이달고 시장이 길거리 나무 밑동 주변에 식물을 심어서 소위 ‘도시 채소밭’을 만들고자 한 시도는 결국 커다란 진흙투성이 구멍으로 바뀌었다. 중단된 ‘녹색화’ 작업 때문에 도시 곳곳에 흉한 철골만 널부러져있게 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처럼 기존에 좌익에서 찬양하던 이달고의 친환경 정책이 결국은 어떻게 현실화되었는지를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은 조목조목 짚었다. 



게다가 접착테이프로 대충 수리해놓은 깨진 신호등, 교체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뽑힌 기둥, 도로를 뒤덮고 있는 망가진 자전거 차선 분할장치 등, 형편없는 도로 유지 상태도 여기에 빠질 수 없다.

이달고 시장이 그토록 ‘기후변화’, ‘환경보호’, ‘동물보호’를 외치는 동안, 정작 파리 시민들의 도시인으로서의 삶의 질은 등한시된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파리 주요 거리들에서 차량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자전거도로만 잔뜩 구축됨에 따라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이달고 시장은 2026년까지 파리의 7만개의 승용차 주차공간을 없애버릴 계획 또한 발표했다.

그렇다면 파리 시민들의 삶의 질을 이토록 떨어뜨린 사회주의자 이달고 시장이 정작 2020년 시장선거에서는 재선에 성공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은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a République en marche)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딱히 내놓을 프로젝트나 후보도 없으면서도 공화당 시장후보였던 라시다 다티(Rachida Dati)의 세력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수틀리면 극우 운운, 좌익 정치인은 결국 거짓말쟁이 양치기소년되고 있어

그는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이 곧 다가올 일드프랑스 지역(파리를 둘러 싸고 프랑스의 정치, 경제적 중심지이며, 학문, 과학기술의 중심지로서, 한국의 경기도와 같은 지역) 선거에서 승리할 기회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또다시 우익정당 리브르(Libres!)의 발레리 페크레스(Valérie Pécresse)를 방해하고 좌익에게 승리를 넘겨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피에르 리시아 대변인은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환경주의자의 연합 관계가 파리에게 한 짓을 볼 때, 일드프랑스 지역이 똑같은 꼴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엉망이 된 파리’ 해시태그 캠페인을 통해 폭로된 파리의 현 상태는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친환경,’ ‘자연보호’ 정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쾌적한 도시’를 만든다는 명분 아래, 정작 시민의 삶과 복지가 뒷전이 되는 것이다. 이상과 현실이 부합하지 않는 좌익 환경보호 정책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이 추진한 정책에 대해선 일체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서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겐 일단 ‘극우’ 프레임부터 씌우고 보는 이달고 시장, 좌익 정치인의 행태는 비단 프랑스인 뿐만이 아니라 미국인, 한국인에게도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장면으로 식상해보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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