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눈(The Painter's Eye)약 15년 전 쯤 인가? 아주 우연히도 자그마한 체구의 소녀를 만났다. 신록이 우거진 5월, 하얀 솜털처럼 부드럽게 창문을 터치하며 수줍어하던 햇살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어느 날. 여행을 하던 열차 안에서 이 친구와 가벼운 농담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 그녀는 운명적으로 필자를 미학의 세계로 인도했고, 예술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했다. 이란 책이다. 화가 및 감식가이자 비평가인 모리스 그로써(Mauris Grosser)가 쓴 이 비평서는 1956년에 발간되었는데, 1987년에야 한국어로 번역되어 그 빼어난 자태를 대중 앞에 선보였다. 예술의 여러 장르 중에서, 음악에는 신동(神童)이 있는데 왜 미술에는 신동이 없는가? 라는 아주 오래된 질문에, 이 친구는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음악적 재능(talent)은, 심지어는 음악적 창의성조차도 아주 나이가 어린 단계에서도 나타나며. 4.5세밖에 되지 않는 음악 신동이 있다는 것은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 재능은 성인이 되어서도 거의 차이가 없이 영속된다. 예를 들면, 모차르트가 어린 아이였을 때 작곡한 음악과 그가 어른이 되어서 작곡한 음악 사이에는 근본적인
메이저리그와 한국미국의 메이저리그가 2007년 한 해 동안 TV 중계권료 등의 이유로 1억 달러 이상을 벌어갔다. 한국시장에서 이렇게 막대한 돈을 벌어가면서도 왜 이렇게 메이저리그가 한국을 홀대하느냐? 메이저리그가 한국을 위해 해 준 일이 뭐가 있느냐?“ 고 한국의 기자가 볼멘 목소리로 항의성 질문을 하니까, 대뜸 한다는 말이 “한국 사람들이 메이저리그 같은 수준 높은 경기를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어디냐?” 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건 명백한 실화다. 한국은 메이저리그에 이렇게 엄청난 투자 아닌 투자를 하고서도 고작 이런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이를 너무나 당연시 여기고 있다. 한국보다 그 국가적 위상에서 훨씬 떨어지는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이런 나라에는 팜 스프링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야구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하는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는 늘 이런 식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비교해도 한국과는 하늘과 땅차이다. 박찬호 김병현 최희섭 등의 활약과 일본 출신 메이저리그인 스즈키 이치로, 히데키 마쓰이, 마쓰자카 다이스케 등의 활약상이 확연히 차이가 났기 때문임도 부인할 수 없다. 도미니카 공화국 또는 푸에르토리코 등의
문화를 모르는 무식한 문화평론가18세기 중반, 영국에 처음으로 증기기관차가 등장했을 때,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대중들은 코웃음을 쳤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자욱한 연기, 듣기에 거북한 굉음, 게다가 그 속도조차 눈에 보기에 그야말로 느릿느릿. 사람들은 이런 요상한 형상의 기차가 지나갈 때면 일부러 이 기차 길 옆에서 말을 달리면서 그 기차의 속도가 느림을 비웃곤 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졌다. 그러나 이를 비웃던 사람들 중에서도 몇몇 진지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은 곧장 신으로부터 이 물체의 위대함을 발견하는 특혜를 받았다. 짧은 시간 말을 타고 달리면서 킥킥대기만 한 사람들은 몰랐지만, 오랜 시간을 이 증기기관차를 따라가며 신중히 관찰하던, 소위 진정성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그 중대한 차이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나 쉽게 앞서가던 말이 3-4 시간 이상 달리자, 한 마리씩 차례차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져 갔다. 하지만 -마치 영화 디워에 나오는 이무기처럼 기다랗고 역동적인- 기관차는 지칠 줄 몰랐다. 연신 입김을 내뿜으며, 마치 영화 디워에서 이무기가 여의주를 품고 승천을 하듯, 새 시대를 활짝 열어 제친 후 더 나은 미래로 질주하고 있었다. 오랫
문화현상을 해석할 줄 모르는 평론가들 영화 디워가 애국심 마케팅으로 관중동원에 성공했다느니 그 열기가 파시즘적 광기라니 하는 사람들은 사회와 문화에 대해서 공부를 좀 더 하기 바란다. 아니 먼저 인간에 대한 통찰력부터 더 기르기 바란다. 며칠 전에 개인적으로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일요일 12시에 서울 중심가에 있는 모 교회에서 부흥회를 하는데 좀 참석해 줄 수 없느냐는 요청이었다. 한 시간 10분 정도의 설교를 듣는데 그 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3만원을 준단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한 시간에 3만원 이라는 시간대비 고수익인데도 참석자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휴가철의 일요일인데다 또 포교가 목적인지라 그 교회와 지리적으로 좀 가까운 사람을 찾다보니 그럴 것이라는 판단은 들었다. 바빠서 안되겠다고 하니 다른 사람이라도 좀 소개시켜 주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그렇다. 요즘 사람들은 이렇게 고수익인데도 자기가 싫으면 좀처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기 맘이 내키면 시키지 않아도 헌금까지 내면서 교회나 사찰로 간다. 그런데 영화 관람료 7천원을 자기 돈으로 들이면서 거기다 교통비 등의 부대비용까지 들이면서 한 시간 반이나 하는 영화를 단지
프로 레슬링과 참기름1970년대 초중반 까지만 해도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프로레슬링이었다. '박치기 왕' 김일이 TV에 출연해서 그의 호쾌한 박치기를 선보이는 날이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어린 아이들 할 것 없이 모두가 TV 앞에 앉아 환호했다. 아주 어린 시절이지만 필자도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라는 거대한 몸집을 한 프로레슬링 선수와 김일 선수의 경기를 본 기억이 난다. 한데 어느 순간 프로 레슬링의 인기가 자취를 감추었다. 어릴 적에는 그 현상을 설명할 까닭을 몰랐는데 나이가 들면서 우리 한국 사회를 헤엄쳐 오다 보니 한국인에게 프로레슬링이 일순간에 인기를 잃을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었다. 그건 한국인들의 유교에서 오는 지나친 명분사상이 그 원인이었다고 판단된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음을 느끼지만 십 수 년 전 까지만 해도 한국 사람들의 의식구조를 지배한 것은 마치 탈레반의 원리주의 같은 과도한 명분사상이었다. 언제부터인가 ‘프로레슬링은 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이라는 말이 시중에 나 돌았고 프로레슬링의 인기는 마치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시들해져 버린 것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 한국 사람들만큼 진짜-가짜에 민감한 사람이 있을까? 이라는
장미의 이름'장미는 다른 어떤 이름으로 불리어도 변함없는 향기를 내뿜는다.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2막 2장에 나오는 명구다. 매우 문학적인 말이기는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도 이 명제가 진리일까? 전문가적 시각으로 대답하면 아니다(No!)가 정답이다. 장미에다가 호박꽃이라 이름지으면 호박꽃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장미 자체와 그 본질을 파악하는데 심각한 장애를 겪게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때문에 아무리 장미 비슷한 등급의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이지만 그 꽃이 대중에게 선보여지는 초창기에 누군가 제법 권위 있어 보이는 사람이 나서서 그 꽃을 '쓰레기꽃'이나 '엉망진창꽃'이라는 이름을 달아 대중 앞에 크게 어필한다면 그 이미지는 심하게 훼손되고 만다.그리고 다시 본래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명예회복의 기회를 영영 갖지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일정한 상영기간의 제한이 있는 영화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필자가 보기에 너무나 잔인한 이름이 붙여진 경우를 꼽으라면 '할미꽃'이다)진중권이라는 이상한 문화평론가가 영화 디워를 두고 한 짓이 바로 이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의도적인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모호하지만
인류역사상 최고의 극작가라는 칭호가 결코 부담스럽지 않는 세익스피어의 몇 안되는 희극'한여름밤의 꿈'에서는 요정의 여왕 '오베론'의 심술궂은 장난으로 온갖 진풍경이 일어난다. 이때 이 희극을 보는 있는 관객들은 배꼽이 간지러워서 고통스러울 지경이다. '한여름밤의 꿈'이 참지못할 웃음을 유발하는 가장 큰 동력은 대한민국 최고의 희극 배우였던 심형래(현 디워 감독)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구없다'의 서사구조와 괘를 같이 한다. 즉 관객들은 상황을 뻔히 다 알고 있는데 무대 위의 배우들만은 전혀 모르면서 사건이 전개되는 구조다. 즉 관객과 배우와의 인식의 간격, 거기서 파생되는 기대의 낙차 등이 관객들에게 참지 못할 웃음을 선사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숭고 우아 비장 골계(풍자와 해학)로 대별되는 미학의 4대범주에서 골계미, 그중에서도 특별한 악의나 공격성이 없는 해학미의 근간을 이루는 대표적인 서사구조다. 당연히 이 구조는 전 세계 희극배우들이 즐겨 사용하는 구조며 특히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영국의 대표적 희극배우 '미스터 빈'이 가장 즐겨 사용하고 있다. 생각 해보라. 관객들은 영구 머리 위에서 개미 운동장 만한 부스럼 딱지가 관객들을 웃기고 있고 이미 무대 위
어떤 저명한 교수님의 영화평론어느 유명한 교수님이 어떤 영화를 보고 평론한 글이다.“나는 평소 영화를 볼 때 담배를 몇 대 피우느냐에 따라 그 영화를 평가한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면 담배를 적게 피운다. 지루하고 따분한 영화를 보면 나도 모르게 담배를 피우는데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줄곧 담배를 피워야 했다. 아니 나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치 고문을 당하는 듯 했다. 또 도대체 이 영화에 쓸데없이 소가 왜 그렇게 자주 등장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큰 스님의 다비식도 왜 그렇게 오랫동안 지루하게 다루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었다......(중략)...... 놀라지 마라! 이 글에 나온 영화는 1989년 스위스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그랑프리를 획득한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다. 또 이 영화에 위와 같은 대담무쌍한 평론을 한 사람은 당시 연세대에서 수사학을 가르치고 있었던 마광수 교수다. 그 당시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 라는 베스트셀러 뿐만아니라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너무나 유명했던 마광수 교수의 이런 혹평에도 불구하고 내 생애에서 가장 감동 깊게 보았던 영화 몇 편을 뽑으라면 그 중에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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