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승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오자 모든 국가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방금 백악관 집무실에서 모든 국가에 대해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도록 서명한 것을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조치는 즉시 시행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전 세계 무역 상대국에 10%의 기본 관세와 상호관세를 부과한 게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해당 10% 관세는 1974년 무역법 122조를 법적 근거로 한다. 대통령이 심각한 무역수지 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다. 하지만 이 권한은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간만 유지할 수 있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수입품에 부과한 광범위한 상호관세 조치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선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작성한 다수 의견은 6대 3으로 채택했고, 이는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한 1·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한 것이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보수 성향인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다수 의견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6명으로 보수 우위 구도였지만, 이번 판결에서 일부 보수 성향 대법관조차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위법하다고 본 것이다.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클래런스 토마스, 새뮤얼 알리토, 브렛 카바노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헌법 제1조에 따라 관세를 포함한 모든 조세 징수 권한이 오직 의회에 있으며 IEEPA의 ‘수입 규제’라는 표현이 대통령에게 제한 없는 관세 부과 권한까지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다수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이 금액, 기간, 범위에 제한이 없는 전례 없는 관세 부과 권한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고 있다”며 “이러한 권한을 행사하려면 의회의 명확한 승인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판결이 나온 직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매우 실망스럽다. 일부 대법관들이 미국을 위해 옳은 일을 할 용기가 없었다는 사실에 부끄럽다”며 “(토마스, 알리토, 카바노 대법관의) 반대 의견을 읽어보면 누구도 반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 수년간 우리를 착취해 온 외국인들이 환호하며 거리에서 춤을 추고 있겠지만, 그들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 생각에는 법원이 외국의 이익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지만, 불쾌하고(obnoxious) 무지하며(ignorant) 시끄러운 정치 운동에 휘둘리고 있다고 본다”며 “나는 관세를 불법적으로 펜타닐을 보내는 국가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이러한 모든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법원이 잘못 기각한 관세는 다른 대안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직후, 연방대법원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상호관세 등 일부 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전 세계의 대미 수출품에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고 다른 관세 부과 절차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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