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과반 득표로 18대 대통령에 당선된 가운데 그동안 MBC의 문제점을 꾸준히 비판해온 언론계인사와 시민운동가들이 일제히 MBC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박 당선인이 노력해달라며 희망의 주문들을 쏟아냈다.
전영준 푸른한국 대표는 “박 당선인은 원칙과 신뢰를 중요시하는 분이니 만큼 MBC 문제도 법과 원칙에 따라 해주길 바란다”며 “MBC 사태와 관련해 합리적 부분은 들어주되 불법적 부분은 절대 들어주면 안 된다. 이 문제는 원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영환 올인코리아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중 이상돈 전 비대위원이 MBC 노조를 찾아갔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상돈씨가 MBC노조에 가서 한 말의 80~90%는 좌익을 대변하는 말”이라며 “그 사람이 자기 이익을 위해 했던 말들은 거꾸로 하면 된다”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종편에 나와 민주통합당 정치공학을 선전했지만 어른들이 그런 방송을 보고 오히려 90% 투표장에 가 투표를 했다. 좌익방송을 심판한 것이다. 이번 선거 최고 루저는 좌익방송선동꾼들”이라며 “MBC노조도 그런 맥락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심판받았기 때문에 박근혜 당선자는 MBC노조 주장 반대로만 하면 그것이 국민의 뜻이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진철 전 방송개혁시민연대 정책기획위원장은 “MBC 노조가 대선이 끝나자마자 정치노조의 본색을 드러내며 새 당선자측을 향해 MBC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시도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데 이는 한마디로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며 “새 당선자의 정치적 신념은 원칙과 신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얼마 전 공명심에서 MBC노조를 만나 후보를 들먹이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가 이를 빌미로 새 당선자측을 압박하려 한다면 이는 스스로 정치노조의 치졸한 꼼수라는 것을 입증하는 작태”라며 “MBC 문제는 새 정부로서도 조속히 풀고 싶은 숙제임은 분명하지만 급하게 먹는 음식이 체하듯 MBC 문제는 시급한 해결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이 정답”이라고 밝혔다.
김동주 공정방송을 위한 시민연대 대표는 MBC노조와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
“MBC 스스로 개혁하도록 사장 임기 마치게 해야” “MBC 먼저 구조조정, 상생노력 펼쳐야”
김 대표는 “이상돈씨가 MBC노조에 얘기한 것은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과 관계없이 그 사람이 소영웅주의에 젖어 박 당선인의 이름을 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MBC 노조 문제는 기업의 노사관계 문제로, 원리원칙주의자인 박 당선인은 그런데 관여하실 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결탁해서 민통당과 야당 하는 말을 그대로 대변했던 MBC 노조는 순수노조가 아닌 정치노조”라며 “개인적인 바램은 박 당선자가 MBC의 불합리한 구조를 파악해서 MBC가 스스로 개혁할 수 있도록 현 사장의 임기를 제대로 마치도록 해주고, 차후에 공정하고 개혁적인 성향의 오너가 임명되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주희 바른사회 시민회의 조직실장은 “방송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가지고 여론을 대변해야 하는데 MBC 노조는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입맛과 맞지 않는 새 정권이 출범함에 따라 정권초기 길들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 MB정부 때도 PD수첩 광우병 보도처럼 언론이 여론을 호도한 역할이 컸고, 초기 새 정권이 공약한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데에도 언론의 책임이 컸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민통당이 정권잡기에 실패했기에 아무래도 노조가 박근혜 당선인과 관련된 보도에 있어 편향보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시민들이 그런 점을 경계하고 모니터링 작업도 하면서 노조가 여론을 선동하더라도 과거 광우병 사태처럼 언론보도에만 휘둘리지 말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선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MBC 문제는 박 당선인이 관여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민운동으로 해야 한다”며 “MBC가 지금껏 온갖 후유증에 시달리는 건 한쪽에 치우쳐 공정하게 양쪽 의견을 전달해줘야 하는 것을 여태껏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쪽도 저쪽도 다 싫어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사무총장은 “이제는 새정치, 화합의 시대가 왔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상생하기 위해 먼저 MBC 내부 구조조정을 거쳐서 개혁해나간다면 국민이 다시 MBC를 사랑하지 않겠느냐”며 “MBC 스스로 먼저 상생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