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통합신당논의 물밑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8일 “당이 추진하고 있는 중도통합논의는 특정 몇 사람이 모여서 원내 교섭단체를 이루고 대통령 후보를 내는데 그 착점이 있어서는 절대 이루어 질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는 이른바 ‘중도세력통합추진’에 당력을 걸고 있는 듯 보이지만, 이는 당원들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많은 혼란을 주고 있으며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갈팡질팡 시류에 따라 흘러가고 있다”며 당내 통합파를 겨냥해 비판했다.
이는 ‘기득권을 버리고 제3지대에서 열-민 통합을 하자’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는 김효석 원내대표, 이낙연 의원과는 상반되는 의견이어서 주목된다. 당내 통합파인 이 의원은 7일 S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앤조이’에 출연, “빠르면 3월에 창당준비위원회가 발족돼 4월 26일 재보궐 선거에 통합신당의 후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는 “전당대회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현재 3월말로 예정된 민주당 전대를 준비하고 있는 장상 대표, 박상천 전 대표, 김경재 전 의원 등은 ‘선(先)민주당 자강론’을 강력히 주장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 의원은 “지명도가 높은 정치인 몇 사람이 주도하여 정치권을 중도의 길로 통합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루어 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도라는 용어로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현역의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열린당이나 그 탈당 세력의 들러리 내지는 흡수로 끝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우리 역사 속에서 이른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이름 하여 중도의 길을 표방했던 정치인과 세력들이 있었지만, 그들의 목표가 현실에서 성공했으며, 역사에서 평가를 받았느냐”며 “아주 극단적으로 표현 하는 용어로 '박쥐같은 세력'으로 평가 받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중도라는 것은 가운데 길이 아닌 넓은 길을 말한다”며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에서도 끌어내릴 수 없는 넓은 영역과 역사의 무게를 갖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중도를 말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넓고 깊은 지식과 경험이라고 표현하는 삶의 역사가 있어야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의 민주당이 걸어온 50여년의 역사와 바른 전통이 바로 정당의 중도”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의 중도통합노력은 대선을 겨냥한 특정인물을 염두에 두는 것이나, 말로는 중도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반 한나라당 연대라는 방어적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를 속박하여 2007년 정국의 주도권을 잃는 것은 물론, 민주당의 존립 자체를 위험하게 하는 악수(惡手) 중에 악수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의원은 “국민과 당원들이 관심을 갖고 지지할 수 있는 알찬 내용의 전당대회를 통해 먼저 민주당 내부를 정비하고, 국민들과 함께 중단 없이 걸어가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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