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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탈당파, 각자 따로 간다

통합에 대한 시각 차 당분간 좁히기 어려울 듯



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의 행로가 일단 `각자도생' 쪽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탈당파들의 양대 축인 김한길-강봉균(康奉均) 그룹과 천정배(千正培) 그룹이 일정한 연대의 끈을 유지한 채 각자의 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

특히 김한길-강봉균 그룹이 내주 중 띄울 원내교섭단체에 천정배 그룹의 상당수는 합류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종걸(李鍾杰) 우윤근(禹潤根) 의원 정도가 개인적 판단에 따라 교섭단체 구성에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양측 사이에 "열린우리당으로는 안된다"는 정서적 공감대만 형성돼있을 뿐 정치적 이합집산의 기준점인 정책노선과 대통합의 방법론을 놓고는 시각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차적 걸림돌은 정책노선상의 이질성이다. 김한길-강봉균 그룹은 `중도개혁'을 내세우지만 정책내용상의 중도실용 성향을 감추기가 쉽지 않고, 천정배 그룹은 개혁의 선명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대북정책과 경제정책 기조, 부동산, 세제, 출자총액제한 등 각종 정책현안에서 양측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물론 양쪽 모두 "좁히기 어려운 갭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비쳐질 인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탈당파의 한 의원은 "인위적으로 합치는 모습은 오히려 구태정치로 비쳐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양측이 그리는 대통합의 구상이 다른 점이다.

먼저 김한길-강봉균 그룹의 구상은 반(反) 한나라당의 기치 아래에서 누구라도 기득권을 포기하고 들어와 새로운 판을 만들어가자는 것. 따라서 천 의원과 같은 대선주자나 `잠룡'들은 2선으로 물러나 있거나 뒤늦게 참여해야 한다는 게 집단탈당파 의원 상당수의 견해다.

탈당파의 한 의원은 "자유지대에서 모두 다 `백의종군'하면서 기득권을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정 대선후보를 받아들이면 기득권을 인정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봉균 의원은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스스로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하는 분들은 나중에 들어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추가적 세력규합에 도움이 되려면 천 의원의 합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지만 중심적 의견으로 자리잡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천정배 그룹 쪽도 현 시점에서 교섭단체 합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원칙없는 통합'이 아니라 개혁노선의 기치 아래에서 범여권 세력이 뭉쳐야 한다는 게 이들의 일관된 입장이다.

최재천(崔載千) 의원은 이날 오전 MBC `시선집중'에 출연, "당분간 (교섭단체를 같이)할 생각이 없다"며 "좀 더 차이를 드러내고 그 차이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김한길-강봉균 그룹과는 거리를 두려는 입장이 분명해 보인다.

이에 따라 금주말 김한길-강봉균 그룹이 개최하는 워크숍은 정책노선과 대통합 구상을 놓고 양측의 차이가 선명히 드러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양측의 각자도생은 완전히 `마이웨이'식 행보가 아니라 적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당장 정계개편 추진과정에서 일정한 세력적 기반이 필요할 뿐더러, 추후 대통합의 틀 속에서 다시 결합하려면 `전략적 제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천 의원과 가까운 이종걸.우윤근 의원이 교섭단체에 합류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단탈당파와 천정배 그룹의 관계설정은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의장 등 다른 여권 대선주자들의 행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추후 탈당하더라도 집단탈당파와 같이 하기 보다는 독자적 그룹을 형성해낼 것이란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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