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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민주당 죽이기, 현재 막을 길 없어

2003년도 이어, 민주당 또 다시 분열 사태 오며 무너질 듯

유시민이 결국 친노신당에 입당하여 정치재개를 선언했다. 이는 손학규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서 탈당한 유시민의 행보로 볼 때 충분히 예견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미 민주당의 간판으로 집권을 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에서야, 굳이 사후 신변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신당창당에 소극적일 수 있으나, 유시민을 비롯한 친노세력으로서는 자신들의 정치 활동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유시민은 2002년도 개혁당 창당, 2003년도 열린우리당 창당에 이어 세 번째 신당 창당을 한 셈이다. 개혁당 창당의 명분은 후보 노무현을 흔드는 구 민주당 세력들로부터 노무현을 지키기 위하여, 열린우리당 창당은 2004년 총선에서 영남의 의석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었다. 그때에 비한다면 이번 친노신당 창당은 명분에서 크게 떨어진다.

유시민, “민주당에는 꿈과 이상이 없다”

그래서 유시민이 내놓은 명분은 “민주당에는 꿈과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유시민이 참여한 친노신당은 오마이뉴스, 한겨레, 프레시안, 경향신문 등이 주최한 진보연합 토론회에서 바로 이러한 창당 명분으로 공격받았다. 특히 경향신문의 이대근 정치국제 에디터는 “정당을 창당하려면 노선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의 노선과 무엇이 다르냐”고 따져물었고, 당시 천호선 위원장은 “민주당의 노선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정당의 구조가 상향식으로 다르다”는 답변을 하였다. 유시민 역시 “친노신당의 노선은 민주당, 진보신당, 민주노동당 등 어느 사이에 있을 것”이라 애매한 답을 해오곤 했다. 한 마디로 정당 창당의 기본인 노선에서 차별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유시민이 내세우는 정당 민주화 역시, 이미 개혁당과 열린우리당의 실패로 심판을 받은 상태이다. 특히 개혁당과 열린우리당은 창당 주역인 유시민 스스로 무너뜨리기도 했다. 유시민을 믿고 당비를 스스로 내며 참여한 서민 당원들을 기만한 행위이다. 이에 대해 유시민은 당원들에게 아직까지 진심으로 사과한 바 없다.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개혁당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실패의 경험을 살리겠다”는 자기 중심적인 해명을 했을 뿐이다. 유시민에게 서민 당원은 자신의 성공을 위한 실험의 도구일 뿐이었다. 이번에도 수많은 서민당원들은 유시민에 투자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이 정당이 어떤 정당과 합당하여 사라질지 모른다. 유시민은 이에 대한 분명한 답을 했어야 했지만, 이미 두 번의 정당을 팔아먹은 전력 탓에 확실한 답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유시민이 정당을 창당한 이유는 크게 보면 한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문제이고, 작게 보면 친노세력들의 지위 보전의 문제이다.

친노신당 창당은 영남민주화 세력의 보복심리

민주화 운동세력 중 호남 세력은 최소한 자신들의 지역에서는 대우를 받으며,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되는 특혜를 누려왔다. 반면 노무현 등 영남 민주화세력은 자신들의 지역에서조차 박해를 받으며 고난의 길을 걸어왔다. 노무현은 바로 이러한 고난의 길에 대한 평가를 받으며 대통령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과 유시민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영남 민주화세력의 역사적 보상을 위해 민주당을 분열시켜 열린우리당 창당에 나선다. 이러한 열린우리당 창당에는 DJ집권 당시에도 자리를 찾지 못했던, 언론과 시민사회 세력이 대거 합류했다. 오랜 야당생활 동안 자신의 조직을 다져온 DJ에 비해 친노세력의 경우 빈 공간이 많아 언론과 시민사회의 참여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무현 정권 당시에 언론계와 학계, 시민사회 인사들 중 갑작스럽게 조중동만 한번 비판하면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노무현 정권의 이런 특성 탓에 좌파 언론과 시민사회는 한꺼번에 어용으로 타락해버렸다.

현재의 민주당만 해도 정세균, 안희정, 한명숙, 이미경 등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들인 친노세력들이 주류이다. 그러나 유시민을 비롯, 이병완, 천호선 등 성골 친노세력이 주류가 되기에는 민주당 내의 제 세력 관계가 워낙 복잡하다. 구 민주당 계가 여전히 기층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에서 유시민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실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노선도 없이 유시민이 창당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유시민은 “저쪽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치킨게임의 명수

열린우리당 창당 때와 달리 이번에는 유시민 등 친노세력들이 좌파 언론과 시민사회의 감시를 받고 있다. 좌파 언론과 시민사회는 노무현 정권 당시의 풍요로운 생활을 그리며, 반드시 차기 정권 창출을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런 판국에 유시민의 신당 창당은 좌파 진영의 분열을 초래, 차기 정권 창출 계획에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좌파 언론과 시민사회가 원하는 것은 설사 유시민이 창당을 해도, 선거 때는 반MB연합을 하여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언론사들의 본분을 넘고, 내부 단속을 하는 토론회를 합동으로 열기도 했다. 친노세력과 민주당이 2003년도처럼 전면전을 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단적으로 말해서, 이는 오직 정권 재창출에만 눈이 먼, 타락한 좌파 언론과 시민사회의 헛된 욕망일 뿐이다. 역사적으로 보나, 친노세력의 자리 욕심으로 보나, 이미 민주당과의 일전은 불가피하다. 선거 때 연합을 하더라도, 그 이전에는 서로 살생적 경쟁을 하여 “저쪽이 죽어야 내가 산다”는 치킨 게임이 벌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치킨 게임에 가장 능숙한 인사도 바로 노무현과 유시민이다. 유시민은 개혁당 시절부터 “개혁당이 당선이 될 수 없다 해도 민주당 후보는 떨어뜨릴 힘이 있다”며 민주당을 협박, 결국 열린우리당 창당에 성공한 바 있다. 지금은 몸을 낮추더라도, 친노신당이 본격적으로 활동할 1월부터, 결국 민주당 죽이기를 통해 친노신당 확산이라는 전통적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민주당 친노세력 지도부로는 유시민의 공격 막을 길 없어

문제는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친노세력이 당 지도부를 구성하고 있지만, 구 민주당의 기층세력도 만만치 않은 세를 형성하고 있다. 친노 지도부에서는 최대한 노무현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유시민의 친노신당의 성장을 막으려 할 것이다. 그러나 역사와 자신의 익으로 똘똘 뭉친 친노신당이 이를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민주당에 흠집을 내며, 민주당 내의 친노신당 당원들의 반란을 유도, 결국 민주당 흔들기를 통해 민주당 내분을 일으키려 할 것이다. 수법은 2003년도 민주당 분당과 똑같다.

미리 결론을 내리자면, 이 싸움은 유시민 세력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단일대오가 형성된 유시민세력과 달리, 민주당은 정파간 이해관계로 갈려있고, 가장 확실하게 유시민세력을 제압해야할 당지도부가 사실 상 친노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최대한 싸움을 피하며 친노신당의 이슈를 막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항상 정치는 상대가 있는 게임, 유시민 세력이 이를 모를 리 없다. 끊임없이 싸움을 걸어, 최소한 지자체 전에 민주당을 몰락시키며, 표 쏠림 현상을 유도하여, 반 MB연대의 중심에 설 것이다.

민주당의 가장 좋은 방법은 아예 민주당에서 노무현의 색깔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유시민 세력에 노무현의 잔재를 넘겨주어, 중도당의 입지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민주당의 세력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그 어떤 세력도 주도할 수 없다. 2003년 민주당 분당 당시, 친노파, 중도파, 동교동파 등등이 다른 목소리를 내며, 결국 적시에 대응하지 못해 무너졌듯이 말이다.

일전 벌어지면, 친노 언론과 시민사회, 유시민 편에 설 것

민주당은 반MB연대의 틀을 원하는 언론과 시민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노무현 정권 당시 자리를 모두 차지한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구 기득권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민주당을 끝까지 지원해야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힘의 관계 상 민주당 중심의 반MB연대를 주장하지만, 조금이라도 친노신당이 부각된다면, 언론과 시민사회도 모두 친노신당으로 돌아선다. 특히 유시민 대선주자로서 박근혜 다음의 지지율을 유지해준다면, 어차피 대권 창출이 목표인 친노언론과 시민사회과 민주당에 미련을 가질 이유가 없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되풀이 된다. 2003년 8월의 민주당 분당과 똑같은 사건이 2010년 1월부터 벌어질 공산이 크다. 물론 그때와 여러 가지 환경과 상황은 다르다. 그러나 본질은 똑같기 때문에, 그때 수준으로 대응하다가는 이번에 똑같은 방식으로 또 당할 위험성이 크다.

민주당의 우상호 대변인은 유시민의 신당합류에 대해 “분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로 이 우상호 대변인이야말로, 2003년 민주당 분당의 주역이고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던 사람이다. 지금 분열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3개월 뒤, 우상호 대변인이 친노신당의 대변인으로서 민주당 죽이기에 앞장 설 수 있는 가능성,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2003년도 분당을 막겠다고 단식에 들어갔던 김근태가 단식 끝나자마자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여 원내대표로서 민주당 죽이기를 했듯이 말이다. / 변희재

민주당의 생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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