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와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한화갑 민주당 대표와 정균환 부대표의 대립이 격화된 가운데, 이에 대한 고 전 총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지도부의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다.

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는 최인기 민주당 의원은 “한 대표도 대권후보가 될 수 있으나 신당이 통합해서 크게 후보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대권후보를 누구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공식화하지 않았다”며 “그 문제는 통합 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한 대표의 최근 ‘대권후보’ 발언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당 부대표를 맡고 있는 신중식 의원은 “정 부대표가 고 전 총리를 내세워 너무 세를 불리려고 하는 것 같다”며 “정 부대표가 무리하게 고 전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고 해 당내 지분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정 부대표를 비판했다.

최인기 “한화갑 대권후보 될 수 있으나 통합 후에 논의해야”

최 의원은 24일 오전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고 전 총리가 민주당에서 온다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고 전 총리의) 중도실용개혁주의 노선이 민주당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고 전 국무총리가 정치세력화 한다면 민주당과의 관계설정이 따로 될 것”이라며 “다만 정치세력화가 안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중도개혁실용주의 노선이 같다는 정도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런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최근 한화갑 대표 측에서 고 전 총리의 영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이다 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표현”이라고 전제하고, “(고 전 총리가) 구체적으로 정치세력화 하면 협력할 것인지, 역할을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때 가서 결정할 문제이고 지금은 어떤 관계를 따로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계개편의 방식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고 전 총리를 중심에 둘 것인가’를 놓고 한 대표와 정 부대표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상태와 관련, “민주당은 지금 내부적인 혁신과 외연확대가 필요할 때”라며 “정 부대표는 5.31 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 지사 후보로 출마해 민주당의 지지를 상당히 끌어올린 분이기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얻는 쪽에 협력의 화합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한 대표 측을 압박했다.

최 의원은 또 한 대표가 23일 강연에서 자신도 대권후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 대표도 대권후보가 될 수 있으나 신당이 통합해서 크게 후보를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대권후보를 누구로 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공식화하지 않았다”며 “그 문제는 통합 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중식, “정균환이 무리하게 고건 내세워”

당 부대표를 맡고 있는 신중식 의원은 24일 ‘한화갑-정균환 충돌’ 사태에 대해 “정균환 부대표가 무리하게 고건 전 총리를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고 해 당내 지분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정 부대표를 비판했다.

신 부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두 사람 모두 헤쳐모여식의 제3지대 통합신당에는 공감하지만, 대통령 후보 경선 방식에 있어 생각이 다르다”며 “정 부대표가 고 전 총리를 내세워 너무 세를 불리려고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 부대표가 4선 의원의 경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여유롭게 대처해야 하는데 너무 자기 자리만 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대표가 고 전 총리 영입에 부정적인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민주당의 그 누구도 고 전 총리를 내세울 수 없고, 고 전 총리가 당에 관여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며 “하지만 상당한 물밑 교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표면적 현상만을 가지고 말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헤쳐모여 식 정계개편에 대한 이견도 없고 동의 절차도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다만 시기와 방법의 문제만 남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