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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호통치는 김근태, 이회창이 뜬다

이회창을 지지한다 두 번째 글


듣자니 김근태가 말실수를 했단다. 엄밀히 따지면 실수는 아니다. 속내를 홧김에 드러냈을 따름이다. 국민들이 노망이 들었기 때문에 이병박이 지지율 선두를 달린다고. 김근태의 이야기를 단골분식집 주인아주머니 같은 호남사람들한테 들려주고 싶다. 노무현을 아직도 아군이라 생각하는 노망난 호남인들로 말미암아 진보진영과 개혁세력이 요 모양 요 꼴로 폭삭 망했다고.

김근태는 분위기 파악에 항상 서툴다. 원더걸스가 돼야 할 때는 거성 박명수가 되었고, 거성 박명수가 되어야만 할 적에는 원더걸스로 변신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반대하는 노무현 면전에서 김근태는 살랑살랑 춤을 추었다. 반면, 국민이 노망났다고 일갈할 때의 김근태는 확연한 호통모드다. 노무현한텐 살랑살랑 춤추고, 국민에겐 오만방자한 호통개그를 선보이는 GT의 모습에서 우리는 범여권이 쫄딱 망한 원인의 8할을 발견한다.

분식집으로 돌아가자. 아주머니의 문국현 평가는 정곡을 찔렀다. 연초에 나왔어야지! 느낌을 대강 정리하면 그녀는 틀림없이 정동영에게 투표할 성싶다. 노무현을 찍었던 만큼의 열정과 믿음은 아니겠지만…. 노무현의 공과를 모두 안고 가겠다고 공약하는 대통령 후보자는 현재 정동영이 유일하다. 공과를 안고 가겠다는 약속은 곧 노무현 정권은 성공했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김근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동영은 대단히 이른 나이에 치매에 걸린 셈이다.

단골분식집 아줌마의 이회창 비평은 나에게 핑계거리를 선사했다. 호남인들조차 이회창을 적극적으로 비토하지 않는 판국에 내가 昌을 찍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대신 나의 이회창 지지는 이명박이 낙마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지속될 때만 유효하다. 한나라당의 정식 스페어 후보로 이회창이 공식 선포될 경우에는 이회창에 대한 지지를 즉각 철회할 작정이다. 이회창을 찍으라고 주변사람들을 설득할 의사 또한 없다. 찍겠다는 인간 만류하지도 않을 터이나.

이회창의 사후에 그의 뇌가 미국의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에 기증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인슈타인의 두개골에 필적하는 연구 및 보존가치가 존재할 테니까. 나이를 먹으면 뇌세포가 죽으면서 두뇌회적 속도가 감퇴돼야만 정상이다. 한데 이회창은 정반대에 해당한다. 매일 아침 자고 일어날 적마다 뇌세포 개수가 왕성하게 증가하는 기색이다. 가면 갈수록 지능적으로 변모하기에.

제17대 대통령 후보로 무려 12명이 등록했다. 기호 3번 권영길부터 군소후보다. 여기에 이인제, 심대평, 문국현, 이수성을 더한 범위까지가 군소후보에 속한다. 나머지는 군소후보마저 되지 못하는 이른바 ‘듣보잡’들이다. 명색이 정권컨설팅 사업을 한다는 나도 솔직히 말하면 대권후보들 이름을 다 외울 자신이 없다.

기호 1번 같은 기호 12번. 바로 이회창이다. 무소속 후보에게 가장 마지막 순번이 배정되는데 하필이면 이회창이 그걸 꿰찼다. 더욱이 11번은 서울대학 총장에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왕년의 잠룡 이수성이다. 이회창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정당을 창당할 여력과 여건을 갖췄다. 다각도로 계산한 결과로 일부러 무소속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가 일찍부터 대권 3수를 기획하고 준비해왔음을 알리는 증거이리라. 불길한 숫자인 13이 아닌 상서로운 수인 12를 차지한 건 그저 재수가 좋은 탓이라 하겠고.

국민원로가 이회창을 지지하는 동기는 간단하다. 지긋지긋하기 짝이 없는 빌어먹을 놈의 노무현 프레임을 박살내지 않고서는 대한민국은 미래가 없다. 노무현 프레임 혹은 노무현 학습효과가 계속 맹위를 떨치면 이명박 부류의 인간들이 두고두고 정권을 잡을 수밖에 없다. 노무현 프레임은 노무현이 청와대에서 물러난다고 하여 사라지지 않는다. 노무현 프레임의 뿌리는 정서다. 서민대중의 환멸과 배신감이다.

정서, 즉 대중의 환멸과 배신감이 한국정치의 지배자 행세를 하는 이상에는 정책이고, 비전이고, 구도고, 진영이고 순전히 개 풀 뜯어먹는 소리에 불과하다. 적당히 쇼하고, 적당히 사기치고, 적당히 거짓말하고, 적당히 연기 잘하면 보수에 가서도 짱을 먹고 진보에 껴서도 대장 노릇을 할 수가 있는데 진영, 구도, 비전, 정책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노무현 프레임을 깨부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다. 환멸을 극복하고 배신감을 달랠 카타르시스의 출구와 계기를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적당히 쇼하고, 적당히 연기하고, 적당히 사기치고, 적당히 거짓말 잘해서 보수진영에서 대장 노릇하며, 개혁세력서 짱 먹은 잡것들을 철저하게 응징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담당할 복수의 화신 역할을 지금은 이회창만이 수행 가능하다. 노무현을 구속시키고, 이명박을 사법처리할 의지와 능력을 가진 대선주자가 염병하게도 이회창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눈 딱 감고 미친 척하고서 이회창을 지지한다. 좌우의 잡놈들이 깨끗이 소탕된 다음, 제대로 된 진보와 양질의 보수가 다가오는 2012년 진정한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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