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심규진 |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보수 진영의 시계가 제로(0)에 가깝다.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은 사라졌고, 지지층은 파편화되었으며, 중앙의 장악력은 느슨하다.
이 혼돈의 한복판에 선 장동혁 체제가 직면한 과제는 단순한 ‘승리’를 넘어선 ‘정치적 생존’ 그 자체다. 과연 그는 2010년 야권이 보여준 ‘느슨한 연대의 승리’와 2022년 패배 후에도 살아남은 ‘이재명식 생존 모델’을 결합해 자기만의 성(城)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장동혁이 주목해야 할 역사적 변곡점은 2010년 6·2 지방선거다. 당시 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서적 결집은 있었으나, 문재인식 1극 체제가 완성되기 전이었다.
정세균이라는 관리형·조정형 리더십 아래서 ‘반MB 정서’라는 광장을 열었고, 그 결과 송영길(인천), 안희정(충남)이라는 ‘깜짝 돌파’를 이뤄냈다. 강력한 권력 중심이 없어도 이슈를 선점한 ‘언더독’이 어떻게 승리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전략적으로 볼 때, 장동혁은 이제 ‘알파독(Alpha-dog)’이 아닌, ‘언더독’의 승리 공식을 채택해야 한다. 강력한 집권 팬덤과 후광 효과에 기대는 알파독의 전술은 현재의 야권 균열 상황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여당 내부의 균열은 통제 불가능한 외생 변수일 뿐이다. 반면, 언더독의 전략은 ‘이슈의 소유권’을 가져오는 데 집중한다. 장동혁은 인물 중심의 결집이 아니라, '메인 이슈'를 중심으로 느슨한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판결을 기점으로 형성될 사법·체제 균열과 경제 위기를 하나의 전선으로 묶어내는 프레임 설계가 핵심이다. 이를 통해 흩어진 반(反)이재명 정서를 장동혁이라는 그릇에 담아내야 한다.
부산의 박형준, 충청의 김태흠 등 지역 맹주들과의 관계 역시 ‘권력의 상하관계’가 아닌 ‘이슈의 동맹관계’로 재설정해야 한다. 부산을 당권 다툼의 전장으로 삼는 대신, 지역 토착 세력과의 느슨한 연대를 통해 ‘승리 빅텐트’를 치는 노련한 ‘정세균식 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동시에 ‘이재명식 생존 공식’의 이식도 필수적이다. 2022년 지선 패배 속에서도 이재명이 당권을 거머쥘 수 있었던 비결은 명확했다. 패배의 책임을 외부의 적에게 돌리고, 지지층에게 “나만이 당신들을 지킬 대안”이라는 확실한 서사를 각인시켰으며, 결국 공천권이라는 제도로 권력을 시스템화했다.
장동혁 또한 지지층이 느끼는 상실감을 보듬는 ‘감성적 소통’을 통해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주면서 본인의 핵심 지지층과의 정서적 연대를 공고히 해야 만 할 것이다.
수도권 전략 또한 ‘인물 교체’가 아닌 ‘플랫폼 설계’가 되어야 한다. 현재 오세훈 현역 시장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그를 활력 넘치는 경선판에 끌어들이고, 나경원, 안철수 등 중량감있는 인사들과 조정훈, 신동욱 등 뉴페이스들과의 경쟁이 아우러지는 역동감있는 경선으로 본선 경쟁력을 동시에 높여야 할 것이다.
동시에 중앙당과 장동혁 리더십은 그들을 아우르는 거대한 민생 플랫폼의 설계자가 됨으로써 “수도권의 새로운 얼굴은 장동혁이 런칭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당이 모든 것을 주도하기보다 외부의 전문가, 뉴미디어, 시민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연대 광장’을 구축하는 것이 언더독이 이슈 소유권을 가져오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장동혁의 생존은 ‘지선 승패’ 그 자체보다 ‘이슈 소유권의 확보’에 달려 있다. “지선과 총선까지 대안은 장동혁뿐”이라는 서사, 지역 맹주들과의 유연한 연합체, 그리고 지지층의 분노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
이 세 축이 맞물릴 때 장동혁은 설령 지선에서 고전하더라도 무너지지 않는 성채를 갖게 될 것이다. 2010년의 승리가 훗날의 정권 교체 발판이 되었듯, 장동혁의 언더독 설계가 완성되는 날 그는 보수의 대체 불가능한 생존 모델로 등극할 것이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하이퍼젠더』,『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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