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다큐 ‘초록 없는 섬’에 수록된 하시마 탄광 내부 영상이 조작임을 직관적으로도 알아볼 수 있는 근거는 바로 빛이 날 정도로 ‘깨끗한 광부의 얼굴’이다. 또 검은 석탄 구덩이 속에서 캡램프 불빛에 의존해 노동을 하는 광부의 손목에는 역시 반짝이는 손목시계가 채워져 있다. 애초에 근본적으로 폭발 위험이 높은 탄광 내부에 카메라와 조명 장비 반입을 허가했을 리 없다는 게 경험자들을 증언이다.
갱내에서 일하는데도 얼굴이 깨끗하다?
NHK 영상을 보면 석탄을 캐고 옮기는 갱 내부인데도 얼굴이 깨끗하다. 안전모와 수건, 훈도시까지도 방금 착용한 것처럼 검댕이 거의 묻지 않은 채 새하얗다. 갱내 광부들의 모습과 표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럽다.
옛 하시마 도민들은 NHK 영상 속 광부의 깨끗한 얼굴을 가리키며 웃음을 참지 못하기도 했다. 하시마 탄광 갱무과에서 일했던 모리 야스히로 씨(94)는 “얼굴이 깨끗하잖아요. 채탄을 하면 새카맣게 되는데”라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시마 탄광 보안계에서 근무했던 고바야시 테루히코 씨(85)는 “채탄 현장에 들어간 사람은 새카맣습니다. 눈만 반짝거리고 나머진 새카많게 돼요”라며 “그런데 저건 새하얗잖아요. 그러니까 저건 결국 영상을 위한 작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고 말했다.
광부가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니 그것도 ‘반짝반짝’
NHK 영상에선 갱내를 이동하는 광부가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 은색 줄의 하얀 시계는 상당히 깨끗하다.
이에 대해 사사야마 이사무 씨(94)는 “시계를 차고 있잖아요 시계를 차고 갱내에 들어갈 수는 없어요”라며 “석탄가루가 엄청나게 날리니까요 탄가루가”라고 말했다. 광부가 검은 탄가루 가득한 갱내에서 사용할 수도 없는 손목시계를 차고 있다는 점도 NHK 영상이 연출일 가능성을 높이는 강력한 근거다.
카메라는 광산 갱내에 들어갈 수 없었다
마지막은 합리적인 추론에 해당한다. NHK가 하시마 탄광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방영한 1955년 당시 하시마 탄광은 ‘추계가스탄진폭발 방지기간’이었다. 1955년 미쓰비시 하시마광 보안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탄진 폭발사고의 방지를 위한 대책의 엄정한 실행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미쓰비시 광업이 폭발 위험이 있는 각종 조명기구를 반입하는 갱내의 채탄장면 촬영허가를 내주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고바야시 테루히코 씨는 “카메라가 갱내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옛 하시마 도민으로 하시마광 갱무부에서 일했던 야마구치 이사무 씨(85)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 영상은 다른 탄갱의 영상을 (하시마 탄갱 다큐 속에) 집어넣은 게 아닐가요?”라고 반문했다.
하시마광 탄무과에서 일했던 오자키 사토시 씨(87)도 “저건 하시마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치쿠호의 소규모 탄광에서 찍은게 아닌가 하네요. 후쿠오카에 많이 있었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