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29일 최근 국정원 직원을 사칭해 협박을 일삼거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국정원은 지난 3년(2004∼2006년) 간 국정원 직원을 사칭한 사건이 총 110건으로, 2004년 17건, 2005년 45건, 2006년 48건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전화 발신자 표시를 이용해 국정원 직원을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 모 시민단체 간부인 A씨는 발신자가 `국가정보원'이라고 찍힌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50대 가량의 낯선 남자는 자신을 국가정보원 공안실장이라고 속인 뒤 "지난 2월 당신이 가족 몰래 동남아로 골프치러 간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내 말을 잘 들어라. 그렇지 않으면 주변사람과 지역에 알려 당신을 매장시키겠다"고 A씨를 협박했다. 이 남자는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거나 신고할 시에는 당장 체포조를 보내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공무원 B씨가 역시 발신자 표시가 `국가정보원'인 전화를 받았는데 다짜고짜 "차 빨리 빼"라는 호통소리를 들어야 했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같은 사람으로부터 협박성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개인적 감정에 의한 경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개막, 나흘 간 일정에 들어간다. 지난 2월 말 제20차 회담 이후 3개월 만의 회담으로, 북핵 `2.13합의' 이행이 지연되면서 대북 쌀 지원이 유보된데 대한 북측의 반응에 따라 회담 성과가 좌우될 전망이다.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회담진 26명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다. 북측 대표단은 권 책임참사를 비롯해 주동찬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박진식 내각 참사, 맹경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전종수 조평통 서기국 부장 등 지난 회담과 동일하게 구성됐다. 남측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진동수 재경부 제2차관과 박양우 문화부 차관, 고경빈 통일부 정책홍보본부장, 유형호 통일부 국장 등으로 대표단이 꾸려졌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저녁 이재정 장관 주재의 환영만찬에 참석하며 회담 이틀째인 3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서로의 기본 입장을 확인한 뒤 수석대표 및 회담대표 접촉 등을 통해 본격적인 의견 조율에 나선다.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 등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납북자.국군포
정부는 28일 사단법인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를 남북 경공업.지하자원개발 협력 이행기구로 지정하고 업무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앞으로 원자재 제공규모와 가격, 방식, 수송방법을 결정하고 지하자원 개발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 투자 지원, 대북협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대한광업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 한국신발피혁연구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비누세제협회 등이 참여해 지난 18일 발족했다. 정부는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를 우리측 이행기구로 29일 북측에 통보할 예정이다. 북측은 이미 작년 6월 민족경제협력위원회를 이행기구로 통보했다. 남북은 작년 6월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측이 8천만 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를 제공하고 북측이 지하자원 등으로 이를 상환하는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방안에 합의했다. 합의서는 지난 22일 발효됐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북핵 6자회담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남북이 29일부터 나흘 간 장관급회담을 열고 다양한 의제를 놓고 머리를 맞댄다. 이번 회담은 지난 17일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으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된 가운데 열리지만 북핵 `2.13합의' 이행 지연으로 대북 쌀 지원이 미뤄진 데 대한 북측의 반응이 변수다. 정부는 쌀 지원 의지는 확고하고 2.13합의가 이행된다면 곧바로 지원이 시작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을 설득할 예정이지만 쌀 지원 문제를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대한 남측의 동조 여부를 판단하는 잣대로 삼고 있는 북한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지만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8일 "쌀 제공을 2.13합의 이행 여부에 따라 시기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공언한 것은 민족 내부의 상부상조에 스스로 장애를 조성한 것"이라고 보도해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쌀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북측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보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측의 반응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소간의 신경전은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이 많은 가운데 북측이 남측의 쌀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나흘 간 일정으로 열린다. 지난 2월 말 제20차 회담 이후 3개월 만의 회담으로, 우리측은 경의선.동해선 철도 개통 및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 등을 적극 제기할 방침이지만 북핵 `2.13합의' 이행 지연에 따라 대북 쌀 지원이 유보되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28일 "쌀 지원과 관련한 실무 절차를 차분히 진행해 왔지만 여러 여건상 첫 항차 집행이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쌀 차관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북측도 확인할 수 있으리라 보지만 지금 상황에서 북측의 반응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군사적 신뢰구축 등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 ▲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업 ▲열차 부분개통과 개성공단 통행.통관문제 등 경협활성화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제안할 계획이라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남측이 꾸준히 제기해 온 국방장관회담 개최와 상주대표부 설치 등도 이번에 다시 제안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단장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각각 그대로 맡는다. 권 참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 26명은 29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9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나흘 간 일정으로 열린다. 지난 2월 말 제20차 회담 이후 3개월 만의 회담으로, 우리측은 경의선.동해선 철도 개통 및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 등을 적극 제기할 방침이지만 북핵 `2.13합의' 이행 지연에 따라 대북 쌀 지원이 유보되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남북 단장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가 각각 그대로 맡는다. 권 참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 26명은 29일 오후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첫날 저녁 열리는 환영만찬은 통상 총리가 주재하던 것과는 달리 이재정 장관이 주관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담문화를 간소화하자는 취지에서 환영만찬을 주최측 단장이 맡는 것으로 북측과 합의했다"면서 "만찬 초청 인원도 과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회담 이틀째인 3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서로의 기본 입장을 확인한 뒤 수석대표 및 회담대표 접촉 등을 통해 본격적인 의견 조율에 나선다. 30일과 31일에는 남북 대표단 공동참관도 예정돼 있다. 현재 참관지로는 행주산성과 몽촌토성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29일부터 나흘 간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지난 17일 진행된 역사적인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으로 남북관계에 훈풍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열리지만 지지부진한 북핵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결과를 낙관하긴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로 북핵 `2.13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이달 말부터 제공하기로 했던 대북 쌀 지원을 유보함으로써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BDA문제가 조만간 풀려 2.13합의가 이행된다면 쌀 지원은 곧바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강조한 뒤 철도 부분개통과 군사적 긴장완화 등 현안을 적극 논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아울러 장관급회담이 남북 간 정례적 만남 중에서는 최고위급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다소 실무적으로 진행됐던 회담의 위상을 격에 맞게 끌어올린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 쌀 지원 유보 회담 영향 미칠까 = 작년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을 떠올리면 쌀 지원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다. 당시 쌀 지원과 비료 추가 지원을 유보한 남측의 방침에 북한이 강력 반발하면서 회담은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25일 대북 쌀 차관 제공이 미뤄지면서 29일 시작되는 남북장관급회담이 진통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쌀 차관과 장관급회담은 별개의 사안으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쌀 지원에 합의한 지금과 (북한이 쌀 차관에 반발해 회담이 파행을 겪었던) 작년 장관급회담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북측은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작년 7월 열린 제19차 장관급회담에서 대북 쌀 차관 및 비료 추가제공을 유보하겠다는 남측 방침에 반발, 회담이 공전을 거듭한 끝에 하루 일찍 종결됐고 이후 남북관계는 급속히 냉각됐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북측이 이번 회담에 참석을 거부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북한은 이날 열린 판문점 연락관 접촉에서 장관급회담에 예정대로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예정대로 회담에 참석한다니 한시름 놓았지만 쌀 문제로 회담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여러 사정상 쌀 선적이 좀 늦어질 것 같다"면서 대북 쌀 차관을 북핵 `2.13합의' 이행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미룬다는 정부 방
정부는 25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서 개성공단이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역외가공지역(OPZ)으로 지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정부는 이날 한.미 FTA 협정문 및 부속합의서를 공개하면서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한.미 양측이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에서 OPZ 지정시 고려해야 할 기준을 부과한 것은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며 또한 충족 가능한 과제"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FTA 부속합의서를 통해 OPZ 설립 등을 검토할 한반도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협정 발효 1년 뒤 설치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공개한 부속서에 따르면 OPZ 지정 기준은 ▲한반도 비핵화 진전 ▲OPZ가 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환경, 노동 기준 및 관행, 임금 관행과 영업 및 경영 관행 등을 포함하지만 여기에 한정되지는 않는다고 돼 있어 추가 조건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기준 충족과 관련,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북핵 2.13합의에 따라 해결과정이 진행중인 만큼 긍정적 전망이 가능하며 OPZ지정은 개성공단 활성화를 통해 남북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또 "환경기준은 개성공단이 우리 공단 못지않게 엄격
남북은 제3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실무협의를 22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출퇴근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번 협의에서는 남측에서 올해 북측에 제공하기로 한 8천만 달러 상당의 의류, 신발, 비누 생산에 필요한 경공업 원자재의 세부 품목과 가격산정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지난 2∼4일 열린 제2차 실무협의에서 다음달 25일 북측 광산 3곳을 공동 조사하고 같은 달 27일 남측은 원자재 지원을 시작하기로 했지만 원자재의 세부 품목과 가격은 정하지 못했다. 이번 협의에는 우리측에서 김웅희 통일부 경협기획관 등 9명이, 북측에서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참사인 리영호 단장 등 8명이 각각 참석한다. 남북은 작년 6월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남측이 경공업 원자재를 유상 제공하면 북측이 지하자원 생산물 등으로 갚는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에 합의했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열차 시험운행은 잘 치러졌는데 BDA(방코델타아시아) 문제가 빨리 풀려야 하는데.." 21일 서울 수유리 통일교육원에서 열린 통일교육위원 위촉장 수여식에서 만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과 이후 곧바로 시작될 대북 쌀 지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즉답은 피한 채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이 BDA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는 하는 데 뭔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으니 말이야"라며 답답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이 17일 실시되면서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음에도 지지부진한 북핵 상황때문에 뜻대로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말 예정된 대북 쌀 지원이 고민이다. 정부는 지난달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에서 쌀 차관 40만t을 5월 말부터 지원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2.13합의 이행 여부에 따라 쌀 차관 제공시기와 속도를 조정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해석에 따라 `2.13합의가 이행되지 않으면 쌀 지원은 시작하지 않는다'라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정부는 똑부러진 방침을 내놓지 못
정부는 올해 북한에 제공하기로 한 8천만 달러 어치의 경공업원자재 중 일부를 철도를 이용해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8일 "어제 시험운행을 마친 경의선.동해선 연결 구간의 정식 개통을 앞당기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 중"이라며 "경공업 원자재를 철도를 이용해 북송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23일 개성에서 열리는 제3차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실무회의나 29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21차 장관급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북한에 제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경공업 원자재가 북으로 가고 지하자원을 가져오려면 철도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2∼4일 열린 제2차 경공업-지하자원 실무회의에서 남측이 오는 26일 경공업 원자재 1항차 분을 인천-남포 뱃길로 운송한다는데는 합의했지만 나머지 원자재의 제공 방법은 확정하지 않았다. 이달 말 시작되는 쌀 차관의 경우, 총 40만t 중 5만t은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통해 전달하고 나머지는 해로로 지원한다고 합의해 철도 이용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또 개성공단
50여년만에 휴전선을 넘나들며 17일 진행된 남북 열차시험운행에 대해 남측은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북측은 차분한 모습이어서 대조를 이뤘다. 이 같은 남북 간 `온도차'는 열차 출발 전부터 감지됐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경의선 열차가 출발하기 전 가진 환담에서 "남북이 함께 이뤄낸 위대한 승리의 역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껏 시험운행의 의미를 강조했지만 권호웅 북측 내각 책임참사는 "아직까지 위대하다는 말을 붙이지는 말라"고 했다. 열차 내에 남북 대표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때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져 이 장관이 말을 걸기 전에는 권 참사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경의선 열차가 군사분계선(MDL)을 지나자 이 장관이 "감격적인 순간"이라며 악수를 청했지만 권 참사는 의례적인 말도 없이 무덤덤하게 응할 뿐이었다. 남측 인사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할 때도 권 참사는 애써 창밖만 바라봤다. 그는 남측 취재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조차 전혀 대답하지 않는 등 평소 장관급회담에서 보였던 호탕한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주민들의 반응도 사뭇 달랐다. 문산역을 떠난 경의선 열차가 남측을 지나는 동안에는 손을 흔드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지만
"북한에서 태어나신 외할아버지는 끝내 북녘 땅을 못밟고 돌아가셨는데 외할아버지의 한을 제가 풀어드리는 것 같아요." 17일 군사분계선을 지나 문산에서 개성까지 오간 경의선 열차에 탑승한 탤런트 고은아(19)씨는 북녘 땅이 고향인 외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첫 북한행에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그는 "외할아버지께서 그렇게 북한에 가보고 싶어하셨는데 결국 못가셔서인지 가족들이 제가 북한에 간다니까 난리였다"고 말했다. 고씨는 작년부터 통일부 홍보에 참여하고 있는 인연으로 연예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젊은 세대들은 갈수록 통일에 대해 무관심해지는데 저를 통해 제 또래들이 통일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북에도 더 많은 사랑을 줬으면 좋겠다"면서 "통일부 홍보에도 더욱 많은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이렇게 특별한 날이 아니라 온 국민이 자유롭게 북한을 열차로 오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다음에는 금강산의 사계를 구경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개성=공동취재단) transil@yna.co.kr
한국철도공사 이철 사장은 17일 "다음달 말 평양에서 김용삼 북한 철도상과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 등과 함께 제2차 남.북.러 철도운영자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와 러시아는 이미 동의했고 북측으로부터도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회담이 열리면 한반도횡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북.러의 철도 수뇌부는 작년 3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나흘간 제1차 남.북.러 철도운영자회의를 갖고 TKR-TSR 연결을 위해 공동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사장은 "이번 열차 시험운행으로 TKR과 TSR의 연결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성사 속도는 전적으로 북측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문산=연합뉴스)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