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전당대회 이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김한길,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의원들이 집단탈당을 강행한 가운데, 2차 집단탈당도 예고되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3월 해체설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평화연대' 소속 문학진, 정봉주 의원 등 10명은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당 해체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혀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또 오는 15일에는 김덕규, 이용희 전현직 국회부의장 등을 포함한 충청권 일부 의원들도 추가 탈당을 통해 통합 분위기 조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개헌 정면돌파, 여당은?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4년 연임제 개헌안’과 관련, 국민 반대여론과 학계의 위법성 지적에도 불구하고, 공청회를 시작하는 등 ‘정면돌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본격적인 개헌정국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당내 개헌특위를 설치 등을 거듭 주장해온 열린우리당의 현재 당론은 어떻게든 개헌 논의를 국회로 넘기자는 입장. “빠른 시일 내에 제 정당 대표회담을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도 이번 개헌안에 대해 찬반여론이 엇갈리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당 일각에서는 참여정부 임기 내 개헌에 부정적인 국민여론 등을 의식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유보적 입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 여론이 노무현 정부 하에서 개헌 드라이브를 거는 것에 대해 별로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
한편 노 대통령이 개헌발의를 할 경우, 부결까지 염두 해 둔 일부 강경 반대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의석 127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108석을 확보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역부족이기 때문. 게다가 통합신당모임과 국민중심당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민주노동당과 민주당도 조건부 수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기류가 흐르는 것이 사실이다.
김근태, FTA 반대의사 밝히고 본격적 정치활동 재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이 타결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치권이 혼란의 양상을 거듭하고 있다. 본래 FTA는 노무현 대통령의 역점정책이나, 찬성하고 있는 쪽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탈당파를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 모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아이러니하게 열린우리당 친노 진영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거세다. 게다가 장영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국회비준 거부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어 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에는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23명이 졸속 협상 거부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또 김근태 전 의장과 가까운 민평련 소속 의원들 상당수는 적극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상태다. 이인영, 우원식, 유승희, 정봉주 의원 등은 지난 8일 '한미FTA 졸속협상 중단 촉구 비상시국회의'에 참가해 공동결의문에 서명했다.
한동안 장고의 상태로 돌입했던 김근태 전 의장은 12일 ‘반FTA 시위’를 막은 이택순 경찰청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집회불허와 폭력진압에 대해 경찰청장이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진상을 조사해야 하며, 국회 역시 행정자치위원회를 소집해서라도 경찰의 폭력사태에 대해 명명백백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전 의장은 오는 20일을 전후로 한미FTA 협상에 대한 심각한 우려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재개하고 나설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의장 측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경한 반대론자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김홍업 출마, 뜨거운 감자
한편 DJ차남 김홍업 씨가 12일 무안과 신안을 둘러보는 등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 하고 나섰다. 2, 3일내에 공식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미 4.25재보선에서 신안무안에 무공천을 한다고 나선 열린우리당은, ‘통합추진위원회의’를 열고 연합후보 추진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는 형국이다.
당 지도부가 김 씨의 출마에 대해 전폭 지지하고 나섰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12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4.25 재보선에서 합의에 따라 후보를 무소속으로 내고 모든 정파가 지원하는 방향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정세균 당 의장도 같은 날 "당 대통합신당추진위원회에서 4월 재보선이 통합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했다"며 연합공천을 향한 구체적인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힘을 실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등 통합파를 중심으로 어떤 식으로든 선거연합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김 씨를 연합후보로 내세우자는데 적극적 기류를 보이고 있지만, ‘공당으로서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다’는 친노파의 반발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통합에 대해서도 강경한 반대입장을 보이며, 당사수를 결의하고 있다.
한편 엽합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의 기류는 복잡 미묘하다. 이미 여 탈당파와 민주당 원내를 중심으로 물밑협상이 오고 갔지만, 결국 성사돼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거나 연합후보를 거듭 주장할 경우, 사실상 당 분열이 기정사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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