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가 시험운행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을 넘어 정식 운행한다면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
현재로선 언제 어디까지 개통이 이뤄질 지 가늠할 수 없지만 정부는 개성공단을 연계한 개통을 우선 추진한 뒤 차후에는 평양까지 철길을 뚫는다는 구상이다.
평양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북한의 의지에 따라 당장이라도 가능한 서울-개성 간 정기열차만 운영되더라도 적잖은 경제적 이득이 기대된다.
현재 도로를 통해 운송되는 개성공단 생산품이 열차를 이용하게 되면 대량 운송이 가능해지고 운송시간도 단축될 수 있어 물류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달 말 분양신청을 받는 개성공단 1단계 잔여부지 53만평에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입주하면 개성공단 물동량이 크게 늘어나 도로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물류비용이 줄어들면 개성공단 개발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가 1만3천여 명을 넘어서면서 더 이상 버스만으로는 출퇴근을 하기 어렵다는 고민도 열차를 병행하면 말끔히 해결될 수 있다.
열차를 이용한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관광이 가능해진다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대북 관광사업이 보다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평양 노선이 성사된다면 경제적 이득은 더욱 불어난다.
통일부에 따르면 쌀과 비료 등을 인천-남포 간 해상로를 통해 수송할 시 1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의 운임은 800달러지만 철도를 통해 운송하면 4분의 1로 줄어든다.
물류비 절감은 남북 간 경제교류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남북의 철도가 연결되는 것을 넘어 한반도 철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나 중국횡단철도(TCR)와 연결돼 한반도에서 유럽까지 `철의 실크로드'가 놓인다면 남북 모두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2000년 코트라가 러시아 철도부 발표자료를 인용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에서 모스크바까지 1TEU의 화물을 운송할 때 해상을 통하면 30일이 걸리며 운임은 2천2130달러지만 TSR을 이용하면 운송기간은 절반인 15일로 줄고 운임도 300달러 정도 절감돼 1천822달러가 된다.
그동안 해운이 거의 독점하던 한국과 유럽간 수출입 화물의 수송을 철도가 분담해 양 교통수단의 경쟁을 촉진하고 추가적인 수송요금의 절감과 양질의 수송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어 한국이 동북아 물류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북한도 통행료 등으로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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