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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그의 얼굴엔 아쉬움도, 원망도 없었다.

유성식 (시대정신 상임이사, 前시민사회비서관 )


유성식(시대정신 상임이사, 前시민사회비서관, 한국일보 정치부장)


조전혁은 내가 보아온 정치인 중 가장 선이 굵은 사람이다. 기자생활 20년에 정치부에서만 15년을 몸 담아왔기에 정치인을 볼만큼 본 사람으로서의 판단이다. 선이 굵다는 것은 그저 남자답다, 통이 크다는 식의 상투적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명분과 가치가 있는 일이면 그냥 한다. 요모조모 재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진보진영이라는 곳에는 적도 많이 생기고, 금전적 피해를 보기도 했지만 항상 의연하다.

2010년 법원의 공개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가입교사 명단을 공개했을 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이행 강제금 폭탄이었다. 내 자식을 어떤 선생이 가르치는 것을 알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알권리에 부응했는데 결과는 가혹했고, 그 짐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이런 그가 지난해 자신이 속한 시민단체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자 가장 먼저 수백만원을 쾌척했다. 살림살이가 어려운 시민사회를 위해 싫은 소리 한번 없이 한결같이 나서준 사람도 국회에서 조전혁이 유일했다.

전교조 명단공개 당시 보수 우파 진영의 많은 사람들이 조전혁의 용기와 결행에 박수를 보냈지만, 정작 그에 대한 실질적 도움은 미미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누구의 덕을 보겠다는 기대를 한 게 아닌 만큼 그의 얼굴엔 아쉬움도, 원망도 없었다.

그가 2012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나는 납득할 수 없었지만, 그는 제일 먼저 승복과 헌신을 선언했다. 그는 낙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 받은 후보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뛰겠다는 글을 올렸다.

조전혁은 18대 국회의원으로 딱 한번 국회의원을 했다. 그리고 그 길은 거칠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당당하고 힘이 있다. 개인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좁은 길’을 갔기 때문이다. 골이 깊었던 만큼 그 이름이 새겨진 봉우리는 높다.

조전혁의 주위에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판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저 그가 좋아 곁에 있는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북적인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덕여해(德如海)’라고 쓰인 현판이 걸려 있다. ‘바다처럼 큰 덕을 베풀자’는 뜻이다. 사람에 대한 속 깊은 애정과 낙천성, 그리고 늘 웃음기가 배어있는 두툼한 외모에 딱 맞는 글귀다.

이제 조전혁은 경기도 교육감 선거라는 격랑의 바다에 몸을 던지려 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의 심장을 뛰게 하고, 팔자에 없던 정치를 하게 만들었던 본래의 꿈과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 그는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시절 대학생들의 비뚤어진 역사관과 국가관에 놀랐고, 전교조 교육의 폐해에 충격을 받았다. 이후 시민운동에 뛰어들었고 2008년 국회의원이 돼 교육위에서 10년간의 교육 왜곡과 싸웠다. 그는 경제학 강의를 하면서도 첫 시간에는 꼭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을 학생들에게 공부시킨다.

역사와 교육 전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좌파 역사학계와 시민단체들의 히스테리적 폭력에 의한 교학사 국사교과서의 좌절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험한 지경에 처해 있는지, 수호 세력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할 일은 맞서 싸워 극복해내는 것뿐이다. 지난해 봄 좌파들의 터무니없는 ‘백년전쟁’ 괴담의 확산을 힘을 모아 차단했듯이 이번에는 역사교육 현장의 질곡을 깨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장수(將帥)가 필요하다. 내부 전열을 추스르면서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보완하는 한편 그 힘을 극대화하고 정책으로도 만들어 실현할 수 있는, 강력하고도 유능한 리더십이 절실하다.

조전혁은 ‘교학사 교과서 지키기 애국운동’을 제안했다. 학교에서 교과서를 지키지 못했으니 국민들에게 보급・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 그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조전혁은 운동이든, 선거든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살아온 길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조 선배! 진짜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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