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25재보선에서 대참패를 겪은 한나라당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당내 유력대선주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곧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멈출 줄 모르고 부동의 1, 2위 자리를 고수하던 '빅2'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동반하락 한 것이다.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가 26일 오후 전국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이 전 시장은 39.2%, 박 전 대표는 18.7% 지지율을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일 같은 기관 조사 때보다 각각 4.9% 하락한 것으로 이번 재보선 결과가 하락세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보선 결과가 차기 대선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43%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군들은 손학규 전 경기지사(4.6%),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2.0%), 한명숙 전 총리(1.4%),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1.1%,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0.8%) 순으로 지난번 조사 때와 큰 변화는 없었고, 대신 무응답층은 26.9%에 달하며 지난조사 대비 11.9%가 상승했다.
한편 정당지지도는 한나라당이 44.4%로 3월8일 조사(53.1%)때보다 8.7% 포인트 하락했고, 뒤이어 열린우리당(9.6%), 민주노동당 (6.0%), 민주당 (4.2%), 통합신당모임 (1.8%), 국민중심당(1.5%)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의 경우 텃밭인 대구ㆍ경북에서의 지지도가 72.2%에서 56.1%로 급락했다. 또한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선 61.1%에서 57.4%로, 서울에선 53.%에서 46.8%로 각각 하락했다. 이는 당내 ‘공천헌금'과 '과태료 대납사건 파문' 등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층의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VS 박근혜 재보선 책임공방 설전
한편 이 같은 재보선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4.25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어 당내 분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가 먼저 “‘군대라도 동원해 행정도시를 막겠다'고 한 이명박 전 시장과 유세를 같이 하면, 오히려 표가 떨어지지 않았겠느냐”고 발언한 것이 화두가 됐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 측은 정면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다소 격양된 분위기다.
한편 양측은 선거 결과평가와, 지도부 사퇴 등에 대해서도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최선을 다했고, 유권자의 선택을 존중한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선거였다“며 비교적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이 전 시장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앞으로 당을 쇄신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이명박 전 시장은 이번 재보선 악재를 의식한 듯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이 전 시장 측은 27일 “선거결과에 나타난 민심에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4월26일 27일 이틀간 예정된 부산지역 방문일정을 전격취소하고, 이번 주말로 예정되었던 사무실 여의도 이전 계획을 연기했으며, 당내경선과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잠정중단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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