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교착상태에 빠져있던 범여권 대통합 작업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이라는 돌파구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에서 오는 18일을 전후해 일부 전.현직 의원들과 광역단체장들이 동시에 탈당해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지지조직인 선진평화연대, 시민사회 진영인 미래창조연대와 함께 `제3지대 신당'을 만들고, 여기에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본류가 추후에 합류하는 시나리오가 현실감을 얻기 시작했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김영진 전의원 등 대통합파 8인은 16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회동을 가진 뒤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민주개혁세력 대통합을 위해 제3지대에 대통합신당을 창당하는데 함께 나설 것을 결의했다"며 "뜻을 같이 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시민사회가 함께 하는 `대통합신당 창당 주비위'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3지대신당 창준위 구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당적을 정리하게 될 것"이라면서 금주중 원외 인사 60여 명과 함께 탈당을 결행할 것임을 기정사실화하는 한편, 우리당내 통합 거부세력과 통합민주당내 반통합파를 싸잡아 비판했다.
우리당 탈당파 의원들로 구성된 대통합추진모임도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의원들의 창당주비위 구성 제안을 적극 지지하고, 조만간 추가 탈당그룹, 대통합추진모임, 선진평화연대, 미래창조연대 등 4자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열어 공동창준위 구성과 창당 일정을 논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처럼 대통합추진모임 의원 43명과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의원 4명을 중심으로 제3지대 신당의 토대를 만들면 여기에 15명 안팎의 우리당 일부 중진 및 초.재선 의원들이 개별탈당 형식을 통해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60석 안팎의 원내 제2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범여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인 손 전 지사측 선진평화연대의 합류까지 이뤄지면 제3지대 중심의 대통합 흐름은 되돌리기 힘든 대세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와 관련, 미래창조연대는 이날 오후 시내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성 정치권이 시민사회세력 주도 신당의 중앙위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대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과 일정을 밝힌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공동 창준위를 구성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어 다소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에서는 전날 정세균(丁世均) 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면 조건과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합류할 것"이라며 통합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 데 이어 이날 장영달(張永達)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합문제는 더 이상 머리싸움 할 때가 아니고 행동할 때"라며 "통합민주당과 우리당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대통합에 투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민주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의 제3지대 신당 합류 선언으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3지대 신당이 중도개혁주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며, 열린우리당이 통째로 합류하는 방식은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천(朴相千) 대표는 회의에서 "대선승리를 목표로 한다면 무조건 대통합이 아니라 뚜렷한 정책노선으로 당내갈등이 없는 중도개혁대통합 정당을 탄생시켜야 한다"면서 "제3지대를 추진하는 사람들에게 제3지대 신당의 정책노선을 경제성장과 서민.중산층 보호를 병행하는 중도개혁주의로 천명해줄 것과 열린우리당과의 합당 형식을 통해 통째로 합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당 친노그룹은 당 지도부가 소속의원들의 개별탈당을 사실상 기획.용인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김형주 의원은 "당 지도부가 왜 의원들 탈당을 기획하고 개별적으로 요청하느냐에 대한 불만이 있다"며 "실제로 마음이 급하고 혼비백산하는 것은 통합민주당 지도부일텐데 우리가 너무 응해주고 있다는 것이 불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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