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5대 리그 최초 여성 감독 탄생... 우니온베를린, 성차별 댓글에 “이런 시대에 믿을 수 없다”

에타 감독, 분데스리가 사상 첫 여성 1군 감독
부임 전부터 쏟아진 혐오에 구단 공식 반박

인싸잇=이다현 기자 | 독일 분데스리가 우니온베를린이 유럽 5대 남자 프로 1부 리그 역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을 선임했다. 역사적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소셜미디어에는 성차별 발언이 쏟아졌고, 구단은 즉각 공식 반박에 나섰다.

 

 

하이덴하임 원정 1-3 패배 후 전임 경질... 34세 에타 발탁

 

우니온베를린은 지난 12일 밤(현지시간) 마리루이제 에타(34)를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전임 슈테판 바움가르트 감독이 최하위 하이덴하임 원정에서 1-3으로 패한 뒤 코칭스태프 전원과 함께 경질된 직후다. 에타 감독은 잔여 5경기를 지휘하며 팀의 1부 리그 잔류를 이끌어야 한다. 우니온베를린은 현재 11위로 강등 플레이오프권과 7점 차이지만, 2026년 들어 14경기에서 2승에 그치는 등 하반기 성적이 극도로 부진한 상태다.

 

에타 감독은 투르비네 포츠담 소속으로 2009/10시즌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전직 선수 출신이다. 선수 은퇴 후 독일 여자 U-15 코치를 시작으로 U-17 감독 등 독일 여자 유소년 국가대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23년 우니온베를린 U-19팀 어시스턴트 코치로 합류하며 분데스리가 및 유럽 5대 리그 남자팀 최초의 여성 코치로 이미 한 차례 역사를 쓴 바 있다.

 

이번 1군 감독 선임으로 두 번째 이정표를 세웠다. 올 시즌은 U-19팀 감독을 맡았으며, 여름부터는 당초 계획대로 우니온베를린 여자팀 감독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호르스트 헬트 스포팅 디렉터는 “에타 감독이 여름에 여자팀 감독을 맡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현 상황을 고려해 임시 감독직을 수락해줘서 기쁘다”고 밝혔다. 상황에 따라 정식 감독 선임 가능성도 열어뒀다.

 

“선수들이 여자 말 듣겠어?” 성차별 댓글... 구단 “이런 시대에 믿을 수 없다"

 

선임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소셜미디어에는 성차별적 발언이 잇따랐다. “선수들이 여자 감독 지시를 따르겠느냐”, “남자 감독이 여자 감독에게 지면 망신”이라는 댓글이 대표적이었다.

 

우니온베를린은 공식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당 댓글들에 직접 “성차별”이라고 명시하며 반박했다. 헬트 디렉터는 “에타 감독을 100% 신뢰한다. 이런 시대에 이런 말이 나오다니 믿을 수 없고, 굳이 해명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밝혔다.

 

구단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크리스티안 아르바이트는 “에타 감독은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다. 이번 선임이 특별하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에게는 축구가 우선”이라고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 뱅상 콩파니 감독도 “이런 이정표를 그냥 감독 선임일 뿐이라고 무시하기 쉽지만 결국 특별한 일이다. 여성 지도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문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도 “프로 축구와 여성 엘리트 스포츠 전반에 강력한 신호”라고 밝혔다.

 

에타 감독의 첫 경기는 오는 19일 볼프스부르크와의 홈 경기다. 우니온베를린은 한국 출신 공격수 정우영 선수가 활약하는 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