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장 내정 이후 좌파진영으로부터 집요한 공격과 견제를 받고 있는 이인호 이사장에 대한 ‘친일 프레임’ 씌우기가 ‘왜곡’과 ‘궤변’이 동원되면서 다시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23일 이사장 내정 이전에 잡힌 일정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주최하는 <우리 역사 바로보기- ‘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 강연회>에 참석한 이 이사장의 ‘세계사적 격랑 가운데의 대한민국-대한민국의 본질을 찾아서’란 주제의 강연 내용을 또 다시 트집을 잡고 나선 것.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인 최민희 의원은 24일 <‘이인호 이사장, 교수로 돌아가라!’> 제하의 성명을 내어 “이승만 대통령을 일방적으로 미화하고 그의 독립운동 노선을 칭송한 반면, 이승만 노선 이외의 독립운동과 친일파 청산 노력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또다시 이 이사장을 향한 ‘친일파 프레임’ 씌우기에 앞장섰다.
최 의원은 전경련이 지난 9월 16일부터 12차례에 걸쳐 개최하고 있는 ‘우리 역사 바로보기’ 연속 강연회에 대해서도 “이인호 이사장을 비롯해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위원 등 주로 뉴라이트 인사와 보수 학자들이 연사로 참여하고 있다”며 문제 삼았다.
최 의원은 “특히 이인호 이사장은 박헌영 등의 친일파 청산 주장에 대해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이었다며 “공산주의 입장에서 보면 민족주의 부르조아 세력을 약화시켜야 되는데, 친일파 청산이 내세우기 가장 좋은 명분이었기 때문”이라고 논쟁적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트집을 잡았다. 이 이사장의 역사학자로서의 강연 내용을 비전문가인 최 의원이 사실상 논평한 꼴인 셈이다.
이어 최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은 “이승만 박사가 박헌영을 만나 ‘소련과 손을 끊고 나와 손을 잡고 하자’고 제의했으나 박헌영이 거절했다”며 “그때 박헌영이 ‘친일파 청산부터 해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그건 결국 소련에서 내려온 지령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친일청산’주장에 이념적 색채가 뒤섞여 있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인호 이사장의 이 같은 주장은 해방 직후 공산주의 세력을 포함한 좌익은 물론 민족주의 우익진영에서도 최우선적인 민족적 과제로 내세웠던 ‘친일파 청산’ 요구를 ‘소련의 지령에 따른 공산주의자들의 분열책동’이 뒤섞여 있었다는 식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논쟁적 발언으로 공영방송 이사장이 무엇 때문에 이런 발언을 하고 다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산주의 운동가이자 북한에서 내각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역임한 바 있는 박헌영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 것이다.
또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이 이사장의 강연 내용에 대해 “결과적으로 민족 최대 과제였던 친일청산을 폄훼하는 역사왜곡이 아닐 수 없다”고 주관적인 감상평으로 단정한 최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의 주장대로라면 건국 이후 결성된 반민특위조차도 결국 소련의 지령과 공산주의자들의 분열책동에 영향 받은 것으로 끊임없는 방해와 정치공작으로 결국 반민특위를 무산시킨 이승만 정권과 친일파를 옹호하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최 의원 주장에 박한명 미디어평론가는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최민희 의원이 생각하는 편향되지 않은 역사관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을 부정해야만 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평론가는 “대한민국의 근간을 부정하고 비난하는데 앞장서는 최 의원이 편향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역사학자는 과연 누구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계사적 격랑 가운데의 대한민국’이란 강연 주제가 말하는 것처럼 열강의 대립이 구체화됐던 당시의 대한민국에서 건국을 이끌어낸 이승만 대통령을 마치 친일파처럼 매도하는 최 의원의 의도는 과연 무엇인가”라며 “최 의원은 이인호 이사장의 역사관에 대한 편향성을 논하기 이전에 자신의 언행을 뒤돌아봐야할 것”이라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입만 열면 사상의 자유를 외치는 진영에 속해있는 의원으로서 자신들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칼 같은 잣대를 들이미는 행태가 과연 올바른 태도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며 “최 의원이 이승만 대통령을 폄하하며 그 반대급부로 미화한 박헌영의 ‘친일청산’이 과연 북한 사회에서 이뤄진 바가 있는지, 있다면 그 명단을 제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기관지인 ‘미디어오늘’과 ‘노컷뉴스’ ‘한국일보’ 등 좌파 매체는 최 의원의 성명을 주제로 작성된 <이인호 KBS 이사장 “친일파 청산은 소련의 지령”>등의 기사를 통해 이를 지원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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