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남북대표단은 회담 이틀째인 3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행주산성을 같이 둘러본 뒤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등 남북 수석대표는 이날 행주산성에서 `행주대첩을 계기로 왜군이 서울에서 물러났다'는 정동일 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의 설명에 `정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권 단장이 먼저 "자기를 지키기 위한 싸움은 정의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기게 돼 있다"고 말을 꺼내자 이 장관은 "격언같은 말씀을 하신다"고 치켜세웠다.
권 단장은 이어 "역사를 길게 보면 일시적으로 불가항력적으로 정의가 부정의로 매도될 수도 있지만 종래에는 정의는 승리한다"고 말했다.
지금의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의미있게 해석될 여지가 있는 권 단장의 발언에 이 장관은 "정의가 이기는 역사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목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남북회담도 정의를 위해 하는 것 아닌가"라며 화제를 남북회담으로 돌렸다.
만찬이 있었던 워커힐호텔에서는 권 단장이 이날까지 분위기를 평가하면서 "참관도 좋았고 식사까지 오늘까진 좋았는데.."라며 농담처럼 말끝을 흐리자 이 장관이 급히 `수습'에 나섰다.
이 장관은 권 단장의 손을 꼭 잡으면서 "오늘까지가 아니지.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고 그렇게.."라고 분위기를 유도했고 권 단장은 "모레도 좋고 영원히 더 좋았으면 이상적인데.."라며 웃음으로 호응했다.
한편 이날 만찬은 아차산 중턱에 고급 빌라 형태로 지어져 한강이 한 눈에 들어오는 쉐라톤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렸으며 식사는 잔디밭으로 꾸며진 정원에서 이뤄졌다.
우리측 대표인 진동수 재정경제부 차관은 "태어나서 처음 왔다"고 했고 북측 권 단장도 "이렇게 잘 준비해 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서울=공동취재단)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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