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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명박 재보선 참패에 `내상'

빅2 고공지지율 민심연계 실패

한나라당이 4.25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하면서 선거과정에 깊이 관여한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적잖은 '내상'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번 재보선의 성격과 의미를 연말 대선의 '전초전' 내지 `정권교체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규정하면서 총력지원을 펼쳤지만 결국 민심을 끌어안는데 실패, 민심의 도도한 바다에서 쓰디쓴 좌절을 맛본 셈이 됐다.

`초식공룡'이라는 당 내부의 경고음은 현실화됐고, 몸집만 부푼 대권주자의 높디 높은 지지율은 결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의 `잔펀치'와 국회의원 보선에서 범여권의 `선거연합'이라는 전술에 허를 찔려 한방에 나가떨어진 꼴이 됐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내내 두 사람간의 팽팽한 신경전이 당의 응집력을 약화시키면서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당 안팎에서 제기될 선거패배 책임론을 비켜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사람이 특히 공을 들였던 대전 서을 국회의원 보선의 패배는 충청권이 역대 대선에서 지역적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온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전반적인 전략수정을 재촉하게 될 전망이다.

외견상 타격은 박 전 대표측이 더 심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병상에서 내뱉은 "대전은요?"라는 외마디로 대전시장 선거 판세를 순식간에 뒤집었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막판 사흘 연속 대전 서을에서 지원유세를 펼치며 '올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했던 '박풍(朴風)'은 끝내 불지 않았고 결국 대전 서을의 승리를 발판으로 이 전 시장과의 대선후보 경선전에서 반전의 계기를 잡겠다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런 지적을 감안한 듯 박 전 대표는 재보선 결과를 접한 뒤 "최선을 다했고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거였다"는 일단은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박 전 대표측은 다만 선거운동 기간 식지 않은 대중적 인기를 확인했다는 점, 그리고 승패에 관계없이 당에 대한 성의를 보여줬다는 점은 당내 경선을 앞두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대전서을의 경우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보다는 이곳 판세가 어려웠기 때문에 전심전력을 다해 도운 것일 뿐"이라며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로 당 대표 시절 선거불패 신화가 단순한 반사이익이 아니라 탁월한 리더십에 따른 것이었음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도 그동안 자부해온 '민심 장악력'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압도적인 여론 지지율을 과시했지만 정작 선거에서 표로 연결되지 못한 냉혹한 현실을 접하면서 '지지율'에 거품이 끼였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범여권의 느슨한 연대가 시도된 대전 서을과 전남 무안.신안에서 각각 국민중심당과 민주당이 승리한 것은 범여권 통합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현재의 대권구도가 유지되길 바라는 이 전 시장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전 시장측은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연말 대선에서 본선 경쟁력이 높은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질 것이란 점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전 시장은 재보선 논평에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며 책임을 통감한 뒤 "국민의 뜻에 따라 앞으로 당을 쇄신해야 한다"며 당을 압박했다.

한 측근은 "양대 대선주자의 지지율 합계가 60%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선거에 이기지 못했다는 것은 대선을 앞두고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라며 "누가 나가도 이긴다는 안일한 현실의식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당직자는 "이번 재보선이 사실상 참패로 끝난 것은 변화에 둔감한 당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지만 선거기간 내내 서로 비방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민을 실망시킨 두 대선주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huma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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