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힐러리 “트럼프 행정부, 엡스타인 사건 파일 은폐 시도” 비난

부부 동반 엡스타인 의회 청문회 앞두고, 법무부 엡스타인 사건 파일 은폐 의혹 제기
힐러리 “법무부, 600만 쪽 이상 엡스타인 파일 중 350만 쪽만 축소 공개”
“트럼프 대통령, 국민 관심 돌리기 위해 우리 부부 이용해” 주장

인싸잇=윤승배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성년자 성 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사건 파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은폐(Cover-Up)’를 시도했다고 비난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연례 세계 포럼에 참석한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며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조속히 공개하라. 그들(트럼프 행정부)은 시간을 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 법안에 따라,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이를 실행해왔다. 다만 해당 법안을 주도한 민주당 소속 로 카나 하원의원은 “법무부가 600만 쪽 이상의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검토와 편집을 거쳐 약 350만 쪽만 공개된 상태”며 트럼프 행정부의 은폐 의혹을 지적했다.

 

이날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배우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엡스타인 청문회 증언’을 위한 미 의회 출석에 대해 “우린 숨길 게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파일들의 완전한 공개를 거듭 요구해 왔다”고 해명했다.

 

클린턴 부부는 과거 엡스타인과 개인적 친분을 유지한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의회로부터 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았다. 두 사람은 당초 이를 거부했지만, 의회 모독 혐의로 고발될 상황에 처하자 입장을 바꿔 오는 26~27일 출석할 예정이다.

 

“클린턴 부부가 의회 청문회 출석을 시간 끌기로 일관했고, 의회 모독 혐의 고발 관련 투표가 임박하자 굴복했다”는 제임스 코머 공화당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증언을 요청받은 사람은 누구나 증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저 공정하기를 바란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대우를 받기 원한다”고 반박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한 이민정책 등으로 인해 지지율이 하락하자 관심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과 남편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인 출신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은 성매매 혐의로 구속돼 뉴욕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 2019년 8월 10일 사망했다.

 

그는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본인이 소유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리틀 세인트 제임스 섬으로 미성년자들을 데려와 성노예로 착취했다는 의혹을 샀다. 그 과정에서 엡스타인으로부터 미국 내 정재계 및 연예계 등의 유력 인사들이 성 상납을 받았거나 관련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재까지도 미국 전체에 후폭풍이 거센 상황이다. 

 

미국 법무부는 엡스타인 관련 사건 파일 수백만 쪽을 공개해왔다. 엡스타인 사건 관련 인물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을 알고 지낸 건 사실이지만 20년 전에 연락을 끊었다”며 “엡스타인의 성폭력 피해자들에 어떠한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고, 당시 그의 성범죄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특히 지난달 30일 추가로 공개된 파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수백 차례 언급됐지만, 본인은 엡스타인에 관해 어떠한 불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엡스타인에 관한 의혹을 거듭 부인하며, 이는 엡스타인 그리고 언론인 출신 작가이자 반(反)트럼프 인사인 마이크 울프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공모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쓰레기 같은 말을 하기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과 달리 나는 더러움이 들끓는 엡스타인의 섬에 가본 적도 없고, 대부분이 부패한 민주당원과 그들의 후원자들은 갔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