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인, 고진화, 이낙연, 노회찬 의원 등 여야 의원 37명은 21일 국회에 ‘국군부대(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철군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결의한 제출 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군이 이라크에 계속 주둔하는 것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는 것과 같다”고 밝히고, “미군을 돕고 있는 한국군도 결코 점령군이라는 인식을 벗어날 수 없다”며 자이툰 부대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했다.
이들은 “미군과 다국적군이 이라크에 주둔하는 한 이라크인들의 저항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진정 이라크의 안정과 평화를 바란다면 이라크는 이라크인들의 손에 맡기고 미군과 자이툰 부대를 비롯한 다국적군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 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앞서 배포한 회견문에서 “이라크 내 종파간 내전이 격화돼 파병과 연장 명분인 ‘평화정착과 재건지원’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중간선거에서 심판을 받은 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도 변화를 보이고 있으며, 파병 때문에 역설적으로 이라크 내에서 우리나라가 경제적 실리를 손해보고 있다고 여야 의원들은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 여야 의원들은 이라크 주권정부의 출범에 따라 유엔 결의에 따른 주둔 명분도 사라지고 있으며, 이라크 파병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고,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이 미군과 다국적군을 점령군으로 보고 철군을 바라고 있다는 점을 철군의 주요 명분으로 꼽았다.
또 미국인의 64%와 대다수 국제 여론도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있으며, 주요 이라크 파병국 대부분이 철군했지만 미국과의 관계가 나빠지지 않고 있고, 자이툰 부대는 재건 지원이 아니라 쿠르드 대민봉사와 군경 양성을 돕고 있다고 이들 여야 의원들은 지적했다.
게다가 미국 국방부도 아르빌에 한국군이 계속 머무를 필요가 없다고 인정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침략전쟁에 들러리 선 것은 잘못된 것”
이와 관련해 서명 운동을 주도한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21일 오전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이라크에는 미국이 주장한 대량 살상 무기도 없었고, 알카에다와 관계도 없는 침략 전쟁에 들러리를 선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자이툰 부대의 즉각 철군을 주장했다.
임 의원은 또 당내의 ‘단계적인 철군’ 주장에 대해서 “열린우리당의 많은 의원들은 정부와의 관계를 생각해서 단계적 철수를 주장하고 있지만, 즉각 철군안이 통과된다 해도 부대가 곧장 돌아 올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즉각 철군이나 단계적 철수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특히 파병을 둘러싼 당정 간의 역할에 대해 “정부가 미국에 대해 철군 주장을 못하기 때문에 당이 나서서 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미국에 대해 국회에서 ‘파병 연장 동의안이 부결됐다’고 말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철군 촉구 결의안’에 서명한 의원들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기정, 강성종, 강창일, 강혜숙, 김원웅, 김재윤, 김재홍, 김태홍, 문학진, 박찬석, 안민석, 유승희, 이광철, 이미경, 이상민, 이원영, 이인영, 임종인, 장경수, 정청래, 지병문, 최재천(이상 열린우리당, 22명), 고진화, 권오을, 배일도, 진수희(이상 한나라당, 4명), 손봉숙, 이낙연(이상 민주당, 2명), 강기갑, 권영길, 노회찬, 단병호, 심상정, 이영순,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이상 민주노동당, 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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