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MBC 보도개입 파문이 알려지자 언론·시민관계자들은 일제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한 목소리로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김진철 전 방송개혁시민연대 정책기획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의 보도검열 망령이 민통당에서 부활한 것이 아닌지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며 “그것도 방송사 정치노조와 함께 입만 열면 공정방송을 외치는 민통당 의원들이 MBC 보도책임자에게 떼로 몰려가 항의했다니 이게 도대체 민주국가에서 있을 법한 일인가?”라고 개탄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하기야 기자실에 대못을 박고 언론을 편 가르며 친노어용방송을 만들었던 노무현 정권의 후계자들이니 이번 일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방송위원까지 지낸 국회의원이 제정신 가지고 한 일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이제 MBC가 민통당으로부터 온전하려면 뉴스편집권도 민통당에 맡겨야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은 “언론관계 단체에서 오래 일을 해오면서 누구보다 언론의 독립 문제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최민희 의원이 자신이 몸담은 정치세력의 뜻에 맞지 않는 보도가 나갔다고 찾아가 고압적으로 느껴질 법한 태도로 보도국 책임자를 나무랐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며 “괴물과 싸우며 괴물과 닮아간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최 의원이 초심을 찾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전경웅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실장은 “MBC를 찾아간 그 사람들은 열린우리당 시절인 2006년말 2007년초에 기자실 대못질 한 것부터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불과 5년전 자기들이 했던 일은 기억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자실 대못질이 민주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 공중파를 찾아가 으름장 놓는 게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언론민주화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면서 “특히 최민희 의원은 당시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기자실 대못질에 대해서도 앞장서 비판하기는커녕 편파보도가 심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오히려 편들었던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시민사회 관계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김민호(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무총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든 자기들 입장에서 자신들 잣대로 편파적이라고 느끼는 것이야 인지상정이지만, 그렇다고 집단으로 항의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면서 “십분 양보해 항의한다고 해도 항의수준에서 끝나야지 방송의 기본원칙인 이른바 편집권의 보장이라든지 이런 것에 영향을 줄 정도의 구체적인 편집 방향 지침까지 제시하면서 항의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방송공정성을 해치는 이중적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MBC가 정상적으로 돌아오니 길길이 날뛰는 정당이 있는데 이것은 그 정당이 그동안 MBC와 관련해 얼마나 비상식적이었던 것인지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고, 김동주 ‘공정방송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도 “정치인들이 언론인들한테 가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깨는 것”이라며 “MBC노조와 짝짜꿍이 돼서 계속해서 MBC를 점령이라도 한 듯 해오다 이제 안 되니까 발악하는 것”이라고 맹비판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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