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24일 MBN 뉴스투데이에 출연해 박정희 전 대통령 가족 주치의 시절 맺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의 인연, 개인적 소회 등을 털어놔 큰 화제를 모았다.
시사평론가가 아닌 박 당선인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던 전 대통령 주치의로서 경험했던 일화들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양 회장은 먼저 박 전 대통령 가족 주치의를 맞게 됐던 계기를 소개했다. 양 회장은 “1973년부터 1983년 12월까지, 전두환 전 대통령 주치의까지 하고 84년 1월에 나왔다”며 “73년도 8월 15일에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시고 난 직후 당시 청와대 의무실장 김병수 박사가 저에게 ‘중요한 임무가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와서 미팅을 했고, 이 후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몇 번 진찰을 한 적이 있었다. 주로 학장으로 계신 분이 박 전 대통령 치료를 맡아 하셨고, 저는 박근혜 당시 큰 영애와 작은 영애 등 세분을 오랫동안 임무가 끝날 때까지 치료를 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박 당선인의 치아관리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박 당선자의 구강형태를 보면 박 전 대통령의 치아와 유사한 점을 볼 수 있었다. 치료를 가끔 했어도 충치 치료와 사랑니 제거 외에 치아에 큰 이상은 없었다”면서 “준칙을 잘 지키고 치아를 깔끔하게 잘 관리했다”고 당시 기억을 회상했다.
박 당선인의 치아를 치료하면서 느꼈던 개인적 소감도 덧붙였다. 양 회장은 “각료와 군의 장군 등 많은 분들을 치료 해왔지만, 대개 마취 치료를 할 때 약간의 두려움들을 갖기 마련인데, 박 당선인은 전혀 두려움 없이 미동도 않고 치료를 잘 받아 놀라워했던 기억이 난다”며 “그런 기억이 남아서인지 과거 신촌에서 박 당선인이 유세 중 괴한에 피습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하시는 모습 보고, 작위적인 게 아니라 무의식중에 기본적인 의연함이 나오는구나 하고 생각했었다”고 당시 소감을 털어놨다.
“朴 당선인, 마취가 덜 된 상태에서도 침착하게...당황한 나에게 ‘고생하셨다’ 오히려 위로”
양 회장은 당시 박 당선인을 치료하면서 겪었던 아찔했던 순간의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양 회장은 “한번은 사랑니를 제거하기 위해 치아 마취를 했는데, 마취가 살짝 덜 된 경우가 있었다”며 “뽑기 시작한 뒤에야 그걸 알게 됐는데, 박 당선인은 처음 아픈 표정을 짓다가는 침착하게 끝내고 나선 ‘고생하셨다’고 오히려 당황한 저의 마음을 편하게 다독여 주신 일이 있었다. 그 후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었다”며 “당시 마취가 덜 된 상태를 알고 무척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도 들었지만, 오히려 거꾸로 ‘힘드셨죠’라고 배려하는 모습이 감동 깊었다”고 덧붙였다.
양 회장은 또 박 당선인의 불통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원래 말수가 적은 분이기 때문에 소통방식의 차이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화할 때 할 말만 하고 남을 배려하는 타입이다. 예를 들어 치료실에 들어오면, ‘날씨가 좋죠’ 하며 상대방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타일이다. 당시 퍼스트레이디를 치료하는 것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는데, 박 당선인의 그 당시 남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육 여사와 오버랩 됐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10.26 사태 후 박 당선인이 테니스를 하게 된 사연도 소개했다. 양 회장은 “10.26 이후 청와대 파견과 아래 지구병원에서 부원장으로 겸직하며 근무하게 됐다. 나중에 보사부 장관을 하셨던 김병수 원장이 박근혜 당시 큰 영애에게 아버님의 서거로 큰 충격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았으니 운동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를 했었다”며 “이후 김 원장이 대구로 내려간 뒤 다른 원장이 왔고, 몇 번 병원 식구들을 인솔해 가서 장충단 테니스코트에서 운동을 했던 것을 당시 원장이 근무지 이탈이라며 막아 무척 화가 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도 화가 나서, 보안사 비서실장 허화평씨에 달려가서, 보통 말로 ‘아니, 형님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우리를 운동 못 가게 한다. 병원에서 테니스를 추천해 운동하게끔 해놓고 이제와 못하게 한다.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면서 “그랬더니 허화평 비서실장이 화를 내면서, ‘의사들이 정치적이어서 되느냐, 환자 몸부터 생각해줘야지’ 하며 제 말을 100% 들어줘 바로 원장에게 전화해 운동을 시작할 수 있게끔 해줬다”고 당시의 일화를 밝혔다.
“朴 당선인, 48%의 국민이 반대한 사실 명심하고 원칙의 길 걷길”
양 회장은 이와 같은 일화들을 소개하면서 박 당선인이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원동력에 대해 묻자 “박근혜 당선인이 가진 내공”이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천성적으로 그 분은 애국심을 바탕으로 한 국가관이 몸에 뱄다”며 “그런 부분들이 국가에 대한 소명의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분만큼 어려운 일을 당해본 사람이 얼마나 있나.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의 딸로, 귀족이니 공주니 하는 말로 쉽게 말들을 하는데, 부모를 그렇게 처절하게 잃고 그만큼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은 없다”면서 “국립묘지 안장식에도 갔었지만, 옆에서 보니 울지 않았다. 하지만 가슴이 녹아내릴 만큼 아픈 그 심리가 어떠했겠냐”고 새삼 안타까워했다.
이렇듯 양 회장은 박 당선인에 대한 개인적 소감을 털어놓으면서도 마지막으로 박 당선인이 강조한 100% 대한민국을 위해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양 회장은 “한국의 정치상황은 참으로 하기 힘든 토양위에 있다. 선진국 같으면 야당이 합리적 근거에 의해 정책적인 접근을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당히 이념적이고 복합적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도 많고 워낙 헤쳐 나가기 어렵다”면서 “박 당선인을 51.6%의 국민이 지지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48%에 이르는 국민이 반대했다는 엄중한 현실을 명심하고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력으로 따지면 박 당선인을 따라갈 사람은 없다”며 “페어플레이로, 약속과 신뢰의 정치로 박 당선인이 말하던 원칙적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 회장은 인수위 구성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이와 관련해선 “깜짝 발탁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박 당선자의 인사스타일은 원칙과 신뢰란 본인의 말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며 “항간에 떠도는 비대위원의 인수위 참여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고, 박 당선인의 포용력으로 볼 때 전혀 의외의 분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반대자 중 깜짝 발탁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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