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인싸it] ‘이스라엘 도발 논란’ 이재명 대통령에 추천하는 2개의 명언

인싸잇=강용석 |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SNS 글이 연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다. 발단은 지난 10일 이 대통령이 자신의 엑스에 한 팔레스타인 유저(Jvnior)의 글을 공유했는데, 여기에는 한 군인이 건물 옥상에서 쓰러진 다른 사람을 발로 툭툭 치며 떨어뜨리는 영상이 첨부됐다.

 

 

해당 팔레스타인 유저는 이 영상에 대해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아동을 고문한 후 지붕에서 던져버리는 것”이라는 취지로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 글을 공유하면서 “이게 사실인지, 사실이라면 어떤 조치가 있었는지 알아 봐야 겠다”며 “우리가 문제삼는 위안부 강제, 유태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후 사실 검증이 이뤄졌고, 해당 영상은 최근도 아닌 지난 2024년 9월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팔레스타인 아동으로 지목된 이는 실제 아동도 아니고 고문을 당했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이미 사망한 팔레스타인 성인 남성인 게 당시 외신 보도로 밝혀졌다.

 

사실 여기서 멈추고 사과했다면 큰 논란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로부터 몇 시간 뒤 또 엑스에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라, 시신이었다는 점이 조금 다행”이라며 “시신이라도 이와 같은 처우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반박했다.

 

일반인도 아닌 한 나라의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유저가 올린 영상과 엑스만 보고 마치 이스라엘 측 일방적으로 잘못됐다는 식의 의견을 이어가자, 이스라엘 정부도 즉각 발끈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11일 엑스에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 추모일 전야에 발생한 유대인 학살을 경시하는 듯한 대한민국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고, 강력한 규탄을 받아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의 이날 주장에 따르면, 문제의 영상은 2024년 당시 자국 군인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한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촬영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미 철저한 진상 조사와 사후 조치가 이뤄졌고, 해당 영상을 올린 계정은 반(反)이스라엘 유저로, 이들이 주장하는 고문과 인권유린 등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재명 대통령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2024년의 사건을 들춰내어 마치 최근 사건인 것처럼 왜곡해서 인용했다”며 “대통령은 이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테러리스트들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는데, 대통령께서는 발언하기 전에 항상 사실확인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사실상 펙트체크도 안 된 왜곡된 엑스 글을 끌어다 상대 국가에 외교적 무례를 범한 것이다. 그게 일반 국민도, 단순 유명인이나, 보통 공직자도 아닌 일국의 대통령이 말이다. 한 나라의 외교부에서 상대국의 수장에게 “용납할 수 없고, 규탄한다”거나 “사실확인이나 제대로 하라”며 말한다는 건 절제하더라도 자신들이 느끼는 불쾌함이 상당한 수준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래, 이미 분위기가 최악 직전이라도 여기서 멈춰야 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는 쉬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는 바로 또 이를 반박하듯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을 되돌아볼 만한데 실망”이라며 “내가 아프면 타인도, 그만큼 아프다. 나의 필요 때문에 누군가 고통받으면 미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국민께서 뜬금없이 겪고 있는 이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지켜보는 마음이 매우 불편하다”며 “보편적 인권과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열심히 찾아봐야 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마지막 엑스 글을 두고, 그가 왜 이 문제의 영상을 공유했는지 의도를 알 것 같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결국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서 대외 불안이 커지고, 이란 측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해 유가가 폭등하며 한국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명 경시에 대한 비판은 둘째치고,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게 하는 게 실제 목적이라는 시각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대통령에 가장 먼저 묻고 싶은 게 있다.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한 미국에 대해서는 왜 이런 말이 없는가.

 

엄밀히 말해 이 대통령의 논리라면, 전쟁을 강행해 국내 고유가와 고물가를 일으키는데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야말로 우리 국민에 엄청난 고통과 국가적 어려움을 주고, 이 대통령 본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당사자가 아닌가.

 

왜, 혹시 트럼프 대통령이나 미국 외교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게 두렵거나 부담스러운가.

 

이 대통령은 “끊임없는 반인권적 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들의 지적”이라고 하지만, 이란이 전 세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핵무기 개발을 강행한 건 그럼 국제법상으로 합당한 행위인가.

 

특히 올해 이란 군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를 학살하고 인터넷까지 차단하며 탄압한 건 인권적 조치인가.

 

무엇보다 국내 유가 폭등을 일으킨 직접적인 계기는 이스라엘 때문도, 미국 때문도 아닌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반국제법적 봉쇄’ 때문이다.

 

이곳은 이란과 인접한 곳일 뿐 국제해협이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은 운하와는 달리 모든 국가 선박이 공해(公海)처럼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는 무해통항권이 인정된다는 게 다수 국가가 국제관습법으로 인식하고 있는 바이다.

 

이들이 이곳을 봉쇄하는 건 국제법 위반인 셈이다. 그럼에도 국제 유가가 오르건 말건, 타국의 통행을 제한하면서 비트코인으로 통행료를 내라고 하는 건 정당하고 국제법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행위란 말인가. 이 부분에 대한 전 세계인의 지적은 이 대통령의 눈에만 보이지 않는 것인가.

 

특히 이 대통령은 그렇게 “나의 필요 때문에 누군가 고통받으면 미안한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강조하지만, 북한 김정은과의 관계 회복이라는 민주당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굶어 죽고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미안하지 않은가.

 

과거 한 외교통으로 알려진 선배 정치인에게 들은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외교는 상대 국가와 끊임없이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행위”라고.

 

러브레터의 내용은 누군가 우위에 있으려 해도 안 되고, 가르치려 들려도 해서도 안 되고, 말에 뼈가 들어 있어도 안 된다. 상대국에 불만과 문제가 있더라도 그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는 태도로 다가가면서 자국의 이익을 최대한 취하려는 게 러브레터이고, 그게 지금까지 현명하게 외교를 해온 전 세계의 공통된 방식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SNS 글은 러브레터는 커녕 층간소음 일으킨 위층 주민에게 여차하면 싸우자고 도발하는 경고문에 가깝다고 느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체 대통령의 주변의 외교 전문가들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한국이 향후 이스라엘이나 이스라엘과 밀접한 국가, 심지어 이스라엘과 깊은 연관이 있는 세계 여러 나라의 유대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도 모르는데, 이스라엘 정부를 이렇게 도발하고 대통령을 향해 “사실확인이나 제대로 하라”는 말까지 들어야 하는가.

 

엑스 활동을 너무 좋아하는 듯한 이재명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명언이 두 가지가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 “말을 배우는 데 2년이 걸렸지만, 말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데 60년이 걸렸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 차라리 독서를 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