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훈영 기자] KBS 이사회 한진만 이사에 대한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KBS노동조합(1노조)은 16일 노보를 통해 "한진만 이사의 과거 논문에 대한 표절 의혹 제보가 조합에 접수되었다"며 "사실이면 KBS이사로서 KBS의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의혹에 대해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기된 의혹은 이렇다. 한 이사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진 방문진 제출 연구보고서 <텔레비전 편성의 다양화 분석(방송문화진흥회, 1992)>가 1962년부터 1992년까지의 전수조사를 통한 연구결과라고 밝힌 것과 사실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 연구보고서는 한 이사의 박사논문 <한국 텔레비전 내용의 다양화에 대한 연구: 프로그램 편성표 분석 중심으로(고려대학교 대학원, 1989)>과 학술논문 <텔레비전 프로그램 내용의 다양화 분석(방송위원회, 1990)>의 연구결과에 1990년부터 1992년 전반기까지의 통계수치만 추가한 연구라는 것으로, 연구목적과 연구방법 외에도 연구의 한계점 대부분의 문장 단락까지 박사논문과 동일하여 통계자료와 기간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동일 논문이라는 것이다.
1노조는 이에 대해 "방문진 제출 연구보고서는(1992)는 이전 논문에 대한 언급도 없으므로 이것은 기존의 연구 성과 도용과 자기표절에 해당된다는 의혹이 있다고 한다"며 "통상 학위논문 내용을 추후 학술논문이나 보고서에 일부 재활용하는 것은 연구윤리 위반이 아닌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연구비를 지원받으며 기존 연구를 재활용 했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 의뢰한 방문진이 입장을 밝힌 바는 없으나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연구비를 지급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1노조는 한 이사의 학술논문 <언론자유와 공정성 심의체계: 시청자 배심원제의 적용가능성을 중심으로(한국방송학회, 2012)>과 학술논문 <'시청자 배심원제'를 중심으로 한 공정성 심의모델 구축: KBS의 사례를 중심으로(KBS방송문화연구, 2012)> 사이에도 자기 표절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1노조는 이에 대해 "앞서 언급한바 학위논문과 학술논문 사이의 중복 내용은 문제시 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학술논문-학술논문의 경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한다"며 "이는 00대학교 연구윤리규정에도 규정된 사안으로 해당 학교의 유권해석이 어떠한지 확인해 보아야 하는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이사를 향해 자기표절 의혹에 대한 입장 발표를 요구한 1노조는 "KBS 이사는 공영방송의 이사로서 이러한 문제(논문표절)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한진만 이사는 표절 의혹에 대해 확실하고 즉각적인 해명으로 KBS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노조가 논문 자기표절 의혹 등을 제기한 한진만 이사는 정부여당 추천 이사로 조대현 사장과 고려대 동문으로 양성수 이사와 함께 ‘여권 이탈표’로 지목되면서 KBS 조대현 사장 체제를 만든 주역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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