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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사퇴 거부 배수진' 성공할까

사퇴압력에 정면돌파…한화 접촉여부가 최대 변수



이택순 경찰청장이 김승연 한화그룹 보복폭행 사건 수사 지연 등의 여파로 촉발된 퇴진 압력에 대해 `사퇴거부'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청장은 28일 오전 소집한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은 경찰이 일치단결 해야 할 때다"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청장은 "15만 경찰을 대표하는 치안총수로서 현 상황에 대하여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라고 말했으나 본인의 거취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하루 빨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과 함께 이번 사건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진단하여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사퇴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배수의 진'을 치고 조직의 위기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따라서 이 청장은 경찰 총수직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난국 타개책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나 얼마나 약발이 받을지는 미지수다.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감찰 및 징계 추진, 검찰수사 의뢰 등의 과정에서 보여준 이 청장의 태도를 질타하는 여론이 경찰조직 안팎에서 비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명하복이 최대 덕목인 경찰 내부에서 "이 청장이 자리 보전을 위해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라는 실명의 비판마저 아무런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고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청장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던 만큼 수사 결과에 대해 국민으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검찰에 수사를 맡기는 결정을 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동요하는 조직을 추스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총수직을 유지하더라도 실추된 권위 때문에 조직을 조속히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특히 이 청장의 결백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화와 접촉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태는 최악의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청장이 당면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1차 관문은 검찰의 통화내역 조사다.

이 청장은 "본 건과 관련해 한화 관계자들을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라고 해명해 왔으나 검찰의 통화내역 추적 조사에서 한화측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본인의 자리 보존이 위험해지는 것은 물론, 검찰의 소환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불운을 맞게 될 지도 모른다.

이 청장이 이 관문을 무사히 통과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는 `대화 내용이야 어떻든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3월 8일 이후 한화측 관계자를 접촉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애매한 태도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이 청장과 친분 관계가 있는 한화증권의 Y고문은 "이 청장과 1년에 3∼4차례 만나는 사이지만 이번 건과 관련해 접촉한 적은 없다"라고 경찰청 감사관실에 밝혔으나 감찰조사 과정에서 이 청장 본인이나 측근의 통화내역이나 행적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도 뇌관이 될 수 있다.

만약 이 청장이 스스로 본인의 결백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 정치권, 언론 등에 의해 한화 측과 접촉했음을 의심케 하는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사건무마 청탁 유무와 무관하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소지도 있다.

정말 떳떳하다면 여러 차례 기회가 있었는데 왜 스스로 소명하지 않았겠느냐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면서 퇴진 압력이 감당할 수 없을 지경까지 거세질 수 있다는 얘기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시위 농민 사망사건과 관련해 퇴진하라는 여론의 압력을 받고 끝까지 버티려 했으나 여권의 정치적 부담 때문에 결국 낙마한 전철을 이 청장이 답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청장의 이번 정면돌파 결심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가장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연합뉴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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