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다문화 프로그램은 단순히 이주민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식하며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지향점을 제시한다. 문화다양성의 관점에서 다문화의 주체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이들을 포섭하는 재현 방식을 살핌으로써 우리는 함께 살아갈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_ <머리말> 중에서
KBS 황우섭 심의실장(언론학 박사)이 다문화시대를 맞아 진정한 사회통합을 위한 방송의 역할을 심층적으로 연구한 신간 ‘방송과 문화다양성’을 최근 펴내 학계와 방송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국내 체류 외국인 150만 시대를 맞아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는 가운데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새롭게 나타나는 문화 현상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미디어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2000년대 중반부터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 여성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다문화주의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화 현상으로 대두되면서 정치·사회적인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실제 방송 프로그램 분석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다문화주의가 어느 정도까지 왔는지를 짚어보고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재 다문화 사회에 대한 논의들도 이론적 논의와 정책 분석에 대한 논의에 그칠 뿐, 사회 여론 형성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미디어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대 사회를 여론 사회, 정보화 사회라고 할 때 다문화 사회 진입에 따른 미디어의 기능을 분석하는 것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 사회 정책의 방향을 진단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진단 하에 △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다문화 프로그램이 진정한 다문화주의 원칙에 충실하고 있는지 △ 일방적 한국 문화로의 동화주의를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분석하고 △ 미디어에서 재현되는 다문화 프로그램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이론적 초석과 실천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한국방송(KBS)에 몸담고 있는 저자는 KBS의 대표적 다문화 프로그램 <러브 인 아시아>를 중심으로 다문화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지닌 문화 적응 유형과 행동 패턴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출되는지, 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봤다. 특히 이런 문화적 지향성이 내포하는 이데올로기적 함의도 분석하여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다문화 사회의 방향도 모색했다.
책의 저자 황우섭 KBS심의실장은 “방송은 문화다양성을 담아내어 시청자에게 봉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며 “이 책이 문화다양성을 향한 미디어의 세계를 모두 설명해줄 수는 없다 하더라도, 그 세계를 함께 탐험하는 데에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은이 황우섭
1981년 경북대학교 인문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방송 전공의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010년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1년 KBS PD로 입사해 제작 CP, 심의위원, 이사회 전문위원,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공영노조위원장을 거쳐 현재 심의실장으로 재직 중이며, 문화연대 문화사회연구소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KBS에서 <문화가 산책>, <11시에 만납시다>, <유쾌한 생활백과>,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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