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정기구독 미디어워치샵

기타


배너

박근혜-이명박 같은 무안신안서 `시간차 유세'

무안.신안서 서로 세과시..김홍업과 `악수'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호남 조우'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면서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정권교체를 위한 지역갈등 해소와 단합'를 강조했으나 정작 자신들은 같은 유세연단에조차 올라서지 않았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19일 오전 차례로 전남 무안 5일장을 찾아 오는 4.25 재.보궐 선거에서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선 후보로 출마한 강성만 후보와 함께 시민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약 20분의 시차를 두고 유세장을 찾아 '극적인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먼저 등장한 것은 전날부터 호남에 진을 치고 있던 이 전 시장. 도착하자마자 시장을 돌아다니며 표몰이에 나선 그는 "경상도에도 다른 당 국회의원이 나와야 하고 호남에서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나올 때가 됐다"면서 "서로 갈등만 할 것인가. 이제 (영남과 호남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박 전 대표가 대중적 인기를 과시하기라도 하듯 수십명의 지지자들을 몰고 유세장에 나타났다. 그도 역시 "이번 재보궐 선거는 정권교체냐 아니냐를 판가름짓는 마지막 관문"이라며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검증논란, 경선 룰 등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신경전을 펼쳐온 두 사람의 기싸움은 이날 유세장에서도 가감없이 드러났다.

마치 '만나지 말자'는 약속이라도 한 듯 이 전 시장이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뜨자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이 사라진 반대방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호남출신의 한 영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무성, 한선교, 이계진, 이인기 의원들을 대동하고 나타나 세를 과시했고, 이 전 시장측에서도 차명진, 이성권 의원이 당초 이날 오전 상경하려던 계획을 연기하면서까지 맞불을 놨다.

두 사람은 이어 나주시 영산포에서 열린 도의원 보선 유세현장에서도 10~20분 차이를 두고 따로 등장해 호남에서의 만남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이날 공동 유세가 무산된 데 대해서도 양 진영은 서로 책임을 미루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공방을 벌였다.

이 전 시장측은 "우리는 호남지역에서 한나라당의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공동유세를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었지만 박 전 대표측에서 극구 이를 피했다"며 "당의 단합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도 함께 연단위에 오른 것이 좋은데 피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측은 "공동유세는 정당연설회나 합동연설을 폐지하자는 선거법 개혁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면서 "조용하고 차분하게 지원연설을 하자는 것이 우리의 원칙인데, 일정을 변경해가면서까지 굳이 우리 앞에 끼어들어서 연설을 하는지 곤혹스럽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대해 유세를 지켜본 한 유권자는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가 호남을 이용해서 정권을 잡는데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같은 당 주자가 공동유세도 못하는 정당이 제대로 된 정당이냐"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두 사람의 지원유세에는 호남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후보 유세로서는 드물게 500여명의 청중이 몰려들어 여론지지율 1,2위 대권주자들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특히 이날 유세는 경쟁 상대인 민주당 김홍업 후보의 선거운동사무실 앞에서 열려 눈길을 끌었고, 당초 박 전 대표와 같은 시간에 유세를 벌일 예정이었던 김 후보는 10분 가량 유세를 연기하는 등 박 전 대표를 '배려'했다.

박 전 대표는 약 5분간 연설을 한 뒤 유세장을 떠나면서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 후보와 우연히 마주치자 먼저 악수를 권하면서 "열심히 하시죠?"라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런 `화기애애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이 떠난 직후 김홍업 후보의 유세에서 민주당 정균환 부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자식들이 오늘 무안에 나란히 등장했다.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아들 가운데 누구를 선택하겠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김홍업이요"라고 화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무안 나주=연합뉴스) humane@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