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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선출을 위해 유례없는 진통을 겪은 끝에 '조석래호(號)'를 출범시킨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장단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중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최근 몇개월 동안 회장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노정해왔던 내분을 수습하고 재계의 단합과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또 국내 굴지의 기업들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서 위상과 역할을 제고해 재계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대변하고 정부, 노동계, 시민단체 등 사회각계와 협력, 보조를 맞춰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오랫동안 전경련 회장단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전경련의 역할과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가 전경련의 위상제고, 변화와 개혁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거리다.

◇ 내홍 수습, 재계 화합 보여야 = 전경련은 지난달 27일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열어놓고도 신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과거 만장일치에 의해 재계 실력자를 회장으로 옹립했던 전경련이 총회에서 회장을 뽑지 못한 것은 이 단체 46년 사상 처음이었다.

그만큼 구심점을 상실한 전경련의 표류는 심각한 것이었다.

여기다 회장들간의 반목과 불신도 바깥으로 여지없이 노출됐다.

전경련 회장단을 구성하는 부회장 중 한명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회장 선출와중에 전경련의 개혁과 혁신을 요구하며 부회장직을 사임했다. 회장단에서 사퇴자가 나온 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또다른 부회장인 이준용 대림산업회장은 총회당일 "70대 회장 불가"를 외쳐 전경련 회장단 중 최연장자들인 강신호 회장, 조석래 효성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거론했던 그간의 논의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경련이 재계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내부 반목과 불신을 극복하고 단합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회원기업들의 협력과 신임 회장의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

◇ 경제성장 선도 역할 되찾아야 =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굴지의 기업들의 모임인 전경련은 과거 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선도 역할을 했다.

전경련은 정권과 재벌 그룹의 유착고리였다는 비판을 사고 있긴 하지만 60, 70년대는 정부에 경제에 대해 조언하기도 하고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외국 현실을 알려 경제정책의 방향을 이끌기도 했다.

그런 전경련이 최근 몇년 동안 회장 선출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계속 노출하고 있는 것은 사회, 경제의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변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재계가 국가적인 'IMF위기'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과 동시에 전경련의 위상도 약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회장직을 기피하는 성향이 생겼고 외부에서는 전경련을 단순한 '대기업 이익단체'로 폄하하는 시각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작은 기업의 소유주나 전문경영인이 회장을 맡으면서 전경련은 재계 입장을 대변하는 이익 단체 역할도, 국가경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선도 역할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조 회장은 전경련의 고유 임무인 기업하기 좋은 환경 창달을 위해 대외적으로 협력과 이해를 구하고 내부적으로는 단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재계의 대표자로서 정치권을 상대로 대기업규제, 노동문제 등 민감한 문제들에 대해 경제계의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해야 하는 까다로운 임무도 안고 있다.

여기다 전경련은 대기업들의 모임인 만큼 국민들로부터는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시키면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주기를 기대받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전경련이 대기업의 위상이 달라진 경제상황 변화에 적응하고 신뢰받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본연의 대기업 이익단체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경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조석래號' 순항할까 = 조 회장은 '70대 불가론' 등 공개적인 반대론에 직면하는 등 우여곡적을 겪었던데다 재계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재계 수장' '경제대통령'으로서 요구받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일부에서는 조 회장이 힘있는 4대 그룹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계를 이끌고 대외적으로 재계를 대표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분식회계건으로 퇴진한 김우중 전대우회장 이후로 30대 이내(공기업 제외)의 중견그룹 오너 출신이 회장직을 맡은 것도 처음인 만큼 전경련이 오랜만에 활력을 찾고 변화의 바람을 맞을 것이라는 기대도 만만치 않다.

조 회장은 '30대 그룹' '오너' '연장자' 등 세 요소를 갖추고 있어 전경련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기본 조건은 마련됐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일 및 한미 재계회의 한국측 회장, 태평양경제협의회(PBEC) 국제회장 등을 맡아 국제 무대 경험이 많은데다 영어, 일어에 능통해 한국기업의 당면과제인 글로벌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다 조 회장은 성격이 깐깐해 업무처리도 치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치밀하고 깐깐한 성품이 재계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어 재계 수장으로서 여하히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k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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