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작년 북한 수해 때 지원키로 약속한 쌀 가운데 아직 전달하지 못한 1만500t의 지원을 조만간 재개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대북 수해지원 물자 중 아직 집행하지 못한 쌀에 대한 지원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지원을 계속 보류하는 쪽으로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지원 재개로 입장을 정리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 당국자는 지원 재개로 방침을 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14일 장관 정례 브리핑에서 지원 재개 방침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작년 7월 북측에 수해가 발생하자 쌀 10만t과 시멘트 10만t, 철근 5천t, 덤프트럭과 굴착기 등 건설장비, 모포와 의약품 등을 제공키로 했지만 같은 해 10월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쌀 1만500t, 시멘트 7만415t, 덤프트럭 50대, 모포 6만장, 철근 1천800t 등 잔여 물량 지원을 유보했다. 정부는 이후 2.13합의 등으로 북핵상황이 진전되자 지난 3월 말부터 지원을 재개했지만 쌀 지원은 이렇다 할 설명없이 계속 보류해왔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남측이 경공업 원자재를 북측에 제공하면 북측은 이를 지하자원 생산물 등으로 상환하는 `경공업-지하자원 공동개발 협력사업'이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달 초 열린 실무협의에서 이날까지 제공하기로 합의했던 함경남도 단천지역의 검덕광산과 룡양광산, 대흥광산 등에 대한 지질도와 지질단면도를 이날 오전까지 남측에 보내지 않고 있다. 북측은 경공업 원자재 세부 가격에 대해 합의한 뒤에야 자료를 건네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지난달 말부터 두 차례에 걸쳐 가격 등을 협의했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김중태 통일부 남북경제협력본부장은 이날 한 강연에서 "북측과 품목, 수량, 단가 등에서 이견이 있어 오는 27일 첫 배를 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측이 보내온 자료를 검토한 뒤 오는 25일부터 7월6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던 남북 공동 광산조사도 순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경공업 원자재의 구체적 가격 등을 정하기 위해 이번 주에 다시 북측과 접촉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의에서 합의에 이른다면 27일 첫 지원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18회. 북핵 `2.13합의'가 도출된 지난 2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넉달 동안 남북 간에 이뤄진 당국 간 회담 횟수다. 크고 작은 접촉이 거의 매주 이어진 것이다. 2회. 작년 7월 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부터 올해 2월까지 일곱 달 간 열린 남북 당국 간 접촉 횟수다. 당시 남측의 쌀 유보 방침에 북한이 반발하면서 남북 당국 간 대화는 사실상 단절됐었다. 지난 1년 간 보여진 회담 횟수의 이같은 급격한 변화는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이 있은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불안한 남북관계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물론 2000년 6월13일부터 사흘 간 이뤄진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만남이 남북이 반세기동안 계속됐던 반목의 역사를 뒤로 하고 화해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지난 8일 서울외신기자클럽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7년 간의 과정은 적대를 넘어 화해로, 불신을 넘어 신뢰로,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가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6.15 정상회담 이후 당국 간 만남이 크게 늘어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 열린 각종 접촉이나 회담만 총 194회로, 평균 연간 27.7회에 이른다. 남북 당
남북은 12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제3차 개성공단건설 실무접촉을 갖는다. 13일까지 출퇴근 방식으로 계속되는 이번 접촉에서 남북은 통행.통관.통신 문제, 공단 확대에 따른 북측 노동력 공급 및 숙소 건설,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준비사업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남북이 개성공단건설 실무접촉을 갖는 것은 작년 6월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접촉에는 우리측에서 설동근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 사업조정관 등 3명이,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 5명이 참가한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남북은 7∼8일 개성에서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이행기구 간 제1차 실무협의'를 갖고 경공업 원자재의 세부 가격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8일 "원자재의 품목별 가격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다음에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달 22∼23일 열린 실무협의에서도 같은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었다. 남북은 이번 협의에서 오는 27일 지원할 예정인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500t의 가격이라도 정하려 했지만 양측이 제시한 가격 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남측이 올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경공업품 생산용 원자재 8천만달러 어치를 북측에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 생산물,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갚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남북은 6월25일부터 북측 광산 3곳을 공동 조사하고 오는 27일에는 남측이 의류 원자재 500t을 제공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협의는 지난 달 발효된 `남북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각각 이행기구로 지정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와 명지총회사 간에 이뤄진 첫 접촉이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8일 "개성공단 이외 지역에 투자한 기업들에 대해 여러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 초청 강연에서 개성공단 이외의 북한 지역에 투자한 기업에 대한 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성공단과 같은 세제 혜택이나 대출 편의 등이 이뤄져야 할텐데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기업 몇 곳에 대해서는 실사도 해 어떤 방법으로 지원할 지 검토하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면 만들어야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개성공단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직접 대출과 조세감면, 4대보험 적용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개성공단 이외 지역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 장관은 "한반도 평화는 남북경협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평화가 이뤄져야 남북경협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남북경협이 발전하면 이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문제를 북한의 문제로 남겨두는게 아니라 공동의 문제로
남북은 7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가졌다. 8일까지 출퇴근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협의에서 양측은 대북 경공업 원자재의 가격과 수량, 지하자원 개발 대상인 광산 공동조사 등에 대한 세부 이행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심도있는 논의를 했음에도 아직까지 이견이 남아있다"면서 "합의에 이를 지는 내일 더 협의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 달 발효된 `남북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각각 이행기구로 지정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와 명지총회사 간에 이뤄진 첫 접촉이다. 남북은 지난 달 2∼4일 제2차 경공업.지하자원 실무협의에서 6월25일부터 북측 광산 3곳을 공동 조사하고 오는 27일에는 남측이 의류 원자재 500t을 제공키로 합의했지만 5월 22∼23일 3차 협의에서는 대북 원자재의 세부 품목별 가격 책정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협의에는 우리측에서 김웅희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위원(통일부 회담기획부장) 등 대표 5명과 전문가 5명 등 모두 10명이 참가했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남측이 올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경공업품 생산용 원
남북은 7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에 들어갔다. 8일까지 출퇴근 방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협의에서 양측은 대북 경공업 원자재의 가격과 수량 등 세부 이행 문제를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는 지난 달 발효된 `남북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각각 이행기구로 지정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와 명지총회사 간에 이뤄진 첫 접촉이다. 남북은 지난 달 2∼4일 제2차 경공업.지하자원 실무협의에서 6월25일부터 북측 광산 3곳을 공동 조사하고 오는 27일에는 남측이 의류 원자재 500t을 제공키로 합의했지만 5월 22∼23일 3차 협의에서는 대북 원자재의 세부 품목별 가격 책정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협의에는 우리측에서 김웅희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위원(통일부 회담기획부장) 등 대표 5명과 전문가 5명 등 모두 10명이 참가했다.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은 남측이 올해 의류, 신발, 비누 등 3대 경공업품 생산용 원자재 8천만달러 어치를 북측에 유상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 생산물, 지하자원 개발권 등으로 갚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우리측의 쌀 지원 유보 방침으로 사실상 결렬되면서 남북관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일단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 모습이다. 남북은 7∼8일 개성에서 경공업.지하자원 협력을 위한 실무협의를 갖기로 했다. 우리측의 지난 4일 제안에 북측이 곧바로 응한 것으로, 쌀 지원 유보와 상관없이 남북경협 사업을 차질없이 끌고 가려는 북측 방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쌀 지원 유보 방침이 이미 확정됐던 지난달 24일에도 군사 실무회담을 열자고 제안, 8일 남북 군사당국이 머리를 맞댄다. 아직까지는 쌀 지원 유보로 남북관계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는 않고 있는 셈이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작년 7월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의 쌀 지원 유보 방침을 확인한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소하고 당국 간 대화를 단절하는 등 강력 반발했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장관급 회담에 임한 북측 태도가 작년과는 달리 오히려 우리가 미안해질 정도로 진지하고 차분했다"면서 "이 같은 북측의 태도와 회담 이후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쌀 지원 유보에도 남북관계는 예정대로 진행될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4일 "대북 쌀 지원 문제를 (북핵 2.13합의 이행에) 직접 연관시키기 보다는 한반도 평화가 가시적으로 엿보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북측에) 강조했다"면서 "진행과정에 따라 여러가지로 변화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KBS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한 뒤 "국내외 상황진전에 따라 쌀 차관 제공 문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나 2.13합의 조치가 무한정 늘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6월 중으로는 어떤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본 뒤 "2.13합의가 전혀 가망이 없다는 상황이 올 때는 여러 면에서 다시 한번 (쌀 지원 여부를)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에 "BDA문제와 2.13합의 조치가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먼저 2.13합의 조치를 일정 정도 이행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 장관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남북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이 대북 쌀 차관 문제와는 다른 문제라며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4일 대북 쌀 지원 유보와 관련,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국민과의 약속이라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전했고 북측도 이를 일정 정도 수용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쌀 차관에 대해 "북측은 민족우선 관점에서 남북 간에 인도적 지원 아니냐는 의견이 강했고 우리는 국민 동의를 얻으려면 2.13합의 초기조치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일 끝난 제21차 장관급회담은 우리측이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대북 쌀 차관 40만t 제공을 유보한 데 대해 북측이 `약속대로 쌀을 5월 말부터 달라'면서 다른 의제 논의를 거부, 차기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사실상 결렬됐다. 이 장관은 2.13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쌀 지원이 계속 유보되느냐는 질문에 "두 가지 전제가 있는데 하나는 2.13합의의 이행이고 또 하나는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니 국민의 이해와 동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두 가지가 같이 가는 내용으로 초기조치 이행이 (쌀 지원) 환경을 만들어가는데 중요하다"고 말해 지금의 정부 입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장관은 차기 회담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1일 쌀 차관 제공 문제에 막혀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되면서 이재정(李在禎) 통일부 장관도 시험대에 서게 됐다. 작년 12월11일 취임한 이 장관은 북핵 `2.13합의'라는 국제정세의 `훈풍'을 타고 지난 5개월여 간 북한 핵실험 이후 단절됐던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지난달 17일에는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성사시키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열차 시험운행의 성과를 발판으로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임한 이번 회담에서 이 장관은 `쌀 제공 약속을 지켜야 회담에 임할 수 있다'는 북측의 고집을 꺾지 못한 채 `빈손'으로 회담을 마쳐야 했다. 후속 회담 일정을 잡지 못했고 현재로선 쌀 지원을 가능하게 할 북핵문제의 진전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는 `위기'에 몰린 셈이다. 회담이 이처럼 성과없이 종료된 데는 이 장관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국민여론과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대북 쌀 지원을 2.13합의와 사실상 연계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황에서 이 장관이 쌀 지원과 관련해 움직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남북대표단은 회담 이틀째인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행주산성을 같이 둘러본 뒤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남북 수석대표는 이날 행주산성에서 `행주대첩을 계기로 왜군이 서울에서 물러났다'는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의 설명에 `정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권 단장이 먼저 "자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정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게 돼 있다"고 말을 꺼내자 이 장관은 "격언같은 말씀을 하신다"고 치켜세웠다. 권 단장은 이어 "역사를 길게 보면 일시적으로 불가항력적으로 정의가 부정의로 매도될 수도 있지만 종래에는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의미있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권 단장의 발언에 이 장관은 "정의가 이기는 역사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목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남북회담도 정의를 위해 하는 것 아닌가"라며 화제를 남북회담으로 돌렸다. 만찬이 있었던 워커힐호텔에서는 권 단장이 이날까지 분위기를 평가하면서 "참관도 좋았고 식사까지 오늘까진 좋았는데.."라며 농담처럼 말끝을 흐리자 이 장관이 급히 `수습'에 나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일정이 시작된 29일 서울 그랜드호텔에는 공식 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 오후 5시께 회담장이자 숙소인 호텔에 도착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대표단의 분위기는 대체로 냉랭했다. 권 단장은 호텔 로비에 마중나온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악수를 나누거나 호텔측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을 때에는 잠시 얼굴이 펴지기도 했지만 곧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호텔 2층에 마련된 환담장에서도 권 단장의 표정은 밝지 않았으며 주로 이 장관이 건넨 말에 대한 답변에만 주력할 뿐 되도록 말을 아끼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목소리도 바로 옆에 앉은 이 장관이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할만큼 작았다. 북측의 태도를 놓고 회담장 주변의 분석은 엇갈렸다. 한 회담 관계자는 "남측에서 열리는 회담에서는 북측 대표단의 표정이 밝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이달 말부터 시작하기로 한 쌀 40만t 지원이 북핵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유보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일부 회담 관계자들로부터는 `우려했던 것보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양측 대표단은 환담에서 모내기를 화제로 삼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석하는 북측 대표단이 29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입국, 회담장이자 숙소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나흘 간의 회담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회담은 지난 2월 말 제20차 회담 이후 3개월 만의 회담으로, 북핵 `2.13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대북 쌀 지원이 유보된데 대한 북측의 반응에 따라 회담 성과가 좌우될 전망이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회담진 26명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북측 대표단은 권 책임참사를 비롯해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진식 내각 참사,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 지난 회담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남측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과 박양우 문화부 차관,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유형호 통일부 국장 등으로 대표단이 꾸려졌다. 이재정 장관은 이날 오후 회담장을 둘러보면서 기자들과 만나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한반도 평화정착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저녁 이재정 장관 주재의 환영만찬에 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