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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재칼럼] 안종범은 왜 뒤늦게 수첩을 짜깁기했나

2016년 10월 12일, 박대통령 면담 실패 뒤, 새 수첩 작성 시작

[변희재 · 미디어워치 대표고문]

‘안종범의 수첩’과 관련해 책을 출간한 조선일보 출판부는 안종범의 총 63권 수첩이 모두 안종범이 마치 현장에서 직접 메모한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중 16권은 2016년 10월 12일부터 안종범이 검찰 수사 등에 대비해 뒤늦게 따로 정리한 것이다. 그러므로 뒤늦게 작성된 16권의 안종범 업무수첩은 자신에게 유리하게 짜맞춘 흔적이 너무 많아서 증거로서 가치가 전혀 없다.

실례로 우종창 기자는 안종범의 실제 업무수첩을 입수했던 한국일보 측을 통해 2015년 7월 24일, 25일의 기록만 보자고 요청했다. 이날은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7명의 면담날이었다. 검찰과 안종범은 바로 이날 박대통령이 기업총수들에게 재단출연금을 강요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우 기자의 확인 결과, 놀랍게도 이날 안종범의 실제 수첩에는 아무 것도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그 이전인 7월 7일부터 7월 19일까지는 메모가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시 7월 28일부터 기록이 시작된다. 즉 24일, 25일 박대통령은 안종범에 별다른 업무 지시를 한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검찰은 범죄현황표를 정리할 때, 이날의 기록을 안종범이 뒤늦게 짜맞춘 수첩의 것으로 대체했다. 

7월 25일, 안종범의 짜맞춘 수첩에는 박대통령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며 대한항공 고창수 프랑크프루트 지점장을 언급했다고 기록되어있다. 박대통령이 삼성그룹 총수를 만나서 대한항공 일개 지점장을 언급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또 하나, 안종범의 수첩에는 이날 박대통령이 만나지도 않은 GS와 두산그룹 이름이 적혀있다. 안종범은 이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또한 안종범은 자신의 짜맞춘 수첩에 SK나 CJ 임원들과 이야기한 것들도 적어 넣었다. 메모 전체가 박대통령의 지시 사항은 아니라는 점도 인정했다. 

이런 안종범의 짜맞춘 업무수첩은 안종범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작성된 메모에 불과하다. 안종범이 낸 ‘안종범의 수첩’이란 책에서조차 이 내용을 숨겼다면 대체 ‘안종범의 수첩’에서 무슨 진실이 담겨있겠는가. 

안종범이 수첩을 새롭게 짜맞춰 작성을 시작한 날짜는 2016년 10월 12일이다. 안종범 본인이 우병우, 김성우 수석과 함께 박대통령에 비선실세 최서원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압박을 했다가 실패로 돌아간 날이다.

결국 박대통령이 탄핵세력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자 안종범은 박대통령을 국정농단으로 엮고 자신은 빠져나가기 위해 조작된 수첩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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