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은 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전날 참여정부평가포럼 연설과 관련, 노 대통령이 또다시 정치개입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주장을 했다며 대체로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범여권에서는 `친노' 의원 일부를 제외하고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소속 대선주자들을 비판하고 기자실 통폐합문제를 재론한 것이 범여권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이 우세한 편이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말씀은 상당부분 동의할 수 있으나 과유불급(過猶不及.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이라며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역사의 몫이므로 , 지금은 참여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정에 전념해야 할 때다. 대선 등 향후 정치는 당의 몫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정치불개입'을 당부했다.

우리당 한 재선의원은 "이제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논평하고 대꾸할 생각조차 없다"며 "통합문제를 포함해 정치현안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고,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도 국민의 몫이어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양형일 대변인은 "대통령이 참평포럼에 나가서 정치에 개입하는 발언을 하는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시비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정책내용이라고 하더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직접 공격한 것은 정치적 시비의 대상이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양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대통합과 후보단일화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당 해체와 탈당 주장을 외통수 전략이라고 비판한데 주목하면서 "대통령이 자신의 인식과 기준으로 모든 것을 재단하려는 태도야말로 독선적 사고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이 친위부대 성격의 모임에 가서 4시간 넘게 연설한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울 따름이다. 그 정성과 열정을 생산적인 일에 쏟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안타까움이 남는다"며 "자화자찬의 원맨쇼에 감동할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한나라당 주자 비판에 대해 "한나라당이 가장 원하는게 노 대통령과의 대립구도인데 거친 공격이 오히려 그들을 살려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유 대변인은 대통합과 후보단일화의 병행추진 입장에 대해서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주장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인지 "모처럼 옳은 말을 했다. 사하라 사막과도 같은 삭막한 연설 가운데 한 점 오아시스와 같은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민생정치모임 정성호 대변인은 "참으로 답답하다"면서 "대통령의 지지자를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민의 범여권 지지를 얻어내는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범여권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확산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우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전병헌 의원은 노 대통령을 강사로 초청한 참평포럼을 겨냥해 "수험생이 시험보다 말고 자기가 채점하겠다고 나서는 격으로서 점입가경"이라며 "참평포럼 역시 과유불급의 불명예를 잇는 사례의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친노(親盧) 성향 의원들은 노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 수준이라고 옹호하면서 통합의 병행추진에 대한 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다.

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과 참여정부의 정책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 행위"라면서 "평면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이 자기 당 후보를 위해 모금 활동, 유세까지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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