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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하는 중

[칼럼]'정치 불개입' 철회하고 당당히 국론통일에 역할 찾아야


*사진설명 :ⓒ뉴민주닷컴

 김대중 전 대통령이 3일, 이례적으로 정치에 불개입하겠다는 퇴임 후 소신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정치 불개입 의사를 다시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측 최경환 비서관은 논평을 통해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김 전 대통령의 소신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이 추석 연휴를 앞둔 시점에서 이같이 정치 불개입 입장을 재천명한 것은 최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다양한 재결합 시나리오들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일부 언론들이 김 전 대통령이 범여권 결집과 차기 대선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란 분석보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은 범여권재결합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지금껏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소신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는가? 김 전 대통령이 관여하지 않겠다는 정치는 어떤 의미의 정치인가?

 김 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과 재결합 문제, 그 과정에서 발생한 두 당간의 골 깊은 감정대립 등 좁은 의미의 정당정치를 제외하고는 남북교류 문제 북한 미사일과 핵문제, 한미일 외교문제 등 넓은 의미의 큰 정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사실적이다. 정치라는 것이 정당정치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통령은 본인의 의지와는 구별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한국 정치 중심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전 현직 국회의원들이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을 대거 대동하고 김 전 대통령을 수시로 면담하고, 김 전 대통령을 만나고 온 정치인들이 김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정치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덕담으로 전해진 김 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은 그대로 정치적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 역시 현실 정치의 구 누구보다도 정치적으로 크게 해석되고 있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게 때문에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했다는 이야기는 아직 없다. 민감한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가 있어 부득히 면담을 거절당했다는 정치인도 아직 없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는 그 어느 정치인보다도 비중 있는 정치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퇴임 후 김 전 대통령의 어록 중에 ‘나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중에 어느 쪽을 확실하게 지지한다’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이 사실상 포함되어 있다.

 참여정부 탄생에 힘을 합친 전통적인 민주운동 지지 세력들이 분열된 것을 가슴아파하고, 민주개혁세력들의 재결합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심지어는 특정 인사들에게 민주당 분당을 통한 열린우리당 창당의 문제점까지도 심도있게 거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 불개입의 한계가 매우 모호하다. 자칫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정치 불개입 원칙이 될 수도 있다.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공식적인 정당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특정 정당을 편들지 않고, 모든 이야기는 덕담으로 간주해버리는 것을 정치 불개입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정치를 크게 잘못 해석한 것이다. 국내 정당정치, 남북정치, 그리고 국제외교 모두가 정치의 틀 속에 입체적으로 뒤엉켜 있는 것 아닌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들에 비해 가장 활발한 정치 중심에 서 있다. 영호남을 넘나들며 대학간단에 서는 것도 강연정치이지만 뒷 틀린 남북문제 해결사로 정치권에서 꾸준히 대북특사 주문이 이어지고 있고, 전지작전통제권 이양문제 한미자유무역협정 건에도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나타나 있다.

 최근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정치권 새판짜기 역시 직간접으로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정치권으로 전달되고 있다. 민주개혁 대연합을 추진하고자 하는 정치인들은 이 같은 구도가 사실상 김 전 대통령의 메시지라고 인식하고 있다.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침묵을 지킨 김 전 대통령은 이제 과거 민주당 지지 세력들의 중도개혁 세력 통합이라는 기치로 재 결집을 때로는 덕담으로 때로는 느낌으로 때로는 비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정치 불개입이라는 화두를 앞에 놓고 어려운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정치발전이 국가발전이라는 명제 앞에 떳떳하게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던지는 것이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전직 대통령의 몫이라고 인식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당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당당한 정치적 훈수가 왜 문제가 되겠는가? 일부에서 강력하게 지적하듯이 노무현 정부가 친북 좌파로 흘려가는 것인지, 노무현 대통령이 개인의 정치적 게임에 빠져 미국을 상대로 전시작전통제권을 돌려받고자 하는 것인지, 한미 FTA가 한국을 미국에 팔아먹으려는 장난인지에 대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 보다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정치가 잘 돼야 국민화합도 하고, 경제도 잘 풀리고 남북문제, 외교도 잘 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김 전 대통령은 스스로의 명분 없는 정치 불개입 족쇄를 벗어던져야 한다. 누가 김 전 대통령에게 정치적 발언을 못하게 하는 사람도 없다. 95% 노련한 정치를 하면서 단지 5%의 입장표명 유보를 정치 불개입으로 포장한다면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한국 정치가 엉망이 되고 국론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정치 후진국으로 전락한다 해도 정치 불개입 그 약속을 빌미로 구경만 해서 될 일인가.

 현직 대통령의 정치적 능력과 국정철학의 빈곤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한데 그냥 보고만 있는 것 보다는 전직 대통령의 그 위치에서 얼마든지 힘을 보탤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국가를 위해서 꼭 남북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쪽 일이 먼저 잘 돼야 남북 일도 잘 풀릴 것이기 때문이다.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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