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탄핵주역(?) 추미애 통합론의 한계

국민의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지 않는 통합은 야합일 뿐

 

민주당의 추미애 전 상임중앙위원이 총선 이후 최초로 현실정치에 대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KBS 파워인터뷰 사전녹화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양당 모두 간판을 떼고 기득권과 아집을 용광로에 버리고 녹여서 새로운 정치를 위해 통합하라는 것이 민심의 요구이며 전체 민주세력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민심의 요구는 단순히 분당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라는 의미도 아니고 말 그대로 창조를 위한 파괴를 하라는 뜻으로 본다“며, 여당의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따라서 현 상황에서 통합없이는 오픈프라이머리도 성공할 수 없고, 단순히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만으로 국민의 통합요구를 대체할 수 없다" 통합 우선의 원칙을 강조했다.

 추의원의 발언은 여당의 염동연 의원 등이 주장하는 제 3지대에서의 열-민 통합론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다지 특별한 발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S에서 추의원에게 1시간대의 독점 프로그램을 배려한 것 자체가 정상적인 편성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이른바 친여매체에서 추미애 띄우기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추의원이 열-민 통합을 주장하려면, 반드시 정리하고 가야할 사안이 있다. 바로 추의원이 언급한 대로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면, 국민들이 최소한의 동의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명분은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추의원은 분명한 답을 해야하고, 그 답을 할 수 없다면, 일찌감치 추미애표 통합론은 깨끗이 접는 게, 국론통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은 고건 총리를 향해,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즉 고건 총리가 집권했을 때, 노무현 정권의 연장인지, 정권교체인지 분명히 하라는 말이다. 이것은 추미애 의원의 열-민 통합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추의원은 민주세력이 통합하여 집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권은 추미애 의원이 말한 민주세력에 포함되는가?

 둘째, 만약 추미애 의원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면, 추 의원의 통합론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친노직계 인사는 배제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해야 하지 않은가?

 셋째, 반면 추미애 의원이 노무현 정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추미애 의원이 함께 한 민주당의 대통령 탄핵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추의원이 처음부터 적극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탄핵이 결의될 때는 이에 동의했고, 당시 민주당의 서열 2위인 상임중앙위원이었다. 추의원은 탄핵 이후 단 한번도 탄핵에 대해 언급한 바 없다. 탄핵은 잘한 것인가, 잘못한 것인가?

 넷째, 추미애 의원은 열린우리당의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의 민주당 분당 사과를 높이 평가했다. 열린우리당의 임종석 의원은 열-민 통합의 조건으로 여당의 분당 사과와 민주당의 탄핵 사과를 들었다. 그렇다면 탄핵의 주역인 추미애 의원은 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생각이 있는가? 아니면 총선 전의 광주에서의 삼보일배는 바로 탄핵에 대한 사과였단 말인가?

 다섯째, 추미애 의원은 현재 민주당 당원이다. 그러나 총선 이후 크고 작은 선거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의 선거를 도운 바 없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의 일도 모른 체하면서, 어떻게 다른 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할 수 있는가? 혹시 당비는 제 때 납부하고 있는가?


 여섯째, 추미애 의원이 탄핵에 대해 사과한다고 치자. 그러나 조순형 측은 이미 지난 선거 때 탄핵의 정당성을 내세워 국민의 동의를 얻어 당선되었다. 만약 조순형을 비롯한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측이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추의원이 말한 민주세력에서 제외되는 것인가?

일곱째, 추미애 의원은 여당 지지 사이트인 서프라이즈와 민주당 지지 사이트인 남프라이즈에서, 각기 탄핵의 주역과 배신자로 찍혀 정적으로 몰려있다. 양당의 지지자들로부터 아무런 신뢰도 얻지 못하는 추미애 의원이 통합론을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추미애 의원의 통합론은 국민의 의혹과 불신을 전혀 해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공허하다. 단순히 분당 전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신당을 창당한다 한들, 이런 의혹의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어차피 정략이고 야합이다.

민주당 분당, 즉 열린우리당 창당에는 지역주의 타파와 상향식 정당건설이라는 나름대로 명분이 있었다. 물론 이 명분은 국민이 여당으로 만들어준 정당을 깼다는 또 다른 명분과 맞선다.

대통령 탄핵 역시 국민여론에 반하는 반 민주적 행위라는 반대론과, 국회법과 헌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다는 법치주의라는 찬성론이 맞선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갈라서 있는 이유는 몇몇 정치인들의 소꿉놀이 때문이 아니다. 속으로는 권력욕 때문이라 한들, 그들이 내세우는 것은 어찌되었든 명분이고, 그것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로부터 얻어낸 것들이다. 추미애 의원의 통합론은 이 모든 명분들 위에 서는 더 큰 차원의 명분이 있어야만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다.

추미애 의원의 인터뷰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민주개혁세력의 통합 뿐이다. 그러나 그 민주개혁세력이 만들어냈다는 노무현 정권의 지지율은 10%대이다. 그리고 통합의 주체라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수도권 선거에서 꼴찌를 다퉜다. 이미 등을 돌린 다수의 국민들에게는 추미애 의원의 통합론이야말로 나라가 망하든 말든 한번 더해먹겠다는 야합으로 보이는 게 당연한 일 아닐까?

은근슬쩍 대충 덮고 넘어갈 사안들이 아니란 말이다.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