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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욕포스트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생각”

“이스라엘군 철수로 이란뿐 아니라 헤즈볼라도 오판 가능성 높아져”

이스라엘이 지난 6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철수를 시작했다. 이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늘어나는 민간인 사망을 문제 삼으면서 지상군 철수를 거듭 압박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스라엘의 맹방인 미국은 최근 ‘군사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이스라엘에 지상군 철수와 휴전을 종용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입장은 오는 11월 대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미시간 등 경합주(swing state)에서 역전을 기대하려면 그곳에 대거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의 표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자유우파 매체인 ‘뉴욕포스트(New York Post)’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민주주의 수호 재단(Foundation for Defence of Democracies)의 수석연구원이며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료를 지낸 리처드 골드버그(Richard Goldberg)의 칼럼 “이란은 이스라엘이 백악관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볼 것(Did Israel surrender to White House pressure in Gaza? Iran likely thinks so)”을 게재했다.



골드버그 연구원은 이스라엘군의 이번 철수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Rafah)에 남은 하마스 소탕을 앞두고 하마스 및 이란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잔존세력은 라파 지역의 지하 터널에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버그 연구원은 세계 최대의 테러지원국인 이란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난해 10월 이전부터 중동 전역에서 발생한 모든 테러를 지원한 장본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란은 남부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예멘, 서안 지구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계속 지원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 정권이 지난 6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전쟁을 이용해서 은밀하게 핵개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서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대규모 공격을 선언한 사실도 소개했다.

다만 골드버그 연구원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남부 철수가 미국의 압력과 무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한 병사들은 휴식과 재편성이 필요하며, 이미 이스라엘은 칸유니스(Khan Younis)의 군사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골드버그 연구원은 이번 철수를 계기로 이란이 심각한 오판을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하고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리한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버그 연구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이후 이란에 대한 100억달러 규모의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홍해에서 테러를 일삼는 후티(Houthi) 반군에 대해서도 강경한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미국의 압력에 의해서 가자지구에서 철수한다는 인상을 준다면 이란은 더욱 대담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또 골드버그 연구원은 이란뿐 아니라 레바논의 테러집단인 헤즈볼라도 오판을 하고서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를 선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군이 예상을 깨고 물러나면서 아직도 하마스에게 인질로 잡혀있는 이스라엘 시민들의 귀환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골드버그 연구원은 향후 몇 시간 또는 며칠 내에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공격한다면 미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 불확실하다면서 “가자지구에서의 병력 철수보다도 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가 이스라엘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칼럼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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