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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과 바보온달, 딸들의 혼수자금 3억원

사과와 반성할 줄 모르는 문국현의 한계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 답보가 낳은 장점이 한 가지 있다. 아무런 걱정과 부담 없이 그를 비판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문국현 스스로가 자력으로 이명박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거나, 혹은 정동영과 문국현의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는 즉시 범여권 단일후보의 지지도가 이명박의 그것을 압도할 경우 입 꼭 다물고 문국현의 실수들을 덮어주고 있었을 테니까.

빨아주나 안 빨아주나 5프로! 문국현의 최종 낙찰가다. 문국현 지지자들은 그에 대한 쓴소리에 격분할 이유가 전연 없는 셈이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은 법이다. 정치인으로 롱런하겠다는 문국현의 약속과 다짐에 진정성이 담겼다는 전제 아래 국민원로의 지적과 질책을 진지하게 경청해주시기 바란다.

두 딸 명의의 주식과 예금이 딸들 혼수자금이라는 문국현 진영의 설명을 듣고서 나는 기함할 뻔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욕 못 먹어서 환장한 인간들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내놓을 수 없는 얼토당토않은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찌 하는 것이 효과적 수습책이었을까? 특별히 어려운 질문은 아니다. “죄송합니다. 시정하습니다.” 국민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 말하면 충분히 끝나는 것이었다. 사과와 반성만큼 효과적인 응급처방은 선거판에 존재하지 않는다. 잘못했다는데, 미안하다는데 지들이 어떡할 거야? 몽둥이 들고 쫓아갈 터인가?

자신이 배웠다고 자부하거나 또는 똑똑할 줄로 착각하는 사람들은 정동영을 매일 사과와 반성만 한다고 조롱하기 일쑤다. 심지어 정동영의 사과 릴레이와 반성 퍼레이드를 소재로 다룬 헤딩라인 뉴스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평가는 다르다. 정동영의 가장 커다란 자산이 사과와 반성이다. 비록 지지율은 죽을 쑤고 있을망정 그가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다가도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비결과 원동력은 사과와 반성 카드를 시의적절하게 써먹었다는 점에 있다.

잘못은 재앙을 초래하지 않는다. 잘못된 일을 억지로 합리화시키려는 시도와 노력이 화를 부른다.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이 도청으로 말미암아 백악관에서 쫓겨난 게 아니다. 거짓말이 그를 탄핵 일보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가까운 예로 김상혁이 음주운전으로 인해 잠수를 타야 했던가? 술은 마셨지만 음주는 아니었다는 해괴한 궤변으로 매를 벌었지.

딸네미들 혼수자금 운운했을 때 대다수 국민들의 느낌은 이랬으리라. 현찰로만 3억을 준비했다면 다른 형태의 혼수까지 더하면 적어도 10억은 챙겨가지고 시집가겠네…. 결혼비용으로 무려 10억 원을 쓴다는 얘기는 이른바 ‘사’자 돌림 남편감 구한다는 뜻이다. 문국현의 여식들은 취미생활 내지 심심풀이 땅콩 차원에서 웰빙형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다는 악의적 해석조차 가능하다. 간단한 사과와 짧은 반성으로 쉽사리 매듭지을 사태를 무리하게 봉합하려다가 도리어 유권자들의 의구심만 잔뜩 키운 꼴이다.

다음에는 무슨 해명이 등장할까? 재미있는 상상을 해본다. 문국현 딸들은 평강공주 마인드의 소유자란 대변인 성명이 발표되지 않을까 하는. 재능은 출중하되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꿈과 포부를 펼치지 못하고 있는 서민계급 자제들과 혼인하기 위해 결혼자금을 바리바리 마련했다고. 능력은 있으나 돈은 없는 대한민국의 수다한 바보 온달들한테 그녀들은 용기와 희망을 선물하기 원한다고.

정치 결코 만만하지 않다. 문국현 후보는 이번 소동을 언짢게 여기지 말고 귀중한 교훈을 체득하는 데 필요한 수업료를 치른 걸로 생각해야 마땅하다. 현실정치에 입문한 지 석 달 남짓한 초짜 정치인 치고는 비교적 선방하는 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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