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비상대권 수임기간 종료를 앞두고 당 지도부와 추가탈당파 사이에 범여권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우리당 지도부는 이르면 10일께 우리당과 민주당 일부, 시민사회 세력을 아우르는 '제 3지대'를 형성해 신당 창당을 선언, '대통합'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장담한 반면, 추가탈당파는 당 지도부가 자신들의 움직임을 '물타기'하기 위해 통합 작업을 급조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탈당시점을 예정보다 앞당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6.10 항쟁 기념일인 10일께 대통합신당 창당 선언을 하기 위해 제 정파와 협의하고 있다"면서 "목표는 그렇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창당 선언이 14일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구상중인 대통합신당은 '통합번영 미래구상' 등 시민사회 세력이 먼저 '제 3지대'의 '깃발'을 들면 우리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 민주당, 국민중심당 등이 여기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는 "창당 선언 단계에서는 기존 당적을 갖고 있어도 관계 없는 만큼 창당준비위 단계부터 우리당 일부 의원이 탈당해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달 안에는 일부 탈당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아무 것도 안된 상태에서는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통합번영 미래구상 최열 공동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현실 정치인 없이 신뢰있는 정당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제도권내에도 개혁적 분들이 상당수 있다"면서 "가급적 10일 전후해서 창당을 제안하고 발기인대회를 할 때는 정치인들도 참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우리당 지도부와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중진과 친노(親盧)파의 당 지도부에 대한 지원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 의장과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희상(文喜相) 전 의장은 전날 추가탈당파 주도세력 중 한명인 정대철(鄭大哲) 고문을 만나 당 지도부의 대통합 작업에 힘을 합칠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기홍, 김형주, 김태년 의원 등 옛 참여정치연대(참정연) 소속 의원 5명은 전날 저녁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가 추진중인 대통합 작업을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 이들은 또 친노(親盧)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柳時敏)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선후보 경선에 동시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통합신당창당추진위(가칭)' 결성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당 추가탈당파 핵심인사들은 1일 오전 여의도 정대철(鄭大哲) 고문 사무실에서 모임을 갖고 지도부의 통합 작업 가속화,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의 협상 진전 등 최근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문학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갑자기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우리의 움직임에 대한 물타기 성격이 짙다는 의혹이 있다"며 "당초 15일로 예정된 탈당 시점을 10일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비롯한 대응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탈당계를 받은 의원 수는 10여 명으로 늘어났다"면서 "그러나 탈당계 제출 인사에 대해 중계방송하듯이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