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살상무기 수출 빗장 풀자 ‘세일즈 외교’ 본격화… 필리핀·뉴질랜드 겨냥

비전투 목적 제한 폐지… 17개 협정국에 살상무기 수출 허용
필리핀, 중고 아부쿠마형 호위함 관심… 첫 수출 사례 가능성
뉴질랜드도 수출 논의… 美 “국제 안정에 긍정적 움직임”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일본이 살상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한 직후 필리핀과 뉴질랜드 등을 상대로 방위장비 이전 확대에 나서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日, 호위함·전투기 등 완제품 수출 허용… 비전투 목적 제한 완화

 

일본 정부는 지난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과 운용지침을 개정해 비전투 목적에 한정했던 기존 무기 수출 규제를 완화하고, 살상 능력을 지닌 무기의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했다.

 

그동안 일본은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등 5개 유형의 방위장비만 수출할 수 있도록 제한해 왔다.

 

외국과의 공동 개발·생산 같은 예외를 제외하면, 호위함과 전투기 등 살상 능력을 갖춘 완제품의 해외 판매는 사실상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방산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가로막는 제약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일본 정부는 5개 유형의 비전투 목적에 묶여 있던 완제품 수출 제한을 풀고 방위장비 수출 범위를 넓혔다.

 

다만 적을 살상하거나 물체를 파괴할 수 있는 무기는 총리와 관방장관, 외무상, 방위상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수출 대상은 방위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미국, 영국, 호주 등 17개국으로 한정되며, 협정 발효 전이거나 협상 중인 국가까지 포함하면 20개국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뉴질랜드와 필리핀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무기 판매 활동에 나섰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1일 방위장비 이전 3원칙 개정 후 자신의 X를 통해 “방위장비 이전은 파트너국의 방위력 향상과 일본 안전 보장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도 21일 기자회견에서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방위장비를 둘러싼 각국 대상 톱세일즈를 더욱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첫 수출 사례로 필리핀 부상… 중고 호위함 도입 관심

 

이번 조치 이후 일본의 첫 무기 수출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는 필리핀이 거론된다.

 

필리핀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중고 아부쿠마형 호위함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필리핀에 대한 군함 이전은 초기 거래 가운데 하나가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의 규정 완화 직후 필리핀도 즉각 환영 입장을 냈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21일 성명에서 이번 조치로 필리핀이 “최고 수준의 품질과 유지보수성을 갖춘 방위 물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일본과의 방위 협력 관계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일본 입장에서는 필리핀으로의 무기 수출을 통해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 전선을 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본과 필리핀은 최근 상호 병력 활동과 군수 지원 관련 제도 정비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뉴질랜드와도 수출 논의… 미국도 일본 조치 환영

 

다카이치 총리는 전날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전화 회담을 하고 무기 수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조치를 설명하자 럭슨 총리도 이를 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질랜드는 일본이 호주에 납품하기로 한 최신예 모가미형 호위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무성 관계자에 따르면 같은 날 전화 회담에서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일본의 정책 전환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1일 일본의 조치를 두고 “미일 동맹과 국제적 안정에 있어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무기 생산 능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여파로 부담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수출 확대는 새로운 기회를 넓히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무기 납품을 기다리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시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