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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찍긴 찍겠지만

치안과 국방을 보수에 넘긴 진보들

나는 4월 9일의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는 통합민주당을, 전국구는 진보신당을 지지할 작정이다. 노무현의 푸들들을 대거 살려주는 용두사미의 무늬만 공천혁명을 연출한 정당에게 비례대표 선출에서까지 투표할 의사가 현재로서는 전연 없다. 그렇다고 개운한 마음으로 진보신당을 미는 것도 아니다. 진보신당 당원들과 나 사이에는 메울 길 없는 정서적 괴리가 엄존하기 때문이다.

면목동에서 지난 달 중순쯤에 경험한 일을 얘기하겠다. 지인을 만나려고 지하철 7호선 면목역에서 내렸다. 약속시간이 조금 엇갈린 까닭에 면목역 바깥에 조성된 근린공원에서 30분 정도를 하릴없이 빈둥거려야 했다. 정말 가관이더라. 중학교 3학년도 채 안 될 어린 남녀 10여 명이 공원 한가운데서 신나게 까불고 있는 중이었다. 흡연이야 저희들 건강 해치는 거니 내 상관할 바 아니고, 문제는 사내녀석들 중 몇몇이 자기들 큰 누나뻘 되는 지나가는 아가씨들을 은근히 희롱하는 거였다.

국민원로가 장총찬도 아닌데 어쩌겠나? 그저 힘없이 방관할 수밖에. 때는 겨우 7시가 갓 넘은 시점이었다. 초저녁부터 저러고 있는데 심야에는 무슨 험악한 사건이 벌어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애새끼들이 조용하고 쾌적해야 할 주택가 근린공원에서 분탕질을 치고 있음에도 우리의 민주경찰은 코빼기조차 비치지 않았다. 거의 반시간이 다 되어서야 순경 한 명이 낡은 오토바이를 끌고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그리고 불량 청소년들에게 몇 마디 던지고 이내 사라졌다. 곧바로 지인에게서 휴대전화가 걸려와 나도 그곳을 떠났다.

한국사회에서 분배의 정의가 실종된 분야가 비단 돈과 땅만은 아니리라. 방범서비스 역시 엄청나게 양극화되었다. 강남에 가봐라. 10분 간격으로 순찰차가 돌아다닌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형제도는 서민대중이 의지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장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통계 들이대며 사형제 폐지가 강력범죄 예방효과가 적다는 소리 해봤자 국민들한테 면박이나 당하기 십상이다. 그러한 논리를 펼치는 진보진영의 지식인들을 접할 적마다 IMF 사태의 주범들이 자동으로 연상된다. 지표로 표시되는 펀더멘탈은 끄떡없다고 장담하던

치안과 국방을 보수세력의 전유물로 남기고서는 진보는 미래도, 희망도 없다. 잘못된 사회구조에서 범죄의 궁극적 원인을 찾는 것이 원칙적으로는 옳다. 그러나 구조만을 탓하면서 흉악범들이 받아야 마땅할 형벌까지 낮춰서는 곤란하다. 나도 안양에서 어린이들을 유괴한 살인범 못지않게 성적으로 외로운 인간이다. 하지만 섹스에 굶주린 모든 사람이 남의 집 딸자식들을 납치해 입에 담기조차 끔찍한 몹쓸 짓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나의 한 표는 지금의 진보신당에 일단은 잠시 묻어두었다가 안보와 안전이 완벽히 준비된 새로운 진보정당이 출현하면 즉각 그리로 옮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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