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후보의 범여권 통합에 대한 발언의 진위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순형 후보는 5일 경기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권 대선후보 단일화는 '반(反)한나라당'이란 명제와 양당제도의 부활이라는 대국적인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헤럴드경제는 조순형 후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10월 중순 두 당의 경선이 끝나면 다시 통합을 논의할 것. 선거에서 이기려면 명분도 필요하지만 세력도 중요하다”면서 “후보 단일화를 하려면 당끼리의 통합은 불가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조순형 후보가 그간 주장해온 당대 당 통합 불가 원칙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에 충격을 줄 만한 발언이다. 이제껏 조후보의 정치적 자산은 대세를 따르기 보단 대의를 따른다는 그의 소신 때문이기 때문이다.

논란이 가열되자, 민주당의 유종필 대변인은 “민주당 예비후보인 조순형 의원이 ‘민주당과 신당의 경선이 끝나면 다시 통합을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가 나왔다. 조 의원 측에 확인해본 결과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조순형 후보 측의 장전형 대변인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러나 조후보의 발언을 보도한 헤럴드경제의 기자는 빅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조 기자 할 때 법사위 출신 조후보를 알아 인사 차 들른 김에, 차 한 잔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후보의 발언 취지는 “대선 출마해서 선거를 뛰는데 세력이 약하다보니 힘들다. 후보단일화 하면서 당대 당 통합도 같이 이루어져야 된다”는 뜻이라 표현했다.

또한 “기자들이 흔히 유도질의해서 돌출 발언을 끌어내기도 하지만, 그럴 분위기도 아니었고, 나 스스로 출입을 하지 않는 데스크라서 조순형 후보의 통합 발언이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다”며, “만약 이 정도로 큰 사안인 줄 알았다면 더 집요하게 물어봤을 것”, “나중에 민주당 출입기자에게 알려주니까, 조순형 후보가 입장을 바꿨냐고 물어보길래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오보의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조후보 측으로부터 항의나 정정보도 요청은 전혀 없었다”며 일축했다

헤럴드경제의 기사는 그 이전에 작성된 CBS 노컷뉴스의 기사가 근거를 뒷받침한다. 조후보가 경기도의회에서 갖은 기자회견에서 “후보단일화는 양당제 부활을 위한 것”이라 발언한 것.

민주당의 그간의 후보단일화에 대한 관점은 97년 때의 DJP연합과 같이 기존의 당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실제로 당시 새천년민주당과 자민련은 후보단일화 이후, 각자의 정당을 유지한 채 집권했다. 만약 조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양당제 부활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면, 기존의 민주당의 후보단일화 논의와는 크게 어긋나는 것이다.

반면 조후보는 오늘 전주 기자간담회에서 “당대 당 통합을 절대 있을 수 없다”며 기존의 통합불가론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통합불가 논리로 지지세를 확보하여 후보에 당선된 뒤, 전격적으로 합당을 추진하면 당권과 지지자들은 어떡하느냐며 의혹을 제기하는 분위기이다.

한편,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는 민주당의 조순형 후보 편들기와 관련해, “햇볕정책 등 노선과 민주적 경선 원칙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라며 “특정 후보의 문제제기에 따른 것으로 보여지는 일정변경은 원상회복돼야 한다”며 경선불참을 시사했다.

김민석 후보는 일방적인 여론조사 반영과 갑작스런 제주경선 변경에 대해 당 지도부에 항의하며, “비행기표가 없어 제주경선을 연기했다”는 당의 주장에 대해 “내가 이미 18-20일자 제주행 비행기표 45매를 예약해놨다”며, “비행기표가 없어 제주경선을 연기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후보는 “지난 며칠 동안은 충격적인 마음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면서 “5년 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를 위해 나갈 때 한달 이상 고민하고, 후보단일화만이 민주당을 살리고 승리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총대를 멨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슴이 아프진 않았다”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