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참패에 대한 당 일각의 지도부 총사퇴론에도 불구하고 강재섭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재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27일에도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등 재보선 참패 `여진'이 계속됐다.

홍준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재보선 참패에 대한 원인은 지도부가 제공한 것"이라며 강재섭 대표 지역구내 과태료 대납사건, 의협 로비의혹 등을 거론하고 "도덕성도 능력도 없는 지도부가 당헌에도 없는 재신임 절차를 밟는 꼼수를 부리기보다는 깨끗하게 총사퇴하고 새로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 정히 재신임을 받으려면 전여옥, 강창희 최고위원의 사퇴서를 반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현 지도부가 다 사퇴하면 당에 혼란이 온다는 논리는 대선이 7개월이나 남았다는 점에서 맞지 않는 얘기"라면서 "물러날 때 뒷모습이 아름다워야지 복귀할 기회가 있는 것이다. 정치가 정도로 가야지 추잡스럽게 사도로 가서는 안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심재철 홍보기획본부장도 "폐허속에서 딛고 일어서야 한다. 대안부재론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면서 "초선의원을 (대표로) 앉혀놔도 (당은) 굴러간다"고 주장했다.

당 참정치운동본부 유석춘 공동본부장은 SBS라디오 `김신명숙의 SBS전망대'에 출연, "지도부가 조금 더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재보선 참패에 대해 지도부, 대선주자, 소장파 등 원인을 제공한 것이 무엇인지 양파껍질 벗기듯 벗기고 논란을 계속해서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지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태희 여의도연구소장은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국민이 한나라당이 어떻게 변하나를 보고 있는데 전혀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하고 "한나라당 지지율은 언제든 반토막이 될 수 있는 만큼 자기혁신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중진의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다"며 "현 지도부가 심기일전해 경선을 준비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한 중진의원은 "경선을 앞두고 시.도당 위원장 선거도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지도부를 교체하느냐"며 "오히려 박.이간 세싸움만 과열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에 대한 퇴진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 대표는 이날 당사나 국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칩거하며 주말과 휴일 동안 자신의 거취 및 당 쇄신방안 등에 대한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며 "심사숙고해 좋은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만 했다.

전날에 이어 대선주자 `빅2'측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이어졌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두 주자의 지지모임인 `박사모'와 `명박사랑'의 네거티브 공세는 결국 자기들이 사랑하는 후보에게 생채기를 내는 것이자 자해행위"라며 "지지자들을 상대로 주지시키고, 양 캠프에 대해서는 대표 최고위원이나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이 한꺼번에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우석 디지털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후보들의 인식이다. 주자들이 정기적으로 직접 만나 해결하는게 좋다"면서"당 지도부와 후보들이 당일치기건 2박3일이건 상당시간 할애하며 모든 사안에 대한 전반적 점검회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