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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앵커 퇴출, 40대 경험자 중용해야

친노, 젊은 여성 아나운서 정치적 도구화 포기할 가능성 없어


광우병 선동이 한창이던 2008년 7월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와 실크로드CEO포럼은 MBC에서 유독 남녀 앵커 나이 차를 심화시켜 남성 앵커는 50대 유부남, 여성 앵커는 20대 미혼녀 구도를 고집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시정을 요청했다. 그러나 당시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 팀에서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궤변을 펴며 이에 대한 조사를 거부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러한 태도는 친노세력 전체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여성의 권익은 팔아넘길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줬다.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 팀은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에게 지난 2008년 7월31일 오후 5시경 전화를 걸어 “직접 여성앵커가 제소를 하지 않으면 조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변 위원장이 “방송사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최약자인 여성앵커가 직접 제소하느냐”며 항의하자 “직권조사와 정책조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 측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가 직접 자세한 데이터를 보충해야한다”고 요구, 변 위원장은 “MBC가 자료를 내주겠는가. 국가인권위원회 측이 요청하면 곧바로 받아낼 수 있는 MBC 앵커 기용 자료를 왜 우리에게 요구하느냐”며 항의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심지어 “MBC가 어련히 잘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는 몰상식한 발언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국가인권위원회는 홈페이지 최상단에 “촛불시위의 피해사례를 찾습니다”라고 표시, 엄연한 불법집회 참여자의 인권에 대해서는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정치 투쟁 위해 여성인권은 내팽개쳐

당시 변희재 위원장은 “전화 통화하는 자세가 이미 어떻게 해서라도 MBC에 대한 조사를 기피하려는 태도가 역력해 공개성명을 냈다”며,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성차별 팀에서 명백한 여성차별 건인 MBC 여성앵커 기용문제를 다루지 않겠다는 것은 결국 MBC가 주도하는 이념투쟁을 위해서라면 여성의 인권 정도는 내던져도 된다는 인식”이라고 맹비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성 앵커 차별 문제를 전혀 조사하지 않고 있다.

나이에 따른 남녀 앵커 간 성차별은 방송3사가 모두 마찬가지지만 그 중 MBC가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1988년 MBC는 당시 25세에 불과한 입사 초년생 백지연을 9시 ‘뉴스데스크’ 메인앵커로 기용하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 이러한 MBC의 기획은 크게 성공해 1990년대 들어 모든 방송이 따라 했다. 메인뉴스 진행자를 남성은 40~50대 중년으로, 여성은 20대 미혼으로 구성하는 방식이다. 엄기영 전 사장과 박혜진 아나운서가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던 시절 남녀 앵커 간 나이차는 무려 27세였다. 그야말로 부녀지간 수준이었다. 현재 KBS ‘뉴스9’의 박영환, 조수빈 앵커의 나이 차도 16세로 여전히 크다.

MBC 신경민 기자가 엄기영 앵커 후임으로 들어왔을 때도 박혜진 앵커와의 나이차는 26세였다. 신경민과 박혜진 앵커 시절, 이 둘은 가장 잦은 선동적 발언을 일삼아왔다. 아버지와 딸 관계 수준의 이미지로 공영방송 뉴스프로그램에 나타난 것 자체가 개혁 대상이 될 인물들이, 내부 개혁 문제는 외면하고 밖에다 소리를 질러댔던 것이다.

이러한 남녀 앵커 간 명백한 성차별, 나이차별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 것은 바로 여성 인권을 전세 낸 것처럼 주장하는 친노세력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MBC 파업과 KBS새노조 파업에서 드러나듯 뉴스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는 투쟁의 도구로 매우 효과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만약 미국이나 서구 선진국처럼 40대 전문 여성 앵커가 등장하게 되면 이들을 투쟁의 도구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바로 이러한 정략이 아니라면 국가인권위원회와 수많은 친노 성향 여성단체들이 이 문제를 은폐하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KBS의 “경험 많은 여성 인력 없다”는 해명, 설득력 떨어져

각 방송사 시청자위원회에서도 남녀 앵커 간 성차별, 나이 차별 문제를 때때로 거론한다. KBS도 정연주 사장 시절 여성 시청자위원들이 이를 비판하자 KBS 측은 “간판 뉴스프로그램에 내세울 경험 많은 여성 인력이 없다”고 답변했다. 12월 KBS 시청자위원회 정례회의에서도 똑같은 문제가 제기됐고, 이에 KBS 측은 “경험 많은 여성 인력이 없다”는 똑같은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KBS 측 해명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 현재 ‘열린 음악회’ 진행을 맡고 있는 1971년생 황수경 아나운서는 20대 시절 KBS ‘9시 뉴스’ 앵커 직을 맡았다. 황 아나운서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때는 뉴스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었고, 지금 한다면 훨씬 더 잘할 것 같다”고 발언한 바 있다. 뉴스 이해도가 부족했던 20대 시절의 황수경은 ‘9시 뉴스’ 앵커 직을 맡을 수 있던 반면, 40대에 이르러 경험이 축적된 황수경은 ‘9시 뉴스’ 앵커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경험 많은 여성 인력이 없다면서 조수빈, 김윤지 등 20대 여성 아나운서 기용만을 고집한다면 황수경 아나운서는 뭐냐는 것이다.

KBS는 물론 MBC까지 여성 아나운서가 40대를 넘기면 일단 TV 프로그램에서 제외시킨 뒤 라디오뉴스와 행정직으로 돌린다. 이 때문에 KBS 아나운서 모두가 인정하는, 가장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한다는 박모 여성 아나운서는 TV에 나올 수가 없다. 경험이 쌓일 만하면 한직으로 돌리면서 “경험 많은 여성인력이 없다”고 해명하니 이는 사실상 거짓에 가까운 것이다.

영국과 미국, 40대 중반 여성 앵커들 잇따라 방송사에 소송

최근 영국 BBC에서도 여성 앵커에 대한 나이 차별 문제가 이슈가 됐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지난 9일 지난해 4월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여성 앵커 미리엄 오라일리가 ‘나이와 성별에 대한 차별’이라며 BBC를 노동심판소에 제소했다고 보도했다. 오라일리는 농촌 보도 프로그램인 ‘컨트리 파일’이 방송시간을 황금시간대로 옮겨가면서 샬럿 스미스(45) 등 동료 3명과 함께 하차했다, 스미스는 지난 8일 심판소에 출석해 “하차 7개월 뒤 프로그램 제작진으로부터 앵커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진행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당신은 젊지도 예쁘지도 않기 때문에 황금시간대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40대 중반을 넘긴 상황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40대 중반까지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동했다는 말이 된다. 미국의 경우도 유사한 사건으로 한 여성 앵커가 방송사에 소송을 했을 때 나이가 48세였다. 영국과 미국에서 유사한 사건이 벌어지긴 해도, 한국처럼 20대 혹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만을 고집하는 것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여성인권에 발언권을 지닌 친노세력은 정치적 목적으로 이 문제를 은폐하고 애국우파세력은 이에 무관심하다보니, 기괴한 앵커 시스템의 성차별 구도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MBC노조에 이어 KBS새노조까지도 젊은 여성 아나운서들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KBS 시청자위원회 통해 경험 많은 40대 여성 아나운서 기용 문제제기할 것

원칙적으로는 KBS 아나운서실 내부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야하지만, 방송사 내에서 아나운서의 위치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미 MBC노조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 MBC에서 이를 시정할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KBS 경영진에서 결단을 내려야만 MBC와 SBS도 따라올 수 있다. KBS 시청자위원을 맡고 있는 본지 이문원 편집장은 내년 1월 시청자위원회 정례회의에서 KBS의 모든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서 경험이 부족해 정치적 도구로 이용당하는 젊은 여성 아나운서들을 퇴출시키고, 한직에 밀려나있는 경험 많은 여성 아나운서를 기용하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예정이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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