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현 인수위원장이 박근혜 정부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가운데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장이 24일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 “책임총리가 아닌 안정총리, 보좌총리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박 당선인이 국민통합과 경제부흥, 국민안전 이 세 가지 아젠더를 걸고 국정철학화 했기 때문에 여기에 걸 맞는 총리를 생각했는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사가 나왔다.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국민입장에선 다소 의외로 느낄 듯하다”며 이 같이 평가했다.
이어 “지금 간사 중심으로 이끌어가는 인수위와 마찬가지로, (총리 역시) 그와 같은 안정적인 컨트롤 역할로 가지 않겠나”라며 박 당선인이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총리로 지명한 뜻을 풀이했다.
함께 출연한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딱히 이분일 것이라고 짐작은 못했지만, 힌트는 있었다”며 “호남총리론이 나왔을 때 부정적이었고, 정부조직 개편 때 경제부총리를 뒀기 때문에 경제전문가 발탁도 아닐 것이다. 정치인 배제 분위기라면 법조인 중 원만한 화합형, 그 중 감동스토리를 가진 사람이 아닐까, 본인이 검증한 사람 중 선택하는 박 당선인 스타일을 보면 김용준 총리지명자는 그 범주에 부합하는 분으로 짐작가능했던 분”이라고 설명했다.
양 회장은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의 의미를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의 이회창 총리 때와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로 지명된 것을 보고 예전 김영삼 대통령이 이회창 총리를 발탁했을 때를 떠올렸다”며 “그 때 이 총리는 헌법에 의한 총리 기능을 다 하려다가 대통령과 충돌했다. 그러곤 바로 물러났다. 권력의 정점에서는 결국 대통령이 최종 결정자가 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말이 나온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인선의 의미를 역으로 생각해보면, 결국 ‘이회창 모델은 곤란하다’, 非이회창 모델이 총리로서 적격하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냐. 김용준 총리는 온순한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득 2년 실형, 정치적으로 좀 과하지 않은가 하는 느낌 든다”
양 회장은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달리 김 총리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분은 잘 될 것 같다”며 “인수위원장으로 영입했을 때 이미 다 검증을 했을 것이고, 또 전에 헌법재판소장이 될 때도 충분히 검증됐다. 여러 평을 들어봐도 검증단계에서 문제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앞으로의 남은 내각 인선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장차관 내각 인선이 중요하다”며 “김용준 총리처럼 놀랄 정도로 예측 불가능한 인선보다는 예측 가능한 인물이 장차관으로 부상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밀봉인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부흥, 통합, 국민안전 등 상당히 중요한 과제가 놓여 있기 때문에 박 당선인의 가치에 합당한 인물이 언론에서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 회장은 청문보고서가 무산되며 자진사퇴설이 제기되고 있는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에 관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데 대해선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90년대 투기가 한창 과열되던 당시 분당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논란이 되기 시작한 이 후보자에 대해 이미 2주전 방송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지저분한 건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여당에 정치적 부담도 되고, 이쯤 되면 그만두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또 저축은행 비리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해선 “1심에서 징역2년 실형이 나왔는데, 보통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가 나오는 사례가 자주 있었던 점에 비춰볼 때 정치적으로 좀 과도하지 않은가, 중하게 때렸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서철민 기자 rapter73@empas.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